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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6
    남보원 유감을 읽고...(3)
    칸나일파
  2. 2010/02/14
    세대론(9)
    칸나일파
  3. 2010/02/06
    드라마, 영화, 이것 저것(1)
    칸나일파

남보원 유감을 읽고...

한겨레 신문 <세상읽기>에 실린 김종엽 씨(한신대 교수)의 '남보원 유감'을 읽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 진보정치 10년만에 이 정도 친밀감을 주는 스타 정치인이 나왔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 보수언론도 더 이상 강기갑 의원에게 과격한 이미지를 덧씌우기 어려울 것이다.

- 그럼에도 부정적 효과가 더 강하다. 이데올로기적으로 퇴영적인데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우선, 사무직 노동자(최효종), 전통적인 민주노총 남성 조합원(황현희), 민주노동당 의원(박성호)으로
상징되는 이미지는  대중들에게 각인된 진보정치의 상투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희화화시킨다.

둘째로, 여성해방 담론을 왜곡시키고 여성운동과 노동운동의 오래된 불화를 부각시킨다.

 


헐...참 이 분석 보고 어지간히 깝깝했다.
 

이 분석 자체가 너무나 상투적이다.

 

문화현상이 담아내는 시대적 분위기를 읽어내려는 고민이 어째 고작 이런 수준이냐는거다.

 


이런 식의 분석은 꼴통보수 방송개혁연대라는 단체에서

<남보원>을 '특정 이데올로기 지향성을 띄고 있다'고 비판한 것 만큼이나 식상하다.

 

결국 모든 게 '보수에게 유리하냐? 진보에게 유리하냐?'는 식인데

 

이런 분석틀로 나올 수 있는 답은 뻔하다. 진보인사가 나오는 것은 좋은데 좀 더 도덕적일 것!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세요? 그저 개그일 뿐이잖아요..." 같은 저질 댓글 따위와 비교 마시라.

 

난 정말 안타까워서 쓰는 말이다. 매력없는 진보 담론에 보내는 애정표시이자 자기 고민이다.

 

권력관계를 중심에 두고 분석하니 우습게도 꼴통보수와  전통진보가 같이 흥분한다.

 

재밌지 않나? 결국 그래서 강화되는 것은 진보 VS 보수라는 구도를

 

고정시켜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다. 정작 20대~30대를 주 타겟으로 한 이 개그 코드가 왜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키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코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철없거나 사려 깊지 못한 사람이다. 나도 열라 좋아하는데......흠.....그럼 난 뭐지....

 

전통진보가 쳐놓은 기득권의 방어막만 강력해진다. 도덕성이라는 그 높은 담벼락말이다.

 

 

진보정치의 상투성은 씹히면 안되나?? 진보정치도 대중과 경합하란 말이다.

 

뭘 더 고상해지려고??

 

 

 

정작 진보의 상투성을 강화시키고, 진보란 구태의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발생.

 

남한과 북한이 서로를 씹어대며 재미를 보듯이, 씹어대는 사람끼리 권력을 분점하게 된다.

 

 

 

그러니 소외된 자들에게는 새로운 언어가 늘 갈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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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

1.

 

나이를 가지고 평가당하는 것은 싫어도 남을 비판할 때는 나이를 들먹이는 게 꽤나

 

효율적이다. 으레 상상하는 30대의 모습, 그렇게 되어가는 게 너무 싫었던지 나는 무던히도

 

관습에 저항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 남을 씹을 때는 나이를 자주 들먹였다.

 

성인 포비즘 같은 게 있는 나로서는 쉽게 고치기 어려운 언어 습관 가운데 하나다.

 

아주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강의실 들어가서 진보정당을 홍보할 때마다 쓰던 말이,

 

'이제 낡은 정치는 몰아내야 한다. 나이든 사람들이 말하는 고리타분한 이야기 말고 우리가 직접

 

정치를 해야 한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마침 내 말을 듣고 있던 한 사람에게, '나이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옳지 못하다. 나이든 사람도 사상이 모두 다르다.' 는 맥락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난 기분이 상했지만 한마디도 못했다. 맞는 말이니까...

 

그 뒤로 나는 어법을 조금 바꾸었다.

 

 

2.

 

학자들도 세대론을 좋아하는데  [88만원 세대]에서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까지 우석훈씨도 그렇다.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진정성은 십분 이해하나 내용은 그닥 새롭지 않은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지적처럼 30~40대가 바라보는 20대란 "아직 투쟁 수단을 찾지 못한 채 파편화된 개인"

 

이거나 "정치에 무관심한 채 소외된 삶의 동기를 된장 지향으로 채우려는 소비자"일 뿐이다.

 

이런 계몽적인, 즉 그들을 외부에서 훈계하려는 태도가 다분히 반감을 불러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러나 나 역시 이런 분석의 도구가 너무나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확실히 이런 분석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타인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 편한 해석

 

방식이긴 하다. 그 분석은 무엇보다 해석의 언어를 찾지 못해 불안해하는 자신을 위로한다.

 

"아직 진실을 모르는 것이야...진실을 안다면 저들도 일어설 것이야."

 

이런 식의 자위를 도처에서 목격한다. 한겨레, 시사인, 오마이, 프레시앙, 진보넷 등등... 글읽기가

 

지나치게 편협한 것도 이런 식상함을 더한다.

 

"....4대강, 세종시, 미디어법, 용산, 반값 등록금, ...입만 열면 뻥인데 언제까지 사람들을 속일 수 있나

 

보자.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될 것이다. 6월에 (지방선거에서) 보자..."

 

이런 식이다. 자기 위로의 어법은 비교적 단순한 메커니즘을 따라 작동한다.

 

지배세력이 뻥을 치고 있다. -> 사람들은 사탕발림에 속고 있다. -> 그러나 곧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 각성한 사람들이 지방선거에서 복수할 것이다. ->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그렇게 단순한 거 같지 않다. 아니 정의는 단순한데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이해관계가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선거가 정의를 배신한 경험을 한 두 번

 

겪었는가? 그런데도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저런 단순한 자기 최면에 기대고 있는걸까?

 

이해가 간다. 아주 가끔은, 나도 정신분열을 일으킬까 걱정스럽다. 그러나 선거는 여전히 권력을 둘러싼

 

게임의 요소가 너무 강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아주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표를 행사한다.

 

 

3.

 

학원강사를 하고 나서 수많은 어른들을 만난다. 대치동 엄마로 표상되는 그 세계는 어느덧 성큼

 

내 일상이 되어 있다. 그들을 만나며 나는 일상적인 분열을 겪는다.

 

대놓고 대치동 엄마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보다,

 

"보수 부모는 아이가 일류대 학생이 되길 소망한다. 진보 부모는 아이가 진보적인 일류대 학생이 되길

 

소망한다."고 김규항이 지적했던 그 진보 부모들이 분열을 더한다.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모순적인 가치들 사이에서 이들의 뇌구조는 난맥상을 이룬다.

 

이것은 도덕이나 상식 수준 문제 이전에, 권력의 문제이며 경제의 문제이다.

 

넘쳐나는 20대 분석에 대한 반감까지(20대 분석의 주체는 20대가 아니므로) 더해 그들을  욕하고 싶을

 

때가 있으나, 어쨌든 나이로 일반화시킬 수 없다는 '세대론'에 대한 거부감이 늘 생각의 진전을 막는다.

 

한나라당에 대한 극도의 반감, 20대(아마도 나도 크게 보면 그 부류로 인식이 되는 것 같다. 혹은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존재쯤.)에 대한 우월감. 유기농 식단과 높은 경제력.

 

왕성한 지적 소비. 자녀에 대한 엄청난 교육열. 예민한 정치의식과 각성. 권력욕과 학력.

 

"그래도 우리 때보다는 쉽게 운동했어. 우리 땐 학내에 경찰이 상주했으니까.."

 

이런 말을 들을 때는 마음이 조금 썼다. 냉소수치 급상승.

 

불꺼진 건물에서 밤새도록 혼자 수백장의 선전물을 만들고, 백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로 도로에 나섰다가

 

대열 사이를 쓩쓩 지나가는 차들에 목숨이 위태롭기까지. 무엇이 더 힘든 일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옛날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자기합리화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될 뿐이다. 현재는 현재의 삶을 고민해야 한다.

 

 

그 모든 언어가 과거에 대한 향수일 뿐이라 공감이 안 갈 뿐이다. 20대에 대한 시선이 자신의 문제가

 

아닌 남의 문제를 대하는 외부인의 시선이기에 공감이 안 간다. 

 

완성된 자신은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데 남더러 분열하라고 자꾸 주문한다. 도덕적 우월감 따위도 우습다.

 

무엇일까?? 비판하되 계몽하지 않고...분열하되 냉소하지 않고...바라보되 저울질하지 않는 시선이란...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존중한다. 그들 만큼은 아니어도 항상 그 마음과 시선을 느껴보고자 노력한다.

 

동시에 어떤 삶이든 희생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이며 즐거움과 분열과 고민의 원천이라 믿는다.

 

세상 모든 이에게 저마다의 사연이 있음을 알고, 그러나 그럼에도 평가는 해야 하고 비판도 해야 하고

 

그 모든 게 상대적으로 등가의 삶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완성된 밑그림보다는, 그냥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그래서 머리도, 몸도 좀 더 가벼워지고 바쁘게 움직이는 한 해가 되기를.

 

 

한 살 더 먹으며 든 생각이다.

 

역시 애는 절대 갖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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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이것 저것

- 씨티홀, 히어로

 

정치를 다룬 드라마의 진화 단계를 보여주는 현주소.

 

비정함을 내세우기에는 사이즈도 작고,

 

헐리웃의 꽉 찬 스토리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겐 이야기도 너무 헐겁고

 

권력투쟁을 앞세우기에는 너무 착하고 투박하고,

 

그래도 씨티홀은 좀 잘 만들었다. 정치 환타지라는 면에서 이 정도의 꽤감은,

 

이야기가 다소 촌스럽고 착해도 괜찮다. 착한 이야기에 대한 환타지라면, 그것도 잘 만들어진, 나는 늘 좋다.

 

반면 히어로는 좀 안타깝고 불쌍하달까? 아무리 좋게 봐줘도 시청률이 더 나올 리가 만무한.

 

김선아와 차승원 캐릭터 둘 다 매력있다. 생활에 지친 30대에게, 적당히 정직하고 그러면서 과히

 

부담스럽지도 않은 정도만 갈등하고 투쟁하는 캐릭터로서, 휴먼 코메디라는 장르에서 김선아는

 

독보적 위치에 올라섰고

(그녀가 울면 신파도 사랑스럽다. 그녀를 보며 노무현이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상식'이라는 단어 때문)

 

코메디와 냉소를 버무리는, 그래서 늙어가는 남성상에 정면으로 맞서고 싶다는, 차승원의 얼굴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일 흥미롭다.

 

노무현이 돼지저금통 모아 대통령이 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해서, 씨티홀에서 온갖 찌질이들이

 

낙오자들과 정직 인간들을 모아 김선아가 시장 선거를 치루는 과정과 매치된다.

 

훨씬 더 심각하고 진지한 내용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 정치에서 무엇으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그게

 

고민이다.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정치세력보다 적어도 감동이라는 점에서 더 큰 진정성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게 늘 아쉽다. 더 많이 싸우고, 더 많이 다치고, 더 많이 .... 더 많이....그런 게 참 많은데 말이다.

 

 

 

- 추노

 

사전 제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영상도 스토리도 퍽이나 잘 짜여진 느낌.

 

민폐 이다해로 묘사되는, 여성 캐릭터들이 계속 어울리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게 좀 불편하다.

 

이런 근육질의 세계를 다룰 땐 차라리 여성 캐릭터들을 억지로 끼워 넣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그 험한 산길을 내달리는데 흔적 하나 남지 않는 이다해의 소복은 대체 무슨 소재로 만들었는지...

 

 

 

- 진보신당, 지방선거

 

지방선거에 대해 난생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아마도 독립 때문에 내 집, 혹은 내 동네라는 개념이

 

생겼기 때문일까? 꼭 진보신당일 필요는 없지만, 누구든 좋다-그러니 나는 누구든 관심없다, 는 자세 말고

 

어떻게든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 지방선거에서 자원봉사라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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