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고정관념,선입견 등은 사물을 판단하는데 복잡한 요소를 제거해주어 우리를 편안하게 해준다.

 

우리사회의 대표적 고정관념인 빨갱이 컴플렉스를 통해 이걸 살펴보자.

 

한 사람이 어떠한 경험들을 통해 어떤 진보주의자를 빨갱이로 생각했다고 하자. (고정관념 형성)

 

이 사람의 고정관념이 강하면 강할수록 진보주의자의 행동들은 빨갱이의 행동으로 해석이 될 것이다. 진보주의자가 진짜 빨갱이인지 아닌지는 관계없다. 믿음이 강할수록 확인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결과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경우 가치관은 그 사람을 대변한다고 믿기 때문에 가치관의 혼란에 대해 두려워한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맞고 틀리고와 상관없이 가치관을 사수하려 든다.

 

만약 이 사람의 고정관념이 좀 물렁물렁하다면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개혁적 모습이 진보주의자에게 여러번 보이게 되면 이 사람의 고정관념은 허물어지고, 좀 더 객관적으로 진보주의자를 평가하게 된다. 이 사람은 그 댓가로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워지고 머리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으며(가치관의 혼란), 향후 비슷한 케이스에서 여러번 검증을 하느라 피곤해진다.

 

고정관념이 강한 사람은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일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줄어들지만 사실을 왜곡해서 인식하기 때문에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고 인생에서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반면,

반대의 경우는 열린 사람이란 평가를 듣고 선택의 폭도 다양해지지만 새로운 정보에 대해 여러 분석을 거쳐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지고 선택에 대한 확신도 없어 행동력이 약하다.

 

이 두 경우는 모순된 가치관이 문제의 근원이다. 어떠어떠하면 빨갱이다 란 고정관념은 다른 여러 사례들에 의해 흔들리게 된다. 모순이 없는 가치관을 갖게 되면 가치관 때문에 흔들일 일이 없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모든 괴로움은 내 마음으로부터 일어난다'는 모순이 없는 가치관을 갖게 된다면, 이 사람은 이 가치관에 어긋나는 케이스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확신을 갖게 되고 가치관이 흔들일 일이 없다. 그렇게 되면 이걸 활용하여 내 마음을 돌아보는 걸 거리낌 없이 할 수 있게 되고, 괴로움을 없애는 과정에 더욱 쉽게 진입하게 된다.

 

한 발 더 나아가 가치관을 넘어 믿음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되면 효과는 더 크다. 가치관보다 몰입정도가 높은 믿음은 모순된 입장에서 믿을 경우 그 타격도 그만큼 크지만, 모순 없는 진리에 대한 믿음 일 경우 돌아오는 것도 크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래서 믿음이 무서운 것이다.

 

이것이 모순된 고정관념과 모순되지 않은 가치관의 관계이다.

 

끝으로 앞서 얘기한 빨갱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논리적으로로 접근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당신의 고정관념은 모순이 많소~ 라는 걸 확인시켜 준다면 그 사람은 오랫동안 쌓아놓은 믿음의 성이 무너지는 충격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그걸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효과적인 방법은 저 사람은 빨갱이가 맞지만 빨갱이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란 인식을 심어주거나, 빨갱이란 원래 없다는 인식의 전환을 시켜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을 이루는 가치관을 공격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충돌지점을 그대로 놔두고 논리적으로 이기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목숨걸고 자신의 주장을 사수하려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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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1 01:59 2009/07/1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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