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de Los Maestros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카페), 2008

 

감독 : 미구엘 코헨

출연 : 호라시아 살간, 레오폴도 페데리코 외 전성기 때 한가락 하던 연주자들 다수

 

 

메인곡 : Carlos Garcia Y Orquesta - Al Maestro Con Nostalgia

(MP3를 구하지 못해 링크를 걸어둠. 새 창으로 열어서 들으세요 -_-)

 

(탱고는 노인과 젊은 여인이 춰도 잘 어울린다)

 

사실 영화는 상당히 산만하게 전개된다.

밋밋하면서도 산만한 전개 탓에 92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에 시험에 드는 시간이 있다.

 

혹자는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연주만으로도 전반부의 힘든 시간을 참아낼 가치가 있다고 하였지만 너무 기대해서였을까, 제대로 한방 터뜨려주길 기대했던 마지막 연주회 장면이 과도한 편집으로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 집중을 방해하였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충분히 감동적인 이유는 단지 탱고의 음율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왕년의 연주가들이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모여 연주회를 준비하는 모습은 그들이 활동했던 시기이자 탱고의 전성기였던 4,50년대의 기록화면과 겹쳐지고, 그들에게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공연이라는 엄숙함이 탱고의 경쾌한 선율과 어울려 묘한 감정을 불러 있으킨다. (실제 연주를 준비한 23인의 평균 연령은 80세 이상이었며, 영화 촬영 기간 중 3명이 작고하셨다..)

 

탱고의 시대가 지나며 남미가 경제위기를 겪고, 70년대 이후 디스코와 같은 서양 음악이 탱고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그들의 존재도 쓸쓸히 잊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탱고는 아르헨티나가 가장 잘 나가던 시절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들의 화려했던 젊음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탱고의 선율은 경쾌한 듯하면서도 뭔가 우수에 젖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런 느낌이 영화의 전개와 잘 맞아떨어지는 듯 하다. 공원에서 남녀노소 구분없이 탱고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나의 현재를 돌아보게 만들고, 미래를 꿈꾸게 해준다. 

 

 

영화 전반부에 이런 말이 나온다.

 

"탱고를 듣고도 가슴이 떨리지 않는다면, 그 시간에 다른 걸 하는 게 낫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정신인가?

열정적인 탱고를 듣고 가슴이 떨리지 않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럼에도 가슴 떨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감정이 메말랐다고 비난을 퍼붓기보다 그 시간에 자신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다른 것을 찾아 보라며 따뜻하게 조언을 해준다.  

 

만약 이것이 탱고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면 탱고는 다른 장르와의 경쟁을 택하기 보단 열정 추구하는 모든 행위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열린 예술이라 할 수 있다. 탱고는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불사르는 모든 행위는 아름답다고 전하는 것이다.

 

'자신을 설레게 하는 열정을 찾아라. 그것이 탱고가 아닐지라도.'

 

비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체게바라가 추구했던 평등과 연대 정신을 그의 조국을 상징하는 음악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별로 관계는 없을 듯 하다 -_-)

 

저 한마디에 꽂혀 

눈빛이 살아있는 노인네들이 연주하는 탱고를 가슴 깊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읽어볼만한 꺼리]

 

거장들의 탱고, 시네아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욕망과 애환

 

영화 배경설명

 

관련기사 모음

 

아르헨티나(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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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08:12 2009/01/1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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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가트 2010/08/22 16:4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일렉트로 탱고 슈퍼 밴드 바호폰도Bajofondo의 첫 서울 공연이
    8월 28일 저녁 7시 광장동 악스홀에서 있습니다.
    영화 브로크 백 마운틴, 바벨,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21그램...으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 2회 연속 수상에 빛나며 탱고 거장들에게 바치는 오마쥬인
    Cafe de los maestros를 기획하고 제작한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리더로 기타와 차랑고를 연주하는 바호폰도는 엄청난 그루브와 흥분의 라이브를 보여주며
    2008 울산 월드뮤직 페스티벌에서 관객이 뽑은 최고의 밴드로 증명된 바 있습니다.
    바호폰도는 7명의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최고의 탱고 뮤지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자신이 작곡한 영화음악을 직접 연주한답니다.

    고탄Gotan 도 내년 3월 일렉트로 탱고 수퍼밴드 2탄으로 서울 공연한다고 합니다
    2010 울산 월드뮤직 페스티벌이 10월 7~10 열립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월드뮤직 뮤지션들이 참가하는 64개 공연이 모두 free입니다 ^^

  2. 소년 2011/02/12 21: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진이 정말 예쁘네요.. 글 쓰는데 참고좀 할게요..
    문제 있으면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지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