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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

  • 등록일
    2008/05/15 13:21
  • 수정일
    2008/05/15 13:21

 

23살에 간 군대에서 아마도 10번 이하??

 

그 이후 25살때까지는 많아야 한달에 한번,

 

30살이 되기전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35이 될때까지 가끔해주면 크게 무리가 가지 않았다.

 

일주일은 놔두어야 약간 거무스름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35이이 넘어가기 시작하자

 

못해도 일주일에 한번은 무조건이였다.

 

갈수록 짧아지는 주기

 

결국 지금은 하루만 안해도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얼마전 수원에서 오랜만, 거의 4년만에 만난 형이 있다.

 

이런 저런 기억과 고민을 쏟아 낼때쯤, 시간을 얘기하게되었다.

 

서로가 처음 만났을때 보다 우린 정말 많이 변해있었다.

 

무엇보다 많이 변한 건, 이마의 주름살이나, 피부의 탱탱함이 아니라,

 

살아가고 있는 삶의 진정성이 아닌지 모르겠다.

 

어쨋건 애기 도중에 수염얘기가 나왔다.

 

갈수록 지겹게 빨라지는 것은 수염이 자라나는 속도라는 것.

 

어제 시청앞 촛불집회를 끝내고 집에 들어오던길에 들린 화장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왜케 지저분하던지

 

푹자고 나서 면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좀 깨끗해 질려나,

 

내 가슴도 하얀거품을 잔뜩 묻혀서 면도좀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 얘기했던 것처럼 식초를 뿌리고 맨들거리는 돌로 부벼서 더이상 갈등이 자리하지 못하게 만들면 좋겠다.

 

내 가슴에 수염이 시커멓게 자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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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간 피곤한 탓에 오늘은 휴가를 냈다.

 

너무 잤는지, 목이 막히는 느낌이 들어서 잠에서 깨어 시간을 보니, 12시를 넘기고 있다.

창문너머로 참새의 짹짹거림이 들리고

점심먹으라고 씻으란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부은 얼굴에, 눈은 떠지지 않고, 이마에서 부터 입술까지 길다란 자국에 칼자국처럼 선긋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수염이....

 

일단 한숨 돌리고 나서

두바퀴를 굴리러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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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남원시 상수도 민영화 반대 집회가 있다.

두바퀴를 구입하고 첨으로 떼잔차질에 참여할랬더니,

일정이 겹쳐버린다.

 

아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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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 등록일
    2008/05/14 13:20
  • 수정일
    2008/05/14 13:20

언제나

 

누구와 무엇을 먹을지 고민.

 

오늘은 된장찌게...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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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푹자다가 들린 서울시청

  • 등록일
    2008/05/12 00:38
  • 수정일
    2008/05/12 00:38

일어나

두리번 거리다가

삼겹살 먹자는 말에 움찔했다.

 

남들이 보는 것과 다르게 난 입이 매우 짧다.

가리는 것들이 많아서 좋은 점은 체중관리에 나름의 장점이 있다는 점이다.

어떤이(돌팔이들이겠지),

편식을 하면 오히려 살이 찐다고 하지만

젤 중요한 것은 뭐든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하여튼 입이 짧고 분위기따라서 먹는 것까지도 살짝 구분하는 "난" 그야말로 까탈스럽기 그지없는 넘이다.

 

결국 늦게 일어나기는 했지만,

모 방송국의 강 엠씨도 아닌 내가 일어나자마자 삼겹살을 먹자는 말은 그리 반갑거나,

즐겁지 않은 식사시간이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나의 삶이 그러하듯 유난히 발달한 나의 정치운동의 최대의 성과인 육감은 아는 사람은 다 인정하듯이 내가 갖고 있는 최강의 무기이며, 유일한 무기일정도로 막강하다.

 

난 집이나, 바깥에서, 활동의 공간에서도 많은 경우 나만의 방식을 고집한다.

덧붙여 가능하면 나의 입장과 태도, 그것이 모두가 부담스러워하는 한이 있다하더라도 결국은 하고 마는 약간은, 아니 사실은 부담스러운 존재인 경우가 많다.

싫고 좋음이 분명하고

그래서 상대에 대해 일단 판단하며 그것으로 나의 척도를 쉽게 변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난 나의 기준에 미달되는 상대에 대해 그렇게 넉넉한 여유와 관용, 따스함을 베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스스로 활동가임을 자처할 경우는 더욱...

 

그러나 인간의 삶이 그러하듯

모든 것은 시와 때가 있다.

내가 살아온 모든 세월은 결국 보이거나 혹은 보이지 않거나 집이라는 울타리의 보호막을 통해서 온전히 지탱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또 분명히, 아니 절대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나로서는

빠르고도 분명한 분위기 판단에 들어간다.

 

아무생각없이 별 것도 아닌 것을 거부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경우 집안은 갑작스런 냉기가 몰려오면서 최소 1시간에서 많게는 몇시간동안 타박을 견디어야 한다.

그리고 결국 부모님의 신세한탄과 못난자식들(결혼하지않는)들에 대한 문제로, 친척들과 동네사람들얘기까지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기도 하고, 더 심한경우, 최소 일주일이상의 엄벌에 처해지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

 

눈꼽조차 떼지 못하고서 가스렌지와 부탄가스통을 찾아서 식탁위에 대령하고 손을 씻고 식탁앞에 대기하고 만다.

결국 잠이 깨기도 전에 삼겹살로 배를 채우고,

두리번 거리다가 인터넷을 확인한 후에 두바퀴를 몰고 뚜렷한 목적지 없이 한강으로 나갔다.

한강으로 나가는 도중, 집앞 자전거포에서 속도계(거리, 시간, 속도)와 부서진 빨간등을 새로 마련하고 뿌듯한 맘으로 달리는 도중 시청앞에서 전화가 왔다.

 

결국 오늘 오목교-한강(성산대교)-여의도-원효대교-용산-서부역-서울시청 농성장으로 달려갔다.

시청앞 광장은 혹자는 100억, 혹자는 200억이라고 부르는 하이 서울 페스티발(우리는 "하이패스서울시장")이 며칠째 열리고 있다.

지랄맞게 돈지랄을 하고 있다.

몇사람 보지 않는, 볼수 없는 곳에 어마어마한 재정을 쏟고 있다.

그곳에는 공무원노조 서울시청 지부동지들이 농성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인권위원회 동지들이 시설재단문제로 농성중이다. 또 페스티발 그안의 철탑에 기륭전자 여성동지 4명이 현수막을 걸고 올라가 있다. 오늘

1000일째 투쟁중인, 그러나 속시원하게 노사교섭한번 이루어지지 않아서 올라갔다.

돈지랄하는 옆에서 농성동지들과 이를 지원하는 동지들, 그리고 많은 구경꾼들로 인해 평소와는 다른 표현으로 점잖게 구사하려고 애쓰는 종로경찰서 높은 넘까지 엉켜서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페스티발에서 들려오는 소리때문에 다 묻히고 만다.

그러나, 결국 저녁 행사가 부담이 되었는지 16일 노사교섭을 하는 것으로 하여 고공점거농성은 끝났다.

 

복직도 아니고, 고발도 아니고, 단지 노사협상한번 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세상이다.

 

촛불이 수만개 켜지고, 대통령 홈피가 댓글로 폐쇄를 하는 지경이 와도 사과한마디 없는 게 이 세상이다.

누가 보아도 투기꾼 집합소이고, 누가 보아도 받치겠나이다 외치는 정부이것만 잘못된 국민과 배후조정세력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세상이다.

88명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다시 더 많은 이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면서 보름넘게 단식해도 눈하나 깜박하지 않는 것이 세상이다.

폭력을 행사하고 상대를 무력하게 만들고 위압과 강압, 여성비하적 발언과 폭언을 하고도 조직보존논리와 내사람챙기기에 급급한게 이넘의 세상이다.

 

힘들어하고 또 힘들어해도 힘든 이들만 더 힘들어지는게 이 세상이라면

세상을 바꿀 수밖에는 없다.

 

결국 밤 9시가 되어서 농성을 새롭게 교대하는 동지들을 보고서 부담스러운 집으로의 귀환(서울시청-충정로역-공덕동로타리-마포대교-여의도-영등포로타리-집)을 시작하게되었다.

 

시청 가는길이 생각보다 여의치 않았던 기분으로 인해 돌아오는 길이 걱정되었지만, 늦은 시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느낀것은 충정로역이후 마포대교까지 거의 내리막이라는 사실이다.

은근슬쩍 폐달에 발을 얹혀 편안한 귀환을 하였다라고 끝날뻔한 귀환이 여의도로 들어서는 순간, 갑작스럽게 아픈 배를 움켜지면서 엉클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매우 급박하고 긴장된 순간이다.

결국 한강을 돌아서 오목교로 들어가는 길을 포기하고 여의도공원으로 들어섰다.

급하게 화장실로 향하는 순간, 떠오르는 생각은 자전거를 어떻게 할것인가였다.

그러나 생각할 여유도 없이 아픈 배를 움켜지고 화장실로 들어섰다.

순간의 여유조차 허락할 수 없는 상황, 약간의 오차와 머뭇거림은 바로 사고로 이어지고 마는 경우가 될뻔했고, 무사하게 일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무사하게 보았다고 볼 수없는 삐질삐질 흘러내리는 땀과 여전히 아픈 배를 움켜지면서 찡그린 얼굴이 펴질 즈음, 자전거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흑 누가 집어갔으면 우짜지"

다행스럽게 화장실 안까지 끌고 들어온 자전거는 무사하게 제자리에 있었다.

일을 보고 난후, 손과 땀을 씻어내고 한동안 거울안의 또다른 나를 보고 있다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여전히 밤바람은 선선하게 몸을 식혀주고 있다.

영등포의 복잡한 거리를 지나서 집으로 향한다.

이게 5월 11일 오늘을 사는 나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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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거리 30.8 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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