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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여..(詩)

  동지여..

                                         - 김남주

 

  뜨거운 아랫도리 억센 주먹의 이 팔팔한 나이에
  동지여,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사슬 묶여 쇠사슬 벽 속에 갇혀

  목청껏 노래하고
  힘껏 일하고
  내달리며 전진하고 기다려 역습하고
  피투성이로 싸워야 할 이 창창한 나이에
  쓰러지고 일어나면서 승리하고 패배하면서
  빵과 자유와 피의 맛을 보아야 할
  이 나이에 이 팔팔한 나이에 이 창창한 나이에

  서른다섯의 이 환장할 나이에
  긴 침묵으로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동지여.

 

 

 

아직도 내안에 살고 있는 전사 김남주님..

 

서른셋 팔팔한 나이에, 이 환장할 나이에

사슬 묶이지도 쇠사슬 벽속에 갇히지 않고도 긴 침묵으로 산다는 것은 더 괴로운 일입니다.

 

선언만 난무하는 시대에

부디 입으로만 혁명과 투쟁을 이야기하는 선언주의자가 되지 않기를..

매일같이 하루가 그냥 흘러가지 않고 치열한 전선이 형성되도록 희망하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떠들지나 말기를 자조하면서

긴 침묵으로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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