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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에 가다.

북쪽(?)에 다녀왔다.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에서 진행하는 개성나무심기 행사 참가를 목적으로 개성에 가게 되었다. 

금강산은 관광지로 개방되어 거의 아무나 가고 개성공단도 개발되면서 관련 업체 직원들이 자주 들락거리지만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개성시내를 진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좋은 기회였다.

외부에 자신들의 실상이 알려지는 것을 철저하게 경계하는 북쪽의 방침으로 인해 개성시내 전경이나  주민들의 생활상을 촬영하는 것은 철저하게 금지당했고 아쉽지만 눈과 마음에 담아오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개성의 산야는 온통 붉은색이다. 연료가 부족한 북녘에서 산의 나무를 온통 베어내어서 그렇단다. 그렇게 훼손된 산에 나무를 심는 것이 우리가 이번에 개성에 가게된 이유이다.

#1. 보이는가? 개성이라고 적힌 도로 표지판.. 서울에서 거의 한시간만 달리면 개성으로 가는 관문이 나타난다.

 

#2. 열심히 삽질하는 체..보시다 시피 개성의 산에는 나무는 거의 없고 풀들 뿐이다. 그나마 이 산은 그동안 몇차례 나무심기를 해 온 산이라 조금 푸르게라도 보인다.

#3. 체가 심은 나무가 잘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무에 메세지도 적고...

#4. 나무 다 심고 북쪽의 안내원과 기념 사진 한컷. (Che의 왼쪽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북쪽의 안내원이다. 북쪽 사람들은 왜 다들 칙칙한 색의 옷만 입는 건지...)

#5. 개성공단 내의 신원에벤에셀 공장. 워낙 풍경사진을 못찍게 해서 주로 Che. 의 인물사진이 주다. (잘생긴 사진 즐감하시길 퍽!!퍽!!)

 

#6. 북녘의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의 여성 노동자들.. 남한 자본에 의해 값싼 노동임금으로 착취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들의 월급은 60달러 쯤 된댄다. 허걱 ㅠ.ㅠ

#7. 성균관 앞에 있는 안내문.. 거의 모든 역사 유적 앞에 이런 것들이 서 있고 어김없이 빨간색 강조글씨로 수령님과 장군님이 등장한다. 이런 줸장!!

 

#8. 고려박물관에서 설명하는 안내원 선생님. 대부분 쥐색이거나 검정색인 북한 인민들과는 달리 관광지에는 늘 이런 빤짝이 한복을 입은 안내원 선생님들과 판내원들이 대기중이다. 그것도 우리 일행들 땜에 특별히 대기 중이란다. 황송하다.

 

#9. 남남북녀

 

#10. 저건 결코 콜라가 아니다. 정확한 명칭은 '코코아 탄산 단물'이다. 지나치게 우리말 표기를 추구하는 북쪽에서 코코아를 대체할 다른말을 못찾았나 보다. ('야자수 열매 탄산 단물' 정도? 너무길다.)

#11. 개성에서 최고의 식당이라고 하는 '고려관'에서 먹은 점심이다. 식량난이 심각한 북쪽에서 이정도의 찬은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나중에 닭백숙과 떡이 추가로 나왔다. 너무 많아 거의 남겼다. 음식을 남기는 게 예의는 아니지만 맛에 비해 양이 너무 많았다. ㅠ.ㅠ

#12. 이 다리가 그 유명한 선죽교이다. 생각보다 너무 작다. 이 좁은 다리에서 어떻게 정몽주를 살해하는 철퇴를 휘둘렀는지... 역사는 아무래도 극적인 픽션이 많이 가미된 듯.. 다리에는 핏자국으로 보이는 그럴싸한 붉은 무늬의 돌까지 깔려 있다. 다리 복원시 일부러 깔았댄다.

 

#13. 북녘의 안내원들은 생각외로 국내 정세에 관심이 많았다. 딴나라당 집권을 걱정하기도 하고, FTA의 체결을 걱정해 주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들은  북에서 소유하게된 핵미사일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덕분에 미국놈들이 깔보지 못하게 되었다며... 그리고 그 미사일은 절대 남쪽의 동포들을 겨누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당부했다.

 

 

북을 다녀오고 나서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하는 나는 솔직히 많은 혼란을 느꼈다. '빈곤'과 '경직'은 북한 사회를 대표하는 단어처럼 다가왔고.. 사회주의 체제가 가지는 한계와 모순을 많이 느끼고 왔다.

 

돌아오는 금요일 저녁 차가 유난히도 많이 막히는 서울로 진입하면서, 가슴 한켠이 많이 갑갑했다. 아둥바둥 헐떡이며 살아가는 남쪽의 민중도.. 배고프게 살아가는 북의 민중도 그 갑갑함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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