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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유혹

한 2년에 한번 쯤은 꼭 찾아오는 이직의 유혹이 심각하게 시작되었다.

나의 전생은 분명 유목민 이었으리라.

머무르고 정착하는 것이 힘이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직장을 옮긴 것을 가만히 세어보니 6번 쯤인것 같다.  스물여섯에 시작한 사회생활이니 한 직장당 평균 2년이 쫌 넘는 듯하다. 물론 아주 짧은 시간을 일한 곳도 있고 5년 정도 일한 곳도 있다. 돌이켜보면 나름 인정받고 있을때 떠난 곳들이라 아쉬운 곳도 많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그동안 거쳐간 곳들이 모두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이라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폭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할 수 있고 다르게 해석하면 깊이가 없다.

 

지금하고 있는 일은 기획일인데 나름 창의적이고 재미가 있다.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고... 회사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만큼 이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2년이 지나니 또 떠나고 싶다. 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싫고 조직문화가 싫다. 점점 그 분위기에 젖어드는 스스로도 한심하고..

 

나이가 드니 이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쉽지가 않다. 경력이 쌓이다보니 자꾸 무거워진다. 스스로에 대한 가치 기준도 점점 올라가 왠만한 자리에는 선뜻 욕심도 안생긴다. 이렇게 박제화되어 가는 건가 보다. 예전엔 옮길때 이것저것 따지기에 앞서 일이 재미있으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조건부터 따지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고민이다. 눌러앉을 준비를 해야하는건가 하고...

 

이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며 과감하게 버리고 던질 줄 알던 그때의 패기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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