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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대책

 

 

 

 

 극동의 한 서생이 갑자기 한참 전 한양의 보성대학교에서 있었던 유생 김예슬 선언이 생각이 나 이에 따르는 생각을 잠깐 풀어놓고자 한다.

 

선언이 있은 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 어느 일각에서도 잘 먹고, 잘 살고, 다스린다는 위정자 중에서 이 일을 언급하는 선비가 없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로다. 보성대학교의 총장이라는 자는 자신의 대학교에서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음에도 히히덕거리며 '보성학'이라는 수업을 만들어 지네 학교 자랑에 열을 올리지 않나, 연희대학교에 가서 학위 쪼가리 하나 받고 역시 헤헤 거리니 이게 정말 위민위덕의 위정자라고 할 수 있으며 한 사람의 교육자라고 할 수 있을까.

 

학문을 닦음에 이미 함양과 성찰은 물 건너 갔고, 자구 하나하나에 열을 올려 이것을 빌미로 과거급제나 입신양명에 이용만 하려 하니 이러한 세태가 이미 각 대학교에 찌들고 찌들었다. 물론 세상이 바뀌어 밥을 곯아가며 글을 읽는 선비는 이제 세상에서 존경치 아니하며, 글을 읽는 선비도 손수 농사를 짓고, 물건을 팔아 사대강 육대주를 오고가는 시대이니 만큼, 실사구시의 학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 법인 것은 사실일지어다.

 

허나 그것이 어느 덧, 한 사람의 인성수양의 시간마저 빼앗을 정도로 광풍처럼 몰아쳐 정신이 없을 정도이니, 사람이란 봄날의 햇살처럼 따뜻하고 조용한 시기도 있어야 하고, 장마처럼 비가 내리고 폭풍도 치는 시절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향교에서 좋은 대학에 가기위해서 매일매일 폭풍우가 몰아치는 생활을 해오던 향교의 도령들이 이제 대학에 와서는 또다시 폭풍우치는 삶을 살아야 하니 이것이 인간인가.

 

양학을 배우는 분위기에 맞춰 누구는 이를 '스펙쌓기'라고 말하기도 하거니와, 대학의 등록비는 계속 올라 이미 소를 팔아 대학을 보낸다는 옛말은 소 값보다 비싼 등록비때문에 자취를 감추었으며, 저 사대강 육대주를 넘나들며 물건을 파는 무슨무슨 상사, 무슨무슨 유통 같은 대기업들은 자꾸만 자꾸만 더더 경쟁하고 싸우라고만 하면서 물건을 팔고 남은 이문은 자기가 다 가지고, 직원은 줄이고 이를 다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니 족벌재벌들의 양심이 이와 같다. 그러면서 '아!~ 이 나라의 교육은 어찌 이리 실력없는 유생들만 양산하는가' 한다.

 

경쟁을 시키려면 그에 따르는 논공행상이 주어져야 하며, 우리도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감을 심어줘야 할 위정자와 가진 자들일 진대, 이들은 그런 희망도 하나하나 제거해가면서 오호라~ 아방(我邦)의 경제가 심히 위험하도다~! 하면서 꽹과리를 치고 징과 북을 치며 엄살을 떨면서 오히려 백성들과 조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세태에 문제점을 가지고 한 유생이 한 장의 격문을 붙여 '나는 이러한 대학은 관두려하노라'라고 말한 것은 그 용기 하나로도 강골의 기상이요, 조선 선비의 자랑이다.

 

이를 두고 어느 유생은 '결국 패배자의 한탄이 아니련가'하고 옷고름을 떨치며 비웃고, '이미 황국을 비롯하여 경제가 위기임은 삼척동자가 아는 사실인대, 어찌 복지국가로 회귀하려는고'하면서 비판하는 유생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허나 그 유생도 알마따나 세상이 이리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일진대 언제까지 이를 자신의 탓으로 두리오.

 

극동의 서생이 분노하는 것은 이일이 일어났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을 모른척하며 계속 하던대로 사는 위정자놈들이다. 보성대학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총장은 자중하며, 대학의 훈장들도 신독해야 할 진대, 그런일이 일어난건지 아닌지 아무 상관도 않고 어찌 민낯으로 유생들을 만난단 말인가.

 

저 조선왕조에서는 아무리 높은 벼슬아치라도 성균관 유생과 대간의 비판을 받으면 설사 그것이 억울할 지라도 궁궐에 나아가지 않고 자택에 머무르며 근신하고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허나 근간의 관리들은 고개를 뻣뻣히 내들고 이리 허허 저리 헤헤 하면서 풍악을 울리며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사진만 찍고 있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이제 와서 주상께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말씀하시고, 나라의 근간은 '公正' 두 글자에서 시작된다고 말씀하시었으며, 못 사는 백성들을 위한다며 여러가지 상책을 말씀하시고계시나 극동의 선비가 보기에 그것은 아직 수박 겉핥기요, 언발에 오줌누기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도 사, 농, 공, 상의 비정규화를 타개할 근본적 대책은 보이지 않으며, 대학의 올라가는 등록비를 감면할 길은 근정전에서 논의조차 안 되고 있으며, 먹고 살기 힘들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백성들에게 기껏해야 한달에 10만원 정도 지원하는 것이 고작이다.

 

전하. 그런 정책은 의적 몇 사람을 각 마을 마다 배치하면서 자네가 이 마을을 풍요롭게 하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사옵니까.

 

대저 고려가 망한 것은 불교의 병폐와 귀족의 토지겸병을 막지 못하고 왕조는 이를 임시방편으로 막으려 한데서 비롯되었으며 결국 태조대왕이 사대부와 손을 잡고 이를 근본적으로 고치시었습니다.

 

조선왕조가 결국 망한 것은 사대부의 부패와 사대당의 치졸한 싸움에 휘몰려 백성을 돌보지 않고 과거는 특채로 얼룩지고, 양반은 백성의 토지를 빼앗아 백성들이 마을을 떠나고 뜻 있는 선비들이 조정을 등졌기 때문이옵니다. 이를 두고 왕이 눈물을 흘리며 '과인의 반찬은 세 종류를 넘지 않게 하고, 옷은 기워 입으며, 무리한 잡역에 백성이 동원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하고 말하였지만 그것이 어찌 근본적인 상책이었겠사옵니까.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일은 작금의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상고하는 일이옵니다. 전하, 당파에 가리지 않고 널리 선비들의 뜻을 묻고 의정부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며 백성들의 뜻을 헤아려 이 힘든 세상을 백성들이 참고 견딜 수 있도록 하시옵소서. 지금 백성들은 바람불고 폭풍우치는 거리에 홀로 남겨진 것과 같으니 이들은 지금 주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주상전하를 외면하고 전하를 욕하는 자를 바라볼 것이요, 나라가 살기를 바라지 않고 죽기를 바랄 것이옵니다.

신이 극동의 한 서생일지나 죽기를 각오하고 상소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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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그렇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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