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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2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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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괜히 마음이 바빴습니다.
브로콜리를 심어야 하는데
주초에는 비가 내리고 주말에는 태풍 소식이 있어서
날자를 잡는 것이 고민스러웠습니다.


주초에는 땅이 말라야 하느라 기다리고
주말에는 동생이 와서 도와준다고는 했지만
태풍 소식에 일정을 당겨야 했고
브로콜리를 심고 마늘과 양파도 심어야 하기에 일은 밀려있고
밭을 가는 걸 부탁해야 하는 분도 많이 바쁠 때라서 조심스럽고


뭐, 암튼, 그렇게 매일 일기예보를 확인하면서
수요일에 밭을 갈고 목요일에 브로콜리를 심었습니다.
모종을 심고 난 후 비소식이 반갑기는 했지만
태풍이 혹시나 모종을 쓸어버리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는데
태풍도 비도 별로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에는 마늘을 심고 양파도 심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밭도 갈아야 하고 멀칭도 해야 합니다.
브로콜리 모종도 어린 상태라서 자주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래저래 몸이 분주해지는 때이지만
가장 큰 일인 브로콜리 심기를 마쳤으니
마음은 조금 홀가분합니다.
바쁠 때일수록 분주해지려는 마음을 달래야겠습니다.

 

2


지난 방송에도 여러분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여승선님
고슴도치 가시는 보호용이지요. 내 마음 상처 받기 싫어

 

김영진님
아프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사람들 사이에서 상처받고 사랑받고 기뻐하지만 아픈것보다 사랑받는게 기뻐하는게 더 많이 기억된다면 아픈일은 덜 생각나는데 그런 연습이 왜 우리에겐 없었던지... 그럴때 저도 책을읽고 조금 나은 사람을 만나고 꽃을 돌보고 글을 쓰고 무언가를 만들고 그리면서 잊어버리지요.
바람결에 스쳐오는 아픈 말들이 가슴을 후벼파기도 합니다만 곧 잊어버리려합니다! 계속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Kil-Joo Lee님
아프다는걸 알고 아픈걸 이길 힘이 있고, 괴물과 함께 할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성민씨이기에 참외샐러드가 더욱 맛났을 것같습니다. 참외가 갑자기 땡기네요~~~

 


음...
지난 방송에서 제가 하려던 얘기는 성찰에 대한 얘기였는데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은 마음의 상처에 대한 걱정들을 해주셨네요.
고슴도치 얘기가 도드라졌나요? 후후
이렇게 내 얘기를 들어주고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네요.
이제 귀를 좀 더 쫑긋해서 다른 사람들 얘기도 들어봐야겠습니다.

 

3


새벽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는데
몸이 무거워서 그런지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아서
명상 시작할 때 하는 문구를 반복해서 되뇌었습니다.


“내가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남을 해롭게 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내가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원합니다.
내가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처럼
당신도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내가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내가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당신도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주문처럼 문구를 되새길때마다
‘당신’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씩 바뀌더라고요.
처음에는 부모님
다음에는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 가족
다음에는 공무원 생활을 정리한 지인
다음에는 자살을 시도했던 지인
다음에는 무릎이 좋지않아 고생한다는 후배
다음에는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는 친구
다음에는...
그렇게 편안과 행복을 빌어야 할 사람들의 얼굴이 계속 이어지는데
순간, 어제 돌린 빨래가 세탁기에 그대로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길지 않은 명상을 마치고
다시 빨래를 간단히 돌린 후
건조기에 빨래를 널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만 부여잡지 말고 남들도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

 

 

 

 

(인디언 수니의 ‘바닥이 빛나는 것들을 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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