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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8회 가을 특집 공연

 

1


읽는 라디오 ‘살자’의 열 여덟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성민이...가 아니고,
까르르르르
아 아 아, 아이고 죄송합니다.
여러분 반가워요, 꼬마인형이에요.
오래간만이다, 그쵸?


아,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은신가?
에고 에고, 죄송합니다. 제 소개부터 할께요.
저는 ‘살자’를 하기 전에 성민이랑 같이 ‘들리세요?’를 진행했던 꼬마인형입니다.
저에 대해서 좀 더 소개를 하면요
17살 때 자살에 성공한 후 저승으로 곧바로 가지 못하고 구천에서 떠돌던 귀신이었어요.
자그만치 6년이나 구천에서 지냈는데요, 그때 우연히 성민이를 알게되서 방송을 같이 진행하기도 했답니다.
성민이랑 3년 가까이 방송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제가 저승으로 가게 됐어요.
그래서 작별인사도 못하고 떠났었는데, 오래간만에 이렇게 마이크 앞에 다시 앉으니까 너~무 반가운거 있죠.


제가 다시 방송에 복귀하냐고요?
아니에요.
여러분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는 비밀로 해주셔야 되요.
사실 지난주에 제 생일이 있었어요.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의 생일이 아니라 귀신으로 때어났을 때의 생일이요.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사실 저승에 가면 이승의 일을 다 잊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데
제가 귀신으로 지낸 시간도 오랬고, 보시다시피 성격도 너~무 좋아서
옥황상제님에게 마지막으로 가족들이랑 생일빵 하고 오게해달라고 졸랐더니
조용히 가족만 보고 오라고 보내주신건데
그만...
헤헤헤헤 이렇게 방송도 해버렸네요.
여러분, 옥황상제님이 아시면 저 죽거든요, 절대 비밀! 푸~흐흐흐


역시 성민이는 제가 없어도 혼자서 방송 잘 하고 있네요.
혼자서도 잘 노는 아저씨, 대~단해요~!
지난 방송을 한 번 쭉 읽어봤는데
한가지 아쉬운 게 있었어요.
아니~ 내가 산울림을 그렇게 좋아하는 거 알면서~
내가 없다고 산울림 노래 한 번도 안 틀어주는 거 있죠.
이런 쫌생이하고는!


오늘 이 방송이 가을 특집 공연이라고 그래서
제가 특별히 김창완 아저씨를 섭외하려고 그랬는데
이 아저씨가 뭐라는지 아세요?
“아, 동종 라디오업계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경쟁관계에 있는 방송에 출연하는 건 곤란합니다.”
이러는 거에요, 나~참!
우리 방송이 그렇게 의식이 되셨나?
굳이 그렇다는 걸 억지로 조르는 것도 자존심 상해서 김창완 아저씨는 포기하고
산울림 노래를 멋있게 불러줄 사람을 찾아봤는데
다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빼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냥 라이브로 부를까 하고 있었는데!
어떤 미친 년 두 명이 하겠다고 그러는거 있죠.
아! ‘미친 년’이라고 그런 건요, 이 분들이 미쳤다는 게 아니라 노래를 정말 미친 년처럼 부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거거든요.
이 분 중에 한 분은 나중에 솔로로 데뷔에서 상도 타고 그랬으니까 이런 노래 부르는 게 더 미친 년처럼 보이기는 해요, 히히히히


아, 뭐, 암튼, 오늘 공연을 위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면서
깊어가는 가을의 분위기랑 아주 딱 어울리는 노래
‘내가 고백을 하면 아마 놀랄거야’를 불러주실
‘무키무키만만수’를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2


무키무키만만수의 노래 어떠셨어요?
가을 분위기 흠뻑? 크흐흐흐흐
가을이라고 말랑말랑한 노래만 듣지 말고 이런 노래도 들어줘야해요.
그래야 영혼이 풍요로워지는 거에요.


자, 이번에는 여승선님의 사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애월 쪽엔 낙조도 보기 좋다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와, 사연이 정말 간단하죠?
사연과 함께 멋있는 사진도 보내주셨는데요
성민이가 이 사진을 보더니
“여긴 애월이 아니라 고산에 있는 차귀도 같은데”라고 하더라고요.
여승선님이 제주도 놀러왔다가 찍은 사진 같은데 장소는 애월이 아니라네요, 호호호


저도 성민이 보러 제주도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성민이가 납읍리라는 중산간마을에 살때라서 바다와 낙조는 보지 못했지만
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랑, 바로 옆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반딧불이가 얼~마나 멋있었는지 모른답니다.
성민이는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도 다 상처가 있어”라며 투덜거리지만
그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복받은 거에요!


오늘 여러분은 어떤 곳에서 이 공연을 즐기고 계신가요?
자, 지금부터 우리 한 곳에 모여서 즐겨보는건 어때요?
여승선님이 아주 멋진 곳을 소개해주셨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 차귀도가 바로 앞에 보이는 바닷가에 모여있는 거죠.
주위에는 제주도의 검은 바위가 널려있어요.
바위가 둥글둥글하니까 마음에 드는 곳에 앉으면 되요.
옆으로 억새풀도 보이시죠?
바람이 살짝 불어서 쌀쌀한 기운이 있지만 자켓 하나면 걸치면 괜찮은 날씨네요.
주위에 있는 분들과 가볍게 눈인사 나누시고요
모두 뒤를 돌아 바다를 바라보세요.
이제 해가 서서히 바다 속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우리 잠시 바라보죠.

 


(최지훈의 ‘애월낙조’)

 

3


이번에는 시낭송을 해볼까해요.
김남주의 ‘이 가을에 나는’이라는 신데요, 같이 들어볼께요.

 

 

 

헤헤, 어떠셨나요?
솔직히 저는, 김남주라고 그래서, 이쁜 탤런트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기대했었는데
웬걸, 나이 든 아저씨의 조금 살벌한 목소리가 나오잖아요.
내용도 뭐, 자기는 죄수라서 어쩌고 저쩌고, 이렇고...


이거 성민이가 하자고 했거든요!
가을을 즐기기 위한 공연을 기획했으면 좀 제대로 즐겨야할 거 아니냐고요.
이게 뭡니까, 응? 분위기 싸~해지게. 히히히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반대했거든요.
그런데 성민이가 이러는 거예요.
“가을을 만끽하면서 즐거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게 이 공연의 목적이야. 그런데 진정으로 즐겁고 행복해지려면 이 순간에도 슬프고 우울한 사람들을 한번쯤은 생각해야 하니않을까? 그들의 힘겨움을 덜어주지는 못해도 나의 행복이 그들에게 또다른 불행으로 다가서지는 말아야겠지.”
이렇게 부처님 같은 얘기를 하는데, 거기다데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반대하면 제꼴만 우습게 되잖아요. 그래서 못이기는 척 하고 받아들였어요.
성민이 삐지면 좀 오래가거든요. 크윽~


뭐, 제 취향은 아니지만
이 시가 우리의 마음을 좀 더 넓고 깊게 해줬다면
가을 분위기랑 어울리지도 않을까요?
그쵸? 여러부~운~, 푸~흐!

 

4


오늘 이 자리에 특별한 손님을 한 분 모셨습니다.
어떤 분이신지 모시고 직접 소개를 들어보도록 하죠.
앞으로 나오실래요?

 


아, 아, 아, 제 목소리 잘 들리십니까?
예, 좋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조촐한 페스티벌을 한다고 그래서 서울서 내려왔습니다.
제 이름은 ‘녹용이’라고 하고요
뭐,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죠?
예, 그 녹용이 맞습니다.
실물로 보니까 훨씬 낫죠?


아~ 혹시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서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최규석 작가의 ‘습지생태보고서’라는 만화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제공했던 모델입니다.
제목이 ‘습지생태보고서’라서 교육적인 생태만화를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이 만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아주 리얼하고 낭만적인 삶을 드라마틱하게 형상화한 아주 센세이션한 작품입니다.
이미 베스트셀러가 돼서 최규석 작가를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제가 작지 않은 역할을 했던 것도 다 아시는 일입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서 오라는데도 많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고 그렇습니만...


그~런데 말이죠.
최규석 이 양반이 말이죠,
처음에 나를 모델로 삼겠다고 했을 때, 무명작가 도와준다는 샘치고 거저로 해줬거든요.
나중에 성공하면 모델료 제대로 지급하겠다고 지 입으로 몇 번이나 얘기해놓고는
책이 잘 팔리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니까
술 한 번 사고 입 싹 씻는 거 아닙니까.
아~ 이 양반 그렇게 안 봤는데 말입니다.
이제는 인기작가가 돼서 잘나가니까 전화도 안받더라고요, 나~참.


이 자리에 있는 성민씨도 그래요.
제가 인기가 있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좀 많습니까?
그 와중에 찾아온 사람 거절하면 서운할 것 같아서 만났지요.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데 저를 모델로 하고 싶다는 거에요.
아~ 이게, 영화까지 진출하면 피곤해지겠다 싶기는 했지만
영화 감독으로 있는 동생을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다며 사정을 하는데
제가 마음이 약해서 딱 잘라버리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영웅으로 만들지 말고 인간적인 녹용이로 그려달라며 어렵게 승낙을 했죠.
다양한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잘 아는 동생들도 소개시켜줬어요.
아, 그런데 시나리오만 써놓고 몇 년째 묵혀놓는 거 아닙니까.
동생들은 언제 영화 나오냐고 자꾸 물어보는데, 나 참.
착한 애들 마음에 바람만 불러놓고 나몰라라 그러면 안되지요, 성민씨?


아~ 그렇다고 제가 쫀쫀하게 그런 거 갖고 최규석씨나 성민씨를 씹으려는 건 아니고요
이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가 되고,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약속은 지키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겠냐 싶어서 가볍게 드린 말씀입니다.


에~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 저한테 이런저런 문제로 상담을 해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아가려니 다들 힘든 거지요.
어떤 분들은 ‘뭐 별거 아닌 일로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냐’ 그러시지만
고통에는 크고 작은 게 없는 겁니다.
다 힘들고 죽을만큼 고통스러운 거에요.
그 많은 분들 고민 상담해주면서 제가 꼭 드리는 말씀이있어요.
삶의 무게에 질식당하기 전에 즐길 수만 있으면 즐기면서 살라고요.
제가 바쁜 와중에도 이곳까지 날아온 이유도 그냥 즐기고 싶어섭니다. 하하하하


오늘 이렇게 좋은 곳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돼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의 분위기를 한번 살려볼까 하는 마음에
제가 잘 아는 가수 한 분을 어렵게 모셨습니다.
이 분은 제가 잠시 부산에 머물렀을 때 인간적으로 친해져서 형님으로 모시는 분인데
인디음악계에서는 꽤 잘 나가는 뮤지션이셔서
오늘 이 자리에 모시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어려운 발걸음 해주신 정차식 형님을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으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불러드릴 노래는 ‘옷깃을 세우고’입니다.
같이 즐겨보자고요.
뮤직~ 스타트!

 

 

 


5


여기 사연이 또 하나 있는데 소개해드릴께요.
Kil-Joo Lee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묘한 매력이 있는 읽는 라디오! 다음 주 공연이 뭘까 기대됩니다. 성민씨의 변화에도 기쁘고요~”

 

읽는 라디오가 매력이 있으시다니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런데 매력을 느끼시는 걸 보니 취향이 좀 독특하시군요, 까르르르르르
아, 죄송해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기분 나쁘신거 아니죠?
제가 떠나고나서 새롭게 시작하는 ‘살자’에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해주시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전임 DJ로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도 아직 성민이 혼자 떠드는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도와주는 분들이 이렇게 있으니 걱정은 덜었내요.


아, 그런데 오늘 공연은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전직 귀신이 진행하는 거라서 무섭거나 썰렁하거나 그러지는 않으셨나요?
뭐 그래도 별수 없지만...
하지만 성민이랑 둘이서 나름 열심히 준비하거니까 즐겁게 시간을 보내셨으면 합니다.
제가 말이 너무 많아서 어수선했다면 죄송합니다.
오래간만에 마이크를 잡으니까 주체할 수가 없어서... 헤헤헤


아, 그리고 성민이의 변화도 기쁘다고 하셨죠?
제가 성민이를 알게 된지 4년이 됐거든요.
4년 전에 비하면 지금 성민이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에요.
아이구,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제 속이 다 뭉게졌어요. 푸~흐
헤헤, 사실 제 성격이 들쑥날쑥 그래서 제가 성민이를 많이 도와주지 못했어요.
같이 방송하다가도 화나면 몇 달 동안 떠나버리고
그러면 성민이 혼자서 힘없이 방송하고 그랬었지요.
그런거 생각하면 많이 미안한데...
그래도 이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있는 걸 보니까 정말 좋네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힘든 사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더 힘들다고.
저는 그게 조금 이해되요.
성민이를 지켜보면서도 그랬고
제 가족들을 지켜보면서도 그랬어요.
제가 자살에 성공한 후에 가장 힘든 게 뭐냐면
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들 지켜보는 거였거든요.
뭐, 그렇다고 자살한 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어린 나이였지만, 사는 게 너무 힘들었으니까요.
그런데 내가 힘든 것보다 제 가족들을 지켜보는 게 훨씬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이제는 가족들이 다시 웃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에고 에고, 무슨 콜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분위기가 갑자기! 하하하하
죄송해요, 여러분.
제가 이 세상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마지막 기회여서 말도 많고 감정기복도 심해지네요.
음! 음!
자, 진행자의 본분으로 다시 돌아와서, 차분하게 오늘 공연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본 공연이었는데, 어떠셨나요?
이게 읽는 라디오라서 글이 길어지면 잘 안보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기는 하지만
뭐, 그래도 크게 상관은 없어요.
성민이랑 저랑 둘이서만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충분하고
혹시 몇 분이라도 같이 즐거웠다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행복하죠.
여기는 그런 방송이랍니다.


자, 이제 오늘 공연의 마지막 순서입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외모도 괜찮지만 노래도 꽤 하거든요.
슈퍼스타K 같은데 나갔으면 분명히 떴을텐데 너무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 아쉬움은 묻어버리고
오늘 이 자리를 함께 해주신 여러분을 위해 저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예전에 방송에서 가끔 제 노래를 들려드리기는 했었는데...


자, 제가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노래 한 곡 부르고 다시 저곳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이 노래를 제대로 들으려면 읽는 라디오의 최고 장점을 살려야 합니다.
바로 상상력이지요.
지금부터 여러분의 취향대로 악기를 구성하시고, 필요하시면 세션도 배치하세요.
물론, 무대 분위기도 여러분 기분에 맞춰서 조절하시고요.
단, 이 노래는 차분하게 들으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만 말씀드립니다.
뭐하세요? 빨리 무대 준비를 해주셔야 제가 노래를 부르지요.


준비되셨나요?
이 노래 제목은 아직 붙이지 못했어요.
나중에 여러분이 붙여주실래요?
작사는 성민이가 했고요
작곡은 저 꼬마인형이 했어요.
오늘 편곡은 여러분이 해주셨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 정말 즐거웠어요.
여러분 잘 살아가세요.
반가웠습니다.

 


음~음~음~


오늘 너의 얼굴을 봤어
울고 싶은데
울지 못하는
일그러진 너의 얼굴을


내지르지 못하는
한숨 소리가 들려


눈가에 맺혔다
들어가 버린
눈물방울이 보여


꽉 다문 마른 입술이
살며시 떨리는데


그런 너를 바라보기만 했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음~음~음~


오늘 너의 얼굴을 봤어
울고 싶은데
울지 못하는
일그러진 너의 얼굴을


내지르지 못하는
한숨 소리가 들려


눈가에 맺혔다
들어가 버린
눈물방울이 보여


꽉 다문 마른 입술이
살며시 떨리는데


그런 너를 바라보기만 했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음~음~음~


내 심장 소리 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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