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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34회


1


안녕하십니까, 읽는 라디오 ‘살자’ 서른 네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엄청난 추위와 폭설이 물러갔더니 갑자기 봄이 와버렸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촌이라서 그런지 봄의 기운이 더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봄자랑질을 좀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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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것도
미세먼지 없이 맑은 하늘도
하루 종일 이어지는 환한 날씨도...
이날 뽀송뽀송해진 이불을 덮고 자는데 잠자리가 얼마나 포근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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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을 제대로 즐기는 건 사랑이였습니다.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는 기분이겠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랑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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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씨를 뿌리고 한 달 가까이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순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땅 속에서 잔득 웅크리고 있다가
이제야 기지개를 켜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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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멀스멀 올라오는 봄기운에 한껏 고무되고 있는데
나무 하나 가득 꽃을 피운 매실나무가 씩 웃고 있습니다.
“이제야 일어나고들 있어거야? 에이, 게으른 것들 하고는, 쯔쯔쯔.”

 

2


metoo운동과 관련한 어느 분의 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불쾌한 기억을 안겨운 이가 있었는데 그는 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의 기일만 되면 사람들이 그를 추모하는 게 너무 싫다는 겁니다.


그 글을 읽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악행은 내가 죽는다해도 사라지는 게 아니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요.
나의 언행이 이미 상처를 남겼는데 내가 눈 감는다고 그 상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3


Kil-Joo Lee님 : 눈과 노래를 즐긴 일주일이었군요~ 감성과 행동은 같지 않은 우리네 삶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본 시간입니다.

 

지난 방송에 대해 Kil-Joo Lee님이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눈 속에 갇혀지내며 벗삼았던 노래들을 들려드렸는데
거기에서 ‘감성의 행동의 불일치’를 성찰하셨군요.
그 성찰의 결과물이 뭔지 알듯모를듯 합니다만
이 댓글이 잠시나마 제 주위를 맴돕니다.


오늘은 특별히 Kil-Joo Lee님에게 연주음악을 선물합니다.
레인스틱이라는 남미 전통악기 연주입니다.
이게 선인장을 다듬어서 그 안에 조약돌이나 조개 같은 것 넣어서 만든거라는데
그 소리가 파도소리 같기도 하고, 힘찬 시냇물 소리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여러분도 한 번 그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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