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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45회


1


8월말까지 맹위를 떨칠 것 같던 더위가 어느 순간 훅하고 사그라들어버렸습니다.
아직도 낮에는 덥지만 그동안의 더위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상쾌함을 줍니다.
이미 더위가 피크를 지났고 15일을 지나면 하향곡선을 그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이렇게 당황스러울 정도로 갑자기 꼬리를 내릴 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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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뭐, 그렇게 이번 여름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주변 밭에는 벌써 고랑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조금 후면 적채, 콜라비, 브로콜리, 양배추 등을 심기 시작하겠지요.
우리집 텃밭도 슬슬 정리해야겠습니다.
지난 여름 동안 수박, 참외, 토마토, 오이, 고추, 호박 등을 실컷 먹었으니
가을에는 뭘 심어야할지 고민도 해봐야겠습니다.


이제 가을이 코앞이라니 마음이 설렙니다.
미세먼지도, 더위도, 추위도, 밀린 일도 걱정할 필요 없이
오롯이 계절이 주는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 맛을 즐길라치면 금세 찬바람이 불기 때문에
지금부터 즐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합니다.


이렇게 서서히 한 해의 사이클이 기울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이라도 더 타인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그리고 삶을 즐기며 죽음을 준비하는 깊이도 가져야겠습니다.
아~ 살 것 같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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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과 다름없이 저녘을 먹고 사랑이와 산책을 나섰습니다.
마을 어귀에 있는 퐁낭 아래에는 여전히 어르신들이 모여있었습니다.
그 앞을 사랑이와 같이 걸어가는데 먼 친척벌 되는 삼촌이 음료수를 하나 건냈습니다.
고맙다고 한 마디 했더니 주변에 계긴 삼촌들이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매일 저녁 사랑이와 같이 그 앞을 지나지만 인사는 하지 않습니다.
삼촌들도 저를 알아보지만 한 두 분만 말을 걸어올 뿐 말도 붙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가끔 매실액이나 양파즙을 건내드립니다.
그러면 또 가끔 이렇게 음료수를 건내받기도 합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피로회복과 자양강장에 좋은 영진 구론산 바몬드’는
차게 해서 먹는게 좋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날 마셨습니다.
톡 쏘우는 듯한 맛이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3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스트립쇼를 보는 듯합니다.


판사님들은 자신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손으로 자신의 두 눈을 가리고 “아, 몰라, 몰라, 몰라”이러고만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안희정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며
이 사회가 남성 엘리트에 의해 확고하게 장악된 사회임을 숨기지 않았지요.


선거가 한참 남은 국회의원님들은 부활하는 올드보이들을 앞세워 전열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뱃속을 채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뽀록난 특수활동비 문제를 해결하느라
국회가 전문 야바위꾼의 집합소라는 걸 숨기지 못했습니다.


표정관리를 참 잘하시는 대통령님 역시 지방선거 압승 이후 다음 선거가 한참 남은 관계로
복잡한 표계산 없이 자신의 소신을 밀어붙이고 계십니다.
친서민 딱지를 과감히 내던지고 재벌공화국의 대통령임을 명확히 하면서
자신의 임기 내에 더 이상 좌경화로 보일 행보는 없음 것임을 떳떳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판국에 조그만 섬의 도지사님이 뒤쳐질수는 없는 법이지요.
선거에서 당선되자마자 밀린 결제를 처리하듯이 난개발들을 마구 발표하더니
비자림 숲길도 밀어붙이고, 영리병원도 밀어붙이고, 제2공항도 밀어붙이는
젊은 도지사다운 불같은 열정과 체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입법부와 사법부와 행정부와 지방정부가 한 목소리로 당당하게 외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남성 엘리트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국가야!”
“선거는 끝났어, 어쩔래?”


하하하, 그분들을 위해서 노래나 한 곡 들려드려야겠네요.
자우림이 부릅니다.
‘미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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