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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28회


1

 

jewellake님
저는 이런 분노와 혐오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분노와 혐오도 결국엔 우리에게 요런게 소중하다고 말하는 글이죠. 소원을 비는것과 다를 바가 없고, 더 강하게 움직이고 반응하는 힘이죠~

 


곰탱이님
늘 좋은 방송 고맙습니다. 불편함으로부터 고개를 돌린다고 해서 불편함이 없어지지는 않겠지요.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그 불편함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갑자기 영화 <최종병기, 활>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

 


지난 방송에 대해 두분이 의견을 달아주셨습니다.
사실 불편할 수 있는 얘기로 채워진 방송이라서 조금 걱정했었습니다.
그런 제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좋은데
이렇게 그속에 담견진 의미를 찾아내 공감해주시니 몇배는 더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지난 방송에는 이런 공감의 반응만 있었던건 아닙니다.
이 방송을 세군데 블로그에 올리는데요
그중 한 포털에서 제 게시글이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서 임시차단조치를 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신천지예수교회에서 명예훼손 게시물을 삭제해달라고 신고를 했다는 겁니다.


그 메일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찾는 사람 거의 없는 외딴 이곳에 올린 글을 어떻게 알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황당했지요.
지난 방송에서 한 얘기는 신천지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들을 비판한 것인데 오히려 신천지측에서 반발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추측건대 신천기측에서 자체 필터링을 통해 검색된 글들을 내용확인도 없이 즉자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뜻이겠죠.
포탈측에서는 이의제기를 하면 임시조치를 해제하겠다고는 했는데 귀찮아서 그냥 뒀습니다.
어차피 찾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다가 그 블로그가 그중 제일 찾는 사람이 없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위에서 소개한 두 분의 공감댓글이 있어서 가볍게 무시할수도 있었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했지만
마음 속에 찜찜함이 남는 건 사실입니다.
괜히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게되고
그러다보니 마음이 흐려지고 탁해지더라고요.
그렇지않아도 너무 답답하고 뿌연 세상인데
제 마음이라도 달래보려고 하는 방송이
오히려 더 마음을 어지럽혀 버렸습니다.


그래서 반성을 했습니다.
세상이 추하게 돌아간다고 거기에 대고 욕하지 말자고요.
제 마음이 어지러울 때일수록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세상이 미쳐날뛸수록 좀더 낮은 자세로 사람의 온기를 찾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2


항암치료중인 아버지가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치료중단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담당의사와 상담결과 치료제중에 부작용이 심한 것을 빼고 항암치료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불안불안한 가운데 치료는 이어가게 됐습니다.


해마다하는 눈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을 찾는 게 꺼려지는 때이기는 했지만 최근에 눈이 조금 불안해서 미루지않고 갔습니다.
검사 결과 별다른 특이점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돌아왔습니다.


화장실 세면대에 연결된 파이프가 떨어졌습니다.
기계나 설비 같은 것에 대해서 워낙 무지해서 그냥 방치해두고 지냈습니다.
그게 너무 불편해서 세면대 앞에서 끙끙거리다보니 어렵게 다시 연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겨울동안 채소들을 심어놨던 주변 텃밭을 경운기로 갈아엎었습니다.
조금 이른듯하지만 몇몇 씨앗을 그 위에 뿌리고 물을 줬습니다.
이렇게 올해 농사가 새롭게 시작됐습니다.


동네에 있는 밭에 심어놓는 유채가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눈을 상쾌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상쾌한 향기가 코도 시원하게 해줍니다.
요즘에는 제주에서도 유채꽃을 자주 볼수 없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옆마을에서 저희가 재배하는 감귤과 같은 종을 재배하시는 분이 오셨습니다.
부모님과 친분이 있기도하고 같은 걸 재배하다보니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는 사이입니다.
몸이 불편하셔서 지팡이를 짚고다니시는데 그 불편한 몸으로 오셨더군요.
오셔서 하시는 얘기가 자기네 감귤에 병충해가 번져서 감협에서 수매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듣고 작년 저희 경우가 생각나서 속상하더라고요.
작년에 저희도 병충해가 번져서 팔지못하는 걸 상인에게 반값에 넘겨버렸거든요.
그분네 감귤나무에는 저희보다 훨씬 달린 양이 많기 때문에 피해도 더 클겁니다.
이미 그렇게 돼버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속만 상하고 마는 겁니다.


그렇게 자기네 감귤에 대한 얘기를 꺼내놓고나서는 저희 감귤 판매에 대한 걱정을 해주시는 겁니다.
작년까지 판매는 아버지가 담당하셨는데 올해는 제가 알아서 해야하는 상황이거든요.
코로나 영향으로 감귤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해서 그것도 걱정이었는데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시니까 조금 위안이 되더군요.
제가 위로를 해드려야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래서 더 고맙고 마음이 더 안쓰러웠습니다.


인간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판치는 요즘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더없는 행복입니다.

 


(김목인의 ‘꿈의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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