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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3회)

 

들리세요? (3회)

 

 

1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이에요. 반갑습니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정말 시간 빨리간다 그쵸?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능하면 밖으로 나가려고 하거든요.

이제는 햇빛을 맞으면서 걸어가는 게 더 좋아진답니다.

아, 정말 가을이 왔어요.

 

이제 조금만 있으면 금방 찬바람 불고 추워지잖아요.

그러기 전에 이 가을을 마음껏 즐겨봅시다.

 

자, 오늘 첫 곡은 김창완 아저씨 노래예요.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부릉 부릉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타자

 

수박으로 달팽이를 타자 메추리로 전깃불을 타자

개미로 밥상을 타자 타자

풍선으로 송곳을 타자 타지 말고 안아 보자

송충이로 장롱을 안아 보자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거실로 기차 타고 가자 부엌으로 기차 타고 가자

공부방으로 기차 타고 가자

기차로 생일 케익 하자 기차로 햄버거를 하자

기차 타고 시계로 들어가자

 

향기 나는 노래를 틀자 비눗방울로 집을 짓자

숫자로 꿈꾸자 꿈을 꾸자

뚜껑으로 두꺼비를 하자 영화로 버선을 하자

김치로 옷을 지어 입어 보자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타자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싸이버

 

 

2

 

드디어 첫 사연이 도착했습니다.

아, 물론, 댓글도 달렸고, 지난 방송에서는 홍보영상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라디오답게 누군가 보내주는 사연을 읽고 싶었거든요.

히히히, 드디어 그 소원을 이루게 됐습니다요.

 

자, 저희에게 처음으로 사연을 보내주신 분은 ‘비주류성’님이십니다.

‘비주류성’님, 너~무 반가워요.

첫 사연에 채택되신 기념으로 성민이님이 기념품을 보내주실 거니까요 주소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기대하세요. 히히히

 

자, 그럼 ‘비주류성’님의 사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음, 으흠!

 

 

오래간만에 블로그질을 하다가 이건 뭐야 하는 기분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조금 신선하기도 하고, 알쏭달쏭하기도 한데 그런대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글 쓰는 재주가 있으신가 봐요?

진짜 말 하는 것처럼 술술 읽혔습니다.

꼬박꼬박 출석체크는 못하겠지만 가끔 들러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꼬마인형님은 진짜 귀신이세요?

만약, 진짜 귀신이라면 귀신들은 뭘 먹고 사나요?

드라큐라는 피를 빨아먹는데, 그런 건 아니겠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좋은 방송 잘 하세요.

 

 

‘비주류성’님, 처음 보는 이 요상한 방송에 사연 보내는 거 쉽지 않았을텐데

감사, 감사, 감사

이 방송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이렇게 여러분이 참여해주시면 더 재미있어질 거 같긴해요.

 

아, ‘비주류성’님이 궁금해하셨던 질문에 답변을 해드릴게요.

저 귀신 맞습니다, 맞고요. 하하하하

귀신은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답니다.

몸에 감각이나 뭐 그런 게 없어서요, 뭔가를 느끼거나 그러질 못해요.

욕구도 없고 욕망도 안생기고 뭐 그렇죠.

한마디로 먹고 싸는 일이 없다는 겁니다. 헤헤헤

 

이 정도면 불교에서 얘기하는 해탈의 수준에 이르러야하는데 그러질 못해요.

기억을 갖고 있어서 그래요.

몸은 더위를 느끼지 못하는데 더워서 헥헥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더웠을 때의 기억 때문에 더위를 느끼는 그런 식이죠.

그리고 살아있었을 때의 여러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휴~

죄송합니다.

질문에 대답을 하다가 그만 울컥해버렸네요. 히히히

 

암튼, 귀신들은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답니다.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비주류성’님, 앞으로 자주 사연 보내주세요.

그리고 신청곡도 같이 신청해주시면 정성스럽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비주류성’님을 위해 노래 하나 들려드릴게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요조가 같이 부릅니다.

‘슈팅스타’

 

 

슈!슈! 슈팅스타

뚜뚜 뚜뚜뚜 뚜뚜

슈팅스타 뚜뚜 뚜뚜뚜 뚜뚜 슈팅스타

 

중랑천에서 무술 연습하던 (아뵤~)

주성치는 음악이 없다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지나던 내게 음악이 없냐며 물어보길래 (으으~)

주성치 좋으라고 노래 한 자락을 부르네

 

RIVER

Dance on the river

with me

 

RIVER

Dance on the river

with me

 

슈!슈! 슈팅스타

뚜뚜 뚜뚜뚜 뚜뚜

슈팅스타 뚜뚜 뚜뚜뚜 뚜뚜 슈팅스타

 

밤 새워 춤을 추고 노래하고

주성치는 무술 연습 하나 하지도 못하고 집에 갈 시간 (어~)(흑)

중랑천에서 배를 타고 홍콩으로 떠나는

주성치에게 노래 한 자락을 불러 주는데

 

RIVER

Dance on the river

with me

 

RIVER

Dance on the river

with me

 

슈팅스타

슈팅스타

슈팅스타

슈팅스타

 

홍콩에 돌아가서 무술 연습하던 주성치

내 노래가 없으면 연습이 안 된다고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투덜

 

슈팅스타

 

3

 

이어서 성민이가 계속 진행합니다.

지난 방송을 꼬마인형님이 혼자서 진행을 하셨는데요

그때 저랑 싸워서 그랬다고 했는데

싸운 거 아니거든요.

꼬마인형님이 방송을 진행해본 경험이 없어서 조금 자신 없어하시는 것 같길래

한 번 혼자서 해보면 자신감이 조금 붙을 거라고 해서 혼자 진행했던 건데...

아, 변명하려고 얘기를 꺼낸 건 아니고요

암튼, 그렇게 해서 혼자 진행하게 됐는데

여러분도 느끼시겠지만, 방송을 진행하는 게 매회 할 때 마다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지요?

 

꼬마인형님이랑 같이 이렇게 방송을 진행하게 되니까

방송이 훨씬 생기가 넘쳐흘러서 좋습니다.

덕분에 저도 많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기운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졌으면 하는데...

 

노래 하나 들려드릴게요.

마이큐가 부릅니다.

‘그녀는’

 

 

그녀는 춤을 추고 싶어 해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춤을 추고 싶어 해

기분이 좋을 때나 슬플 때나

상관하지 않고 춤을 추고 싶어 해

 

나는 그런 그녀가 좋아

너무 아름다운 그녀가 좋아 (너무나도 좋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춤을 추는 그녀가 너무 좋아

 

you are so beautiful

내 손을 잡고 나와 같이 춤을 춰요

you are so wonderful

 

당신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I don't want you to be something that you are not

 

그녀는 노래 부르고 싶대

언제나 맑은 목소리로 노래 부르고 싶대

세상이 행복할 때 또 너무나 힘겨울 땐

아무 생각 없이 (sing sing sing)

 

나는 그런 그녀가 좋아

너무 아름다운 그녀가 좋아 (너무나도 좋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춤을 추는 그녀가 너무 좋아

 

you are so beautiful

내 손을 잡고 나와 같이 춤을 춰요

you are so wonderful

 

당신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I don't want you to be something that you are not

 

하지만 가끔은 어둠이 절망이 실망이 그녀를 괴롭혀요

너무나 힘들어 견디기 힘들어 그녀 쓰러져요

난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데

이 노래가 전부예요

 

oh pretty baby stop crying crying

용기를 갖고 힘을 내

또 다시 춤을 추며 노래 불러요

 

you are so beautiful

내 손을 잡고 나와 같이 춤을 춰요

you are so wonderful

 

당신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I don't want you to be something that you are not

 

너의 그 아픔과 너의 그 상처들

you gotta free yourself oh baby

 

 

4

 

요 며칠 동안 저에게 기분 좋은 이들이 몇 가지 일어났는데

그 얘기 들려드릴게요.

 

먼저, 제주도에 있는 제 동생이 저를 위해서 밑반찬과 국거리 같은 걸 택배로 주문해서 보내주었습니다.

막 비싸고 화려한 것들은 아니었는데, 가지 수도 적당히 있었고, 맛도 괜찮아서 살짝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저랑 같이 사는 막내 동생이 제주도에 갔다가 올라왔는데

어머니가 보냈다면서 10만원이 든 봉투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60대의 어머니가 40대의 아들에게 용돈을 주는 모양새가 그리 멋있게 보이지는 않지만

빈둥거리는 아들에게 용돈이라도 건넬 수 있는 어머니의 처지가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10만원이면 저의 한 달 생활비이기도 하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또 오늘 공원을 걷고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더라고요

그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해지는데

그 중에 한 아이가 저를 보고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거였습니다.

물론, 저랑 안명이 없는 아이였는데, 그냥 기분이 좋아서 그랬는지 저한테 인사를 한 거였습니다.

그 아이의 인사를 받고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그 아이의 눈에는 제가 나쁜 아저씨로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저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 일 중에 가장 압권은 조카가 저를 위해 편지와 선물을 보내줬다는 것입니다.

막내 동생이 제주도에 내려갈 때 색종이 접은 것들을 보냈더니 여섯 살 된 조카가 답례품으로 보내 준 것이었습니다.

조카의 선물은 어린이집에서 만든 커다란 연필통이었습니다.

선생님과 같이 정성스럽게 만든 것을 저에게 보내준 것이지요.

그리고 스케치북에 그림과 함께 비뚤거리는 글씨로 써서 보내 준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삼촌에게

삼촌잘지낸세요하민이예요삼촌나중에콕내열오세요나도서울에올라갈테니서울에서기달리세요사랑하고서울에서갔치놀이동사가요

사랑하는하민

 

 

하하하하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5

 

요즘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축제들이 많이 열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게 되는데

벼룩시장 같은 게 한쪽에서 열리잖아요.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기웃거려보는데

온통 액세서리나 옷이나 신발 같은 것들뿐이더라고요

의외로 가지 수가 다양하지 않아서 살짝 실망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잠깐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색종이로 만들어놓은 것들을 갖다놓으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비행기나 우주선은 하나에 100원

여러 가지 형태의 모빌은 크기와 난이도에 따라서 100원에서 500원까지로 다양하게

앵무새와 학과 나비와 펭귄 같은 것들도 100원씩에 늘어놓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다양한 모습의 강아지도 100원씩에 내놓으면

아마도 1시간이 되지 않아서 금방 동이 나지 않을까요?

히히히

다양한 색깔과 무늬로 만든 정육면체 도형은 서비스로 줘도 되겠군요.

 

그냥 그런 상상만 해봤습니다.

색종이로 접은 것들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까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 이 방송을 보시는 분 중에 제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시는 분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기분 좋으면 그냥 드릴게요.

 

오늘 마지막 곡은 조덕배의 ‘너풀거리듯’입니다.

다음 주에 좀 더 깊어가는 가을 기운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꼬마인형과 성민이의 목소리가 들리세요?

 

 

너풀거리듯

자꾸 까만 너의 머리카락

 

너풀거리듯

나를 쫓아오던 발자욱 소리

 

너풀거리는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음~ 너풀거리며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꿈을 꾸던 여인아

그렇게 이쁘지는 않지만

내 맘을 꺾어버린 여인아

나만 홀로 남겨두고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너풀거리며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음~ 너풀거리며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꿈을 꾸던 여인아

그렇게 이쁘지는 않지만

내 맘을 꺾어버린 여인아

나만 홀로 남겨두고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너풀거리며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음~ 너풀거리며 나비 쫓아 떠나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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