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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2회)

 

들리세요? (12회)

 

 

1

 

날씨가 꽤 추워졌네요.

이제 진짜 겨울인가 봐요.

음...

잘들 지내셨나요?

 

저는 지난 주 방송이 나간 이후 매일 블로그를 지켜봤답니다.

혹시 누가 선물 달라고 하지 않을까 해서요.

결과는 여러분도 확인하셨다시피...

 

이 방송 시작할 때, 성민이가 “방송 진행하는 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고 했는데

이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겠네요.

사연은 점점 줄어들고

댓글이 끝긴 지는 한 달이 되어가고

선물을 준다고 했는데도 찬바람만 불고...

아, 짱나.

 

성민이가 “도와달라고 외칠 때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뭔가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다”라고 힘없는 목소리로 얘기했을 때

성민이 얼굴을 보면서 웃어버렸어요.

 

내가 그랬으니까요.

너무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주위를 보니까

전부 쌩까고 있는 거 있죠.

그래서 내 소중한 것들을 건네며 사람들에게 다가가니까

좆나 까이기만 하더라고요. 허허허

그리고 나서 자살했어요.

 

아, 씨발, 그 좆같은 기분 올라오네!

 

40대 중반의 외톨이 아저씨인 성민이는

선물을 받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오늘도 열심히 색종이를 접고 있답니다.

빙신새끼.

 

성민이는 내공이 강해서 방송을 계속하겠답니다.

그런데 저는 내공이 딸려서 여기서 그만둘랍니다.

여러분, 그동안 행복했어요.

잘들 지내세요.

 

마지막으로 노래 들려드릴게요.

‘Gloomy Sunday’

 

 

Sunday is gloomy

My hours are slumberless

Dearest the shadows

I live with are numberless

Little white flowers

Will never awaken you

Not where the black coach

Of sorrow has taken you

Angels have no thought

Of ever returning you

Would they be angry

If I thought of joining you

Gloomy Sunday

 

Sunday is Glooming

With shadows I spend it all

My heart and I have decided

To end it all

Soon there'll be flowers and prayers

That are said I know

But let them not weep

Let them know

That I'm glad to go

Death is no dream

For in death I'm caressing you

With the last breath of my soul

I'll be blessing you

Gloomy Sunday

 

Dreaming

I was on-ly dreaming

I wake and I find you asleep

In the deep of my heart dear

Darling I hope

That my dream never haunted you

My heart is telling you

How much I wanted you

Gloomy Sunday

Gloomy Sunday

 

 

2

 

서울 곳곳에 쓰여 있는 낙서들을 수집하는 독특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찾아다니는 낙서들은 특이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조그만 살피면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입니다.

주로 후미진 곳에 있거나 오래된 건물에 있거나 그런 것들이지요.

한마디로 허접한 곳에 쓰여 있는 허접한 낙서들입니다.

 

그 낙서들을 모아서 책을 냈습니다.

낙서들이 예술품은 아니기에 낙서에 대한 얘기들은 글쓴이의 자기 감상일 뿐입니다.

좋게 말하면 감상이고, 조금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푸념이지요.

그저 그렇게 살아온 별 볼일 없는 자기 삶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런데 낙서가 푸념을 만나니까 나름대로의 의미가 생겼습니다.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청춘들이 후미진 곳에 휘갈긴 허접한 낙서들이

‘청춘의 낙서들’이 된 것이지요.

그 청춘의 낙서들이 저에게도 살며시 다가오더군요.

 

책의 끝에 글쓴이의 친구가 추천 글을 써놨는데 거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빈둥거리는 한 시절을 자위하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타협 없이, 느껴지는 그대로의 오늘을 품고 열렬히 사랑하며 탕진하는 것은 청춘이 누려야 할 가장 아름다운 일들 중 하나일 것이다.”

거창한 듯하지만 실제로 알맹이는 없는 참으로 식상한 얘기지요.

김난도 교수 같은 양반이 이런 얘기하면 욕이 나올텐데

글쓴이와 마찬가지로 별 볼일 없는 잉여의 삶을 살아가는 그의 친구가 한 이 말은 제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래서 혼자 마음 속으로 외쳐봤습니다.

“성민이 아직 젊잖아, 힘내!”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인데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비가 새는 작은 방에

새우잠을 잔데도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오손도손 속삭이는

밤이 있는 한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좍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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