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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12회)

 

1


날씨는 서서히 겨울을 향해가고 있는데
우리네 세상은 아직 뜨거운 여름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가 지기 시작하는 때라는 것이죠.


안녕하십니까, 오늘 방송은 성민이가 진행하겠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금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민낯을 들여다 보면서
분노하고 짜증내고 한숨쉬고 허탈해하고
뭐 하여튼 그런 복잡한 감정들로 뒤덮여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지금의 상황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이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도 중산간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저는
그저 tv와 인터넷으로 이 상황들을 지켜봅니다.
제주도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있으면 촛불을 들러 나갈 수 있지만
몸과 마음이 무거워져서 그러지는 못하고 있네요.


2008년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거의 매일 광화문 일대에서 밤을 새면서 투쟁을 즐겼던 기억들
엄청난 대중의 에너지에 흠뻑 빠져있었던 나날들
수만명 중의 하나로 최선을 다했던 열정들
그리고
그 광장의 문이 닫히고 난 후의 지독히도 차가웠던 세상


벌써 8년의 시간이 흘러서 다시 그 광장의 문이 열렸습니다.
2008년과 같은 거대한 용광로는 아니어도
2016년의 광장도 대중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광장의 문이 닫히겠지요.


광장의 문이 닫히고 난 후 불어올 바람이
시원한 가을바람이 될지
차가운 겨울바람이 될지
늦여름의 미지근한 바람이 될지 모르겠지만
햇살을 피해서 음지로 향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래봅니다.

 


(최성원의 ‘내가 찾는 아이’)

 

2


지난 주 방송에서 옆밭 이웃에 대한 얘기를 했었습니다.
느닷없이 통행로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 갈등을 야기했다는 이야기랑
제주도에 몰아치는 투기 광풍에 대한 이야기랑
미친 세상에 맞서 싸우려면 좀 더 착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통행로에 대한 소유권 주장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어차피 밭 주인들끼리의 일이기 때문에 제가 개입할 여지는 없지만
평소에 이것저것 나누면 지내려했던 분이어서 서운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며칠 후 그 분이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며칠 전의 일을 어색하게 무마하고 새로운 부탁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옆에 가건물이 들어서는데 전기와 수도를 연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서운할 마음이 정리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이런 부탁을 하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는 내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공을 넘겨버렸습니다.
그리고 밭 주인은 단칼에 그 부탁을 거절해버렸고요.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그 분이 안되보여서
울금꽃을 한다발 따서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매번 고맙다’며 가식적인 고마움을 호들갑스럽게 표하더군요.
그 호들갑스러운 감사 인사가 오히려 더 마음을 불편하게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전기와 수도를 빌려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 분의 의도야 어떻든 크게 무리가 되는 부탁도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마음이 상해있었기에 그 부탁을 저버린 것이고
그렇게 무정한 내 마음을 달래려고 울금꽃을 선물했던 것이지요.
그랬더니 이기적인 친절에 가식적인 감사가 돌아왔던 것입니다.


착한 척 살아가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착하게 살아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저를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가식적인 감사가 악담보다 낫듯이
이기적인 친절은 악행보다 낫지 않을까요?
뭐, 그렇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보렵니다.
이기적인 친절이라도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오래된 민중가요 한 곡을 듣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인터넷에서 관련된 영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포기하고 다른 곡을 들려드릴까 하다가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노래여서
정말 오래간만에 라이브로 노래를 들려드리려합니다.


읽는 라디오의 최대 장점이
저처럼 음치도 아주 자신감있게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죠. 하하하
성민의 목소리로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듣겠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생의 먼 길을
쉼 없이 걸어갈 때
인간에게서 한없이 소중한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조국에 바친 청춘이던가
나를 위한 안락이던가
동지들이여 생각해보라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수확을 앞둔 감귤이 노랗게 익은 모습을 흔하게 봅니다.
남의 밭이지만 풍성하게 달린 감귤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작년에는 수확기에 너무 많은 비가 내려서 1년 농사를 망쳤는데
올해는 날씨가 도와줬으면 합니다.
몇 년 동안 감귤시세도 좋지 않아서 걱정들이 많았다는데
올해는 시세도 좋다고 하니 역시 제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풍요로운 겨울이 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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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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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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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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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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