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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25회)

 

1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이에요.
날씨가 왔다갔다 그래서 조금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1월에 비하면 많이 따뜻해졌지요.
세상은 탄핵과 대선으로 날씨보다 더 정신없는데
뉴스를 보니 박근혜씨의 반격이 장난이 아니라던데...
에고, 한동안 촛불집회에 나가지 않았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한번 나가봐야겠습니다.
촛불을 들면 세상이 조금은 밝고 따뜻해질테니까요.


오늘은 오래간만에 사연이 도착했는데요
그것도 두 분이나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그래서 오늘 방송을 진행하는 저는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먼저, 한지은님이 사연을 보내주셨는데요
들어보실래요?

 


회사 동료가 일이 많이 밀려서 끙끙거리고 있길래
명절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나 도왔습니다.
특별히 어려운 일이 아니라서 몇 시간만 짬을 내면 되고
연휴 동안 시간도 널널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왔습니다.


연휴 마지막날 받아온 일을 가볍게 처리했는데
마지막에 자료를 첨부하고 편집하는 마무리작업이 살짝 귀찮아지더라고요.
이왕 도와주는 거 1~2시간만 더 해주면 되는 일이었는데
‘일의 마무리는 본인이 해야 자기 게 된다’는 합리화의 논거를 앞세워
마무리가 덜 된 채로 동료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연휴를 마치고 출근을 했더니
동료가 고맙다며 자그마한 선물을 건냈고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그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동료는 오전 내내 제가 보낸 자료의 마무리를 위해 끙끙거렸습니다.
연휴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에 매달렸을테고
그런 연휴 뒤 첫출근이라 몸도 마음도 무거웠을텐데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부여잡고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니
너무 미안했습니다.


못되먹은 시누이가 올캐를 골탕먹이려고
덜 익은 음식을 차례상에 올리라고 건내준
그런 마음이 들어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좋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데
내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다보니
예기치않은 불편함을 만들어버렸습니다.


하루 종일 이 일이 걸려서 마음이 불편하네요.
선물로 받은 허브차도 미안해서 뜯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런 마음을 위로해줄 음악 한 곡 선곡해주실래요?

 


남을 도와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요?
에이, 그러게 왜 도와준다고 나섰어요.
그냥 적당히 이기적으로 사세요. 헤헤헤


여러분 주위에도 이런 분들 가끔 있죠?
남을 도와주고도 더 도와주지 못한 걸 미안해하는 사람
이런 분들 보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음... 뭐랄까...
나처럼 적당히 이기적인 사람들은 속물처럼 보이게 만들고
너무 완벽한 천사를 생각하는 건지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아! 그렇다고 기분 나쁘거나 그런건 아니에요.
뭐, 분명히 좋은 일을 하신 거고
그걸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니까요.
음... 너무 겸손해서 그런걸까?
아님 너무 민감해서?


아, 아,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래요.
얘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버리고 있어요.


한지은님, 그 동료분은 분명히 엄청 고마워하고 있을 거예요.
이 사연을 소개하는 저도 기분이 좋아진 건 사실이고요.
그러니까 한지은님도 편하게 생각하세요.


한지은님에게 들려들릴만한 노래가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이 노래를 들려드리기로 결심했어요.
한지은님, 편한 마음으로 허브차 한 잔 마시면서
아무 생각없이 들어보세요.
얘네도 엄청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푸~


‘눈뜨고코베인’입니다.
‘헤어진 사람 방에 중요한 걸 깜박 놔두고 왔네’

 

 

2


겨울이라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올랐다가 가라앉곤 하는데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자주 떠올라서 곤혹스럽습니다.
이런 기억들은 한번 떠오르면 쉽게 가라앉지도 않고
가라앉는다해도 어느 순간 불쑥불쑥 다시 떠오라서
제 가슴 속 아픈 곳을 찾아 자리를 잡으려 합니다.


누군가에게 제가 상처받았던 기억들은
잘 보듬고 타이르면 다시 저 깊숙이 들어가 자리를 잡지만
제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던 기억들은
아무말 하지 않고 제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기만 하고 있어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말없이 저를 따라다니는 그 기억들이
너무 너무 너무 불편하지만 어쩔수가 없습니다.


불교에 따르면 선업을 쌓으면 악행이 소멸된다고 하는데
저를 따라다니는 제 악행들이 소멸되려면
앞으로 정말 열심히 선업을 쌓아야 하는가 봅니다.

 


이 사연은 ‘들풀’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생각이 깊으신 ‘들풀’님이 요즘은 생각의 포로로 잡히셨나봐요?
그래도 뭐, 나름대로 탈출 방법을 갖고계시네요.
결론은 ‘착하게 살자’ 뭐 그런건가요?


저같은 귀신도 착한 일 하면 나쁜 일들이 지워지나요?
만약 그런게 가능하다면
앞으로 귀신으로 있는 동안 착한 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테니
우리 부모님에게 남아있는 나쁜 기억들이 지워졌으면 좋겠네요.
아직도 자살한 딸년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 좀...

 


(Chavela Vargas의 ‘La llorona’)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는 성민이네가 감뉼농사를 짓고 있는 비닐하우스랍니다.
노란 감귤이 아주 탐스럽게 달렸네요.


비닐하우스 안에 일하다가 쉬라고 의자를 갖다놨다네요.
일하다 쉬는 의자치고는 꽤 웅장하지요?


요즘 성민이가 이 의자에 앉아 책을 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네요.
해만 비친다면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10도가 넘기 때문에 봄날이래요.


노랗게 익은 감귤나무 옆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읽는 성민이


음... 신선이네요.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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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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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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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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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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