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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28회)


1


안녕하십니까, 성민입니다.
오늘은 옛날 얘기하면서 방송을 시작해볼까요?
혹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아시는지요?
워낙 큰 사건이라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겠지요.
저도 그때 성수대교 붕괴와 함께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20대 후반이었던 저는 서울에 살았었지만
뉴스를 통해서 스쳐지나듯이 봤던 기억뿐입니다.
500여 명이 죽고 1000명 가까이 다친 엄청난 사건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때의 기억을 다시 들춰낸 책을 읽었습니다.
‘1995년 서울, 삼풍’이라는 책입니다.
당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던 분들, 부상당했던 분들, 가족을 잃은 분들을 만나
너무도 끔찍한 그 기억을 불러냈습니다.
20여 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기억은 너무 생생합니다.
그래서 더 힘겹고 아픕니다.


다시 들춰내고 싶지 않은 그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며 얘기로 풀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끔찍한 것인지는 글속에 생생하게 나타납니다.
그렇게 잔인한 부탁을 하며 그 얘기를 기록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는 행간에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요?


갑작스럽게 닥친 대재앙 속에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했고
사회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했고
20여 년 동안 그 기억은 어떻게 간직됐는지
생생하면서도 꼼꼼하게 기록되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일들이!


남의 고통을 가까이에서 접한다는 건
너무 너무 불편하지만
남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는 건
더더욱 잔인한 불편함이기에
남의 고통을 그저 듣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기억되는 것만으로도
잔인함과 불편함은 조금 줄어들겠지요.


삼풍의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세월호 얘기를 자주하더군요.
1995년 삼풍백화점과 2014년 세월호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저는
여전히 한 발 떨어져 그들을 바라보기만 할뿐입니다.

 


(Mersedes Sosa의 ‘Alfonsina Y El Mar’)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랑 같이 살고 있는 ‘사랑이’입니다.
사랑이 사진 중에 제일 잘 나온 걸로 올려봅니다.
잘생겼지요?


사랑이랑 산책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사랑이를 자주 쳐다봅니다.
“그놈 참 잘생겼다”라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있고
“만져봐도 돼요?”라고 물어오는 초등학생도 있고
“강아지야 안녕”이라며 인사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
“이 개는 무슨 종이예요?”라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여우예요?”라는 뜬금없는 질문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관심에 사랑이는 신경도 안쓰지만 저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난 방송에서 꼬마인형이 반려견에 대한 얘기를 했었죠.
그 얘기를 듣고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저도 사랑이를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견이라고 셍각하며
신경을 많이 쓴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기르는 목적이 집을 지키기 위함이고
일을 하다보면 많은 시간을 같이 해주지도 못합니다.
결정적으로, 자유롭게 뛰어다니지 못하게 목줄로 묶어놔야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립니다.


사랑이를 볼때마다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고맙지만
나의 사랑이 너무 이기적인 사랑이라서 많이 찔립니다.

 

3


요즘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습니다.
화사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봄의 기운을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겨울내내 수확하던 브로콜리도 빨리 자라기 때문에 열심히 수확해야 하고
잡초들도 올라오기 때문에 잡초도 뽑기 시작해야 하고
농기계도 미리미리 수리를 해둬야 하고
여름 작물을 재배하려면 3월부터 밭을 정비하기 시작해야 하고
날씨가 추워서 미뤄뒀던 일들도 바빠지기 전에 해야 합니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면서 봄기운을 만끽하다보니
굳어졌던 몸과 마음도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많이 흐트러졌던 생활리듬을 조금씩 앞당기고 있고
제대로 하지 못했던 명상과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혼술 횟수는 조금 줄여야겠고
나눔 횟수는 조금 늘려야겠습니다.


특검은 강제종료됐고, 탄핵심판은 최종 판결을 남고두고 있습니다.
뜨거웠던 연말을 지나
정신없었던 겨울도 지났으니
3월에는 뭔가 변화가 생기겠지요.
그 변화가 다시 묻히지 않으려면
봄의 활력을 최대한 받아들여야 하겠네요.

 


(Paco de Lucia의 ‘Ru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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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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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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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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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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