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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과 권영길 ...

 

민주노동당 지지자인 내가 왜 문국현에게 표를 던졌을까?


사실 난 문국현에 대해 잘 모른다. 내가 문국현을 직접 본 것은 2005년 4월 광명시 평생학습원에서 두어시간 강의를 들은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난 권영길이 아닌 문국현을 선택했다.


당시 다보스에 다녀온 문국현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흔들었다.


빈곤극복, 양극화 없는 세계화, 기후변화 공동대처, 약자에 대한 교육기회


정말 놀라운 이야기들이었다. 세계 사람들은, 그리고 돈 있는 사람들도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날 흔들었다.


그리고 우리 노동현장에 대한 이야기도 날 놀라게했다.


당시 문국현은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입장을 이야기했다. 일 많이 하다보면 피로가 누적되고 피로가 누적되다보면 실수가 많아지고 실수가 많아지다보면 다치는 사람이 많아지고 다치는 사람이 많아지다보면 들어가는 돈이 늘어난다는 논리였다. 일은 나눠서 노동자들의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외환위기 당시 기도밖에 모르던 친구놈이 시위나간 자신의 아내를 대신해서 아이를 보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던 기억이 새롭다. 친구녀석은 은행에 다니던 자매와 잘 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은행이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해져버렸고 결국 그 은행은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문국현은 일자리에서 내 몰리는 사람들을 위해 한자리 더 만들어 일을 나눴고 결과적으로 노동자들 뿐 아니라 기업 자체도 성장했다고 말을 했다. 난 그래서 그가 좋았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 문국현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난 문국현이 나오지 않기를 바랬다. 나와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그냥 잠잠히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문국현을 망가트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침 민주노동당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최대 계파에서 권영길을 밀기도 했다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난 권영길보다 심상정이 되기를 바랬다. 사실 난 심삼정도 잘 모른다. 민주노동당에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들 중 심삼정이 그냥 마음에 들었다.


민주노동당은 권영길을 후보로 선택했다. 권영길이 나오면 본선에서 힘들텐데라는 생각이 날 흘들었고, 어떤 양반이 다른 정당에서 유행하던 여론조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말을 하는 소리에 마음을 굳혔다.


정당정치에서 당원들이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것은 옳지만 민주노동당처럼 열세인 당은 홍보차원에서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우리는 우리끼리 우리 식으로만 간다는 민주노동당의 생각에 정내미가 떨어졌다. 어찌보면 정말 난 충동적이다.


사실 난 허경영이 뭐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그저 이상한 사람 하나 나왔군 이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그가 주장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방송에서 공동경비구역에 대한 패러디가 날 당황하게 했다. 민주노동당에서 만들었던 힙합과는 격이 달랐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 민주노동당은 허경영에게서 배워야한다. 허경영이 사람들사이에 회자되는 것 자체가 우스게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다. 우스게다 하지만 아무나 회자되지 않는다. 허경영이니까 회자되는 거다.


사람들은 희망을 듣고 싶어한다. 우리도 잘 살 수 있다. 우리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명박과 허경영은 그렇게 말했지만 권영길이나 문국현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명박이나 허경영이 떠들어댄 이야기가 실현가능성이 있어 사람들이 그에게 표를 던졌나?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떠들어대지 않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문국현이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했지만 단일화에 끌려다니고 명박이 때리느라 가진표 다 깍아 먹었다.


권영길???


다른 사람 뒷모습을 보겠다고 했다면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삶이 아름답게 남았을텐데 그는 자신의 뒷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다가 3수생이라는 이름만 남겼다. 사람은 나설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실 권영길은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을 꺼다. 하지만 자신이 아니더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지금은 더 소중하다. 우왕좌왕하는 모습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내가 권영길에게 두 번의 표를 던진 것은 권영길을 대표로 내보낸 사람들이 더 많은 힘을 얻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지 결코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고 표를 던진 것이 아니었다.


총선이 다가온다.


이명박은 대운하를 시작으로 사방으로 불을 지르려 하는데 민주노동당이나 창조한국당은 집안 정리하기도 바쁘다. 민주노동당이나 창조한국당이나 난 먼저 집안 정리하고 우린 이렇게 살아갈 것이다라고 먼저 주장하는 편에 표를 던질 꺼다.


나? 난 투표 때문에 군대에서 외박까지 나왔던 사람이다. 이사를 가는 바람에 부대에서 주소를 확인할 수 없다고 나가서 확인하라고 해서 난 얼씨구나 외박을 나와 이사한 집을 찾았다. 그래서 난 군대에서도 투표를 했다.


난 왠만하면 투표장에 간다. 나 하나 투표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만 난 그렇게 간다. 정 찍을 사람 없으면 표에가 각게표를 하거나 모든 후보에게 도장을 골고루 찍어줄 망정 찍을 놈 없어 투표장에 안간다는 말은 안한다. 찍을 놈 없으면 나 찍을 놈 없다는 걸 투표장에서 보여주면 된다. 투표장 안가고 무효표 만드는 것보다 투표장 가서 무효표 만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여 어느 곳이든 먼저 집안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


난 아직까지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표를 던질지 고민 중이다. 정말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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