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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 방과 후 2월 14일(월)

현우가 왔다리 갔다리를 하자고 해서 9시 30분에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에 들어오자 시작하자는 걸 뒤로 미루니 편이라도 먼저 정하자고 야단이다. 아이들은 우제가 가지고 온 축구장 주변에 모여 축구를 한다. 필통 모양의 상자에 운동장 모양이 들어있다. 9시 30분이 돼서 아이들과 나갔다.


철이와 유담이는 강당에 남고 다른 아이들은 모두 운동장으로 모였다. 와리가리를 하다 보니 민수와 민서가 왔고, 홍지원도 오고 우제가 왔다. 몇 차례 미끄러져 넘어지는 아이들이 있어 그만 놀자고 하려니 모두가 한목소리다. 안 돼! 하는 수 없이 아이들과 공격 두 번 방어 두 번씩 하기로 하고 놀다가 약속대로 끝냈다.


철이와 유담, 홍지원, 민수가 삽을 들고 뭔가를 한다. 무슨 일을 하는가 보니 흙집 바닥을 삽으로 긁고 있다.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흙집은 상처가 많이 생길 뻔 했다. 아이들은 황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랬다고 하는데 일부러 황토를 가지고 와서 지은 집인데 그걸 손대다니.


아이들에게 비슷한 흙이 축구 골대 쪽에 있으니 그것을 가지고 놀라고 말을 했다. 철이가 아이들에게 한마디 한다. 가서 많이 가져와!


도영이와 단이는 2학년 교실에서 놀고, 다른 아이들은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논다. 현수가 동아리 전단지를 만든다고 종이를 달라고 한다. 영초와 뭔가 끄적 끄적하더니 종이접기 동아리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누구누구는 가입이 안 된단다.


현수와 영초의 동아리 광고를 본 다른 아이들이 자기들도 동아리를 만든다고 한다. 달라는 종이를 줬더니 또 뭐라 뭐라 적는다. 적은 내용을 보니 바둑 동아리다. 1학년 교실로 우르르 몰려가더니 바둑을 둔다.


영초는 심심하다고 내 주변을 떠나지 않더니 어느새 남자 아이들 속에서 뭔가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다투는 것 같더니 다시 어울려 논다. 무슨 일로 다투는가 보면 별 것도 아니다. 아이들도 자기 들이 왜 다퉜는지 잊어버리고 논다. 이런 점이 아이들과 어른의 차이가 아닐까?


1학년 교실 쪽에서 바둑이 끝날 쯤 2학년 교실에 있던 단, 도영이 장기판과 알을 가지고 간다. 너희들 놀은 건 너희들이 치워! 알았어~ 우리가 논 건 우리가 치우거든.


영초가 엄마가 전화번호를 알아가지고 오랬다고 적어 달랜다. 내가 불러 줄 테니 네가 적어! 영초가 깡통을 적는 동안 몇몇 녀석이 그걸 보더니 깡똥 이라 적어 깡똥!


간식을 먹자 야물이 도착해서 영초와 홍지원이 집으로 가고 시냇물이 도착해서 현수와 집으로 갔다. 세 아이가 빠진 자리가 훤하다. 2학년 교실에 있던 도영과 단이가 강당으로 들어온다. 대세는 강당이다. 한쪽 구석에서 단과 도영이가 알까기를 하고, 우제와 철이는 축구를 하고 유담이는 구경을 한다. 민수와 민서는 공룡을 만드니 철이가 공룡으로 붙고 현우가 축구로 붙는다. 준석이는 책을 들고 앉아 읽는다.


고슴도치가 도착해서 뿌까 뿌까가 올 때까지 있다가 학교 밖에 도착했다는 뿌까 뿌까의 연락을 받고 민수, 민서, 철이, 현우와 학교를 나간다.


우제는 와리가리를 하다가 넘어져 다친 다리를 접고 줄넘기를 한다. 다리를 디디면 아프다면 서도 다쳤다는 다리를 접고는 잘도 돌아다닌다. 오는 사람마다 한 마디씩 한다. 다리를 다쳤어요! 왜? 와리 가리를 하다가 다리를 삐었어요.


나나가 도착해서 도영, 단, 유담과 집으로 가려니 도영이가 책 한 권을 든다.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저녁에 운영위 회의가 있기 때문에 빨리 갔다 학교로 와야 한다는 나나의 말에 책을 모두 읽고 간단다.


우제는 할머니가 오셔서 데리고 갔고, 준석이는 엄마와 함께 집으로 갔다. 이렇게 12명의 아이들과 놀다보니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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