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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25
- 졸립다...
깡통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한 동안 난 세상의 모든 것을 다는 몰라도...
그래도 어느 정도 아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내가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누군가 부부 관계에 대해 물어볼 땐 이야기 해 줄 꺼리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 아마 한동안은 없을 것 같다.
나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던 아내에 대해서도
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아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다들 초를 들고 거리로 나갈 때...
난 혼란에 빠졌다. 그리고 그 혼란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아내가 근무하는 산 어린이 학교에서 아이들이 물었다.
별명이 뭐예요?
별명???
나름 이름은 몇개 있다.
날자... 자유로... 서부터 아침안개까지...
그런데 막상 아이들에게...
내 별명을 뭐라고 불러 달라고 해야 좋을지 고민해봤다.
그러다 그냥 자유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
궁더쿵에 왔더니 이름을 져야 한단다.
어떤 별명이 좋을까?
그냥 나루? 나루터? 장터? 그냥 터?
그런데 생각해보니 난 깡통이었다.
빈 소리만 요란한 깡통...
그래서 그냥 깡통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아내 마음 조차 헤아리지 못한 깡통...
세상을 어찌 봐야 좋을지 모르는 깡통...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라 방황하는 깡통...
물론 이 부분은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그런데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한다.
깡통이라는 이름이 아이들이 듣기에는 좋은가 보다.
결국 아내는 산 어린이학교에서도 깡통이라 날 부른다.
가끔 궁더쿵에서는 땅콩이라고 부르는 녀석들이 있기는 하지만...
깡통이라는 이름이 정겹다.
깡통이라 불리는 것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