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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독 오른 MBC

 

MBC 뉴스데스크 보다가 욕 튀어 나왔다.

 

 

['미드'가 몰려온다]는 타이틀의 뉴스는 이렇게 시작했다.

 

"최근 CSI 같은 미국 드라마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습니다. 엄청난 제작비에 구성도 탄탄한 이른바 미드 공세에 맞설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끝났다.

 

"이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원확보가 급선뭅니다. 방송위원회가 신문협회 등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간광고 재도입을 결정한 것은 이 같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이 가증스러운 뉴스는 결국 미국 드라마에 대항하기 위해서 공중파 중간광고를 확대하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이게 공영방송이냐? 돈 독 오른 민영방송이지!

 

 

이 뉴스에 따르면 '프리즌 브레이크'는 편당 30억 원, CSI는 15~20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단다. 한국 드라마는 흥행작들이 1억 원 안팎이라면서도 '태왕사신기'는 18억 원을 퍼 부었단다.

 

솔직히 말해서 '태왕사신기'를 편당 30억 들여서 만들었다면 아마도 전투 씬, 부대 이동 씬에서 말대가리 수나 왕창 늘렸을 것이다. 한국처럼 스탭 피 빨아가면서 만드는 영화/드라마가, 사전 제작 방식으로 편당 18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같은 '태왕사신기' 수준이라면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제대로 못 써서, 내용이 후져서 미드에 밀린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

 

한국 영상컨텐츠 중에서 영화가 미국 헐리우드에 돈 때문에 밀린다는 설명은 이해가 간다. 그래서 스크린 쿼터에 목숨 거는 심정도 알 만하다. 그런데, 한국 공중파 TV 드라마가 미국에 밀리는 건 돈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물론 한미FTA와 연계된 방송쿼터 문제도 있고 해서 미국드라마에 더 많은 시장을 빼앗길 우려는 있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사들이 기획하는 TV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쟁할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들인 돈만큼만이라도 잘 만들면 된다.

 

요즘 별일 없으면 '태왕사신기' 본방 사수하고 있는데 이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감도 떨어지고 등장인물들 간의 감정의 고리들이 참으로 어설퍼서 재미가 슬슬 사라지고 있다. 이게 돈 때문이냐? 돈을 더 갖다 주고 이 드라마를 찍게 했어도  제작진들이 돈을 어디다 써야 할 지 몰라서 말대가리 수나 늘렸을 것이다.

 

 

MBC는 언제부턴가 아주 저질스런 뉴스를 송출하고 있는데, 중간광고가 방송컨텐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다는 이 따위 뉴스가 이에 해당한다. 광고가 는다는 것은 그 방송이 점점 더 기업에, 자본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고, 의존하는 만큼 공공성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MBC는 그저 돈 쳐 벌어서 자본에 개가 되고 싶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런 XX!

 

하여튼 공중파 방송들을 죄다 KBS로 통폐합하고 수신료 올려야 한다니까! 방송위원회도 독립기구 권한 빼앗고. 이래야 공중파 방송들에 대한 공적 통제가 가능해져서 돈 독 오른 개소리를 안 지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