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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셀 수도 없는 사람들이 사진기 목에 걸고 들락거리는 북촌엘 다녀왔다. 불과 한두 시간 동안에도 일본관광객 여러 무리를 마주칠 정도로 관광 명소인 한옥촌이라지만 닫힌 문과 높은 담벼락 덕에 한옥 구경은 못하고 기와 밖에 볼 게 없는 동네이다. 그런데도 사진 좀 찍는다 싶으면 한 번은 가야 하는 코스인 게 좀 이상하다.

 

어쨌든 이 동네 한옥의 매력은 별로이니 삼청동에서 시작해서 재동까지 내려오는 사이에 그림자를 찍었다. 겨울이라 해가 높지 않고 구름까지 살짝만 껴 주시니 사진 찍기 딱이다. 이런 소재도 한참 전에나 유행했을 법하지만 생각해 보니 찍어본 적이 없었다. 나름 부담 없는 소재였는데, 사진 찍을 때마다 불편하게 구는 남의 것 몰래 훔치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