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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1/25
    이제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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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4/11/24
    [기고] 세상 돌아가는 것 좀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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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4/11/23
    <지저분한 일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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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왔다.

11월 24일 민주노동당에서는 인사가 있었다.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부임되었다.

 

윤영상 부의장은 전 평화군축운동본부장을 역임했고

정책위원으로도 활동을 한 사람이다.

마산의 주대환 위원장을 중앙정치의 정책위 의장으로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주의장을 두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10년만의 복권'을 이루는 데 기여했던 것이다.

 

지난 6월, 의장이 선출된 초기에는

당헌에 따라 새롭게 구성해야 할 정책위 조직체계와 운영, 사업에 대한 구상을

주의장과 나누었던 사람이다.

기존의 정책위원회 상근 멤버들과도 이런 구상을 나누기도 했다.

 

나는 6월에 윤영상 부의장에게 요구한 바가 있다.

정책위에서 자리를 잡으라고. 어떤 자리든.

윤영상 부의장은 내게는 두 가지 이유로 정책위에서 자리를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나는, 자기 일신 상의 이유였다. 먹고 사는 문제를 포함해서 자기 개인의 계획이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측근을 데려오는 모양새가 주의장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주의장을 깊이 배려했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선출직이다.

선출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구상대로 2년을 책임지겠다는 뜻이고,

자기와 뜻이 맞는 몇몇을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자리를 뜰 때 함께 나가면 된다.

이를 두고 보통 '정무직'이라고 한다.

 

그때, 윤영상 부의장이 정책위 '정무직'으로서 주의장과 호흡을 맞추리라고 기대했었지만 좌절되었다.

좌절은 여름에 한 번 더 있었다.

어느날 주의장이 소위 정책위 기존 상근자들을 모았다. 그자리에 이실장은 없었다.

윤영상을 부의장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고 했다.

그자리에서 이를 두고 우려를 표한 사람을 없었다.

다만, 역할을 잘 주자고만 덧붙였다.

나는 장난삼아 거한 식사 한번 사주시면 아무소리 안하겠다고 했다.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별 눈치없는 나는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왜 아무말 없지? 거한 식사값을 댈 자금이 없으신감?

시간이 좀 지난 후 알게 되었는데,

정책위의 터줏대감 이실장이 반대 혹은 그 비스무레한 의견을 주의장에게 던졌단다.

그래서 좌절되었단다.

이실장은 반대 한 적 없단다. 약간 고려해야 할 게 있다고 했을 뿐.

 

그리고 시간은 지나갔다.

정책위 기능이 원만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정책기획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정책기획력을 올리기 위해 정책위의 여러 사람들이 고생 좀 했다.

고생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차츰 기획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고생한 사람들이 윤영상을 부의장으로 데려오자고 의견을 모았다.

간언으로 주의장의 의지도 확인했고 이실장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문제가 생겼다.

윤영상 아찌가 안오겠다고 버티더란다.

난 문득, 어차피 올거면서 퉁기기는... 생각이 들었다.

김실장의 노력으로 윤영상 아찌는 부의장을 수락했다.

김실장의 노력이란, 윤영상의 의지를 돌린 게 아니라본다.

윤영상을 달랜 노력이다.

 

그래서, 결국 5개월 전에 왔어야 할 사람이 이제야 왔다.

 

 

 

[기고] 세상 돌아가는 것 좀 읽으시라!

<월간 네트워커 칼럼 기고문 - 0411122>

 

 

세상 돌아가는 것 좀 읽으시라!

 


이런저런 일도 많고 참으로 시끄럽다. 세상이 시끄럽다는 건 그만큼 역동적인 사회란 뜻이겠지만 시끌벅적 다툰 결과가 우리 사회에 유익하다면야 모든 걸 견디고 이해하겠지만, 우리 귀를 자극하는 소란한 사태 중 여럿은 별 도움도 못되는 싸움이라는 게 문제다.


지난 11월 12일 정보통신부는 KT, 하나로텔레콤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게 31개 '친북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도록 명령했다. 정부가 또 사고쳤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는 불법통신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에 차단한 31개 사이트가 제53조 제1항 8호인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에 해당한다며 정통부 장관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차단 명령을 내린 것이다. 배경에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요청이 있었다.


정부의 '친북사이트' 접속 차단은, 표현의 자유·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측면에서, 국가보안법은 사문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인터넷 사이트 접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등등,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처분이다. 그런데, 그 '친북사이트'들은 예전부터 운영되고 있었고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필요와 선호로 '애용'해 왔던 사이트들이었는데, 하필 지금 그런 명령을 내렸을까? 그것도 '대규모'로.


정부는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법률도 만들고 투자도 안내하고 무역도 허하고 관광도 부추긴다. 북한방송을 보여주는 것도 안 말린다. 실컷 그래놓고선 이번엔 '친북사이트'라며 31개를 골라서 차단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저작은 웬만한 서점과 도서관에서 다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사회가 사회주의 국가가 되진 않았다. 마찬가지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저작이 서점과 도서관, 인터넷 사이트에서 다 볼 수 있다고 해서 한국사회가 북한의 이념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 사회의 권력은, 허용해서는 안 될 목록은 차츰 줄이면서도 유독 북한과 관련한 목록을 줄이는 데는 신경을 곤두세운다. 북한, 혹은 북한의 주장이 이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이번 정신분열적 조치는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로 수구세력과 자유주의 세력이 쌈박질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국가보안법은 반공규율을 상징함과 동시에 수구세력의 존재 징표이다. 그 때문에 거대여당은 자기들의 존재 근거를 잃지 않으려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사라진다는 것은 87년에 이루지 못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며 새로운 합리적 보수주의의 출현을 강제하는 것일 뿐이다.


우스운 건, '친북사이트'야 아무리 막아도 볼 사람은 다 볼 터인데, 우리를 위하는 척하면서 수구세력의 준동에 부응하여 이들 사이트를 차단하는 정부의 작태다.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여당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정부조직이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친북사이트'를 차단했겠냐마는, 대통령과 여당의 무능함을 조롱하기보다는, 오늘은 정부조직을 야단쳐야겠다. 세상 돌아가는 것 좀 읽으시라. 공익과 정의를 위해 일한다는 정부가 '사고'를 칠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이젠 제발 시대에 뒤떨어진 거 말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머리 맞대고 지혜를 나누고 싶다. 누구랑? 정부랑!

 

 

<지저분한 일기>에 대하여

 

나는 4년 넘게 민주노동당 중앙당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원래부터 생겨먹은 게 '정치'는 체질이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긴 시간 여기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뭘까.

 

나름대로 고상하고 원대한 사연도 있겠지만,

(블로그 이름도 이름인 만큼) 꼭 소개하고픈 이유는

"버티기 한판"을 해야겠다는 오기가 들끓는다는 것이다.

 

<지저분한 일기>에는 나로 하여금 '열받게' 만든 일들을 쌓아둘까 한다.

아마도, 진짜 쪽팔려서, 스스로 검열로 빼버리는 사연도 많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