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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6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9)
    말걸기
  2. 2006/07/25
    제대로 바보가 되다(2)
    말걸기
  3. 2006/07/22
    심신이 피로해...(10)
    말걸기
  4. 2006/07/15
    여기는 울란바타르(7)
    말걸기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

 

'대한민국 여권'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인 이 여권 소지인이 아무 지장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

  

세계 어느 동네를 가든 대한민국 국민이 살고 있고, 이 나라 무역규모 랭킹이 상당해서 이에 뒤지는 유럽국가들도 한바가지고, 이 나라의 주인 기업인 SAMSUNG의 상품 광고는 어느 나라 촌구석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정도면 잘 나가는 나라인 것 같긴 한데... 하필이면 이 나라 외교통상부장관은, '통상'적인 말로 'X도 아닌 듯'하다.

 

최근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이 발행한 여권 들고 몇 나라 돌아봤는데 '편의'나 '보호'를 베풀어 준 '관계자'는 없었다. 삥 뜯을 태세로 덤비거나 무례하기 그지없는 '관계자'만 줄창 만나고 왔다. 해당 나라의 '관계자'가 유독 예의 없는 족속일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기도 한데, 위 문구를 보고서도 여행객에게 아무렇게 대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게 확실하다. 이유야 어떻든.

 

 

23일(화) MBC PD수첩에서는 지난 4월에 피랍된 동원호를 취재한 내용을 방영했다. 말걸기가 확실히 세상일에 관심이 없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말걸기는 동원호가 이미, 벌써, 일찌감치 풀려난 줄 알고 있었다. 뉴스마다, 협상이 어렵기는 하나 잘 진행되고 있다는 외교통상부의 발표를 전해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쟁지역 전문취재 프리래서인 김영미PD가 피랍된 동원호를 찾아나서는 첫 장면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4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란 건 '일개 PD가'(이 표현은 외교통상부가 PD수첩에 보낸 방영 방해 공문의 표현이다), 소말리아의 해적과 협상을 해서 그들이 납치한 배 위에서 버젓이 카메라 들고 사흘씩이나 돌아댕기며 별것 다 촬영했다는 점이다.

 

외교통상부는 소말리아가 분쟁지역이라 위험해서 현지에 가서 협상할 수는 없다고 하던데 김PD는 어떻게 찾아가서 직접 협상을 했지? 외교통상부는 해적과 대화할 수 없다면서 회사가 협상하라고 했던 모양인데 회사가 외교하는 곳도 아니고 무슨 재주로 대한민국 밖의 국가권력의 도움을 받아? 소말리아로 보자면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 지역별로 각 세력이 분할하고 있는 나라. 그 와중에 작은 지역을 해적이 '다스리고(?)' 있는데, 소말리아 과도정부에게 문제 해결해 달라고 한 들 무슨 소용? 회사도 용기는 없던지 아랍에미리트에서 전화와 팩스로 협상을 하고 있더군.

 

해적두목 왈. 이 나라 저 나라 배 많이도 나포했었는데 돈 받고 다 풀어줬다. 동원호만 남았다. 또, 동원호의 17명의 외국인 선원 중 3명은 조선족인데, 중국정부는 이 셋을 빼내기 위해 해적과 접촉을 했었다는군. 해적이 선원 모두를 한 번에 풀어줄거라고 해서 무산되기는 했으나.

 

어쨌든 대한민국 외교통상부는 해적을 상대 못할 만큼 고귀한 존재시니, 해적이나 테러집단에게 붙잡힌 대한민국 국민은 장기간 억류될 운명이니 절대 잡히지 말지어다. 이미 잡혔다면? 운명이라니까. 외교통상부가 그러잖아!

 

 

대한민국 국민들이 여권들고 외국에 나가 봐야 푸대접 받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추잡한 대한민국 관광객, 혹은 오만한 차별주의자인 현지인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저들의 외교통상부는 저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군기지 반환 협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의 나라 군대를 위해 일을 하는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인데 그 부처의 수장인 장관직인 찍힌 여권에 누가 대접이나 하겠나.

 

자기네 식구는 4개월 가까이 황당한, 그리고 무지무지 위태로운 억류 생활을 해도 주둥아리로만 협상 잘 되고 있다고 뻥치는 외교통상부장관, 미군기지 반환 협상도 알고 봤더니 거짓말로 사기쳤던 외교통상부장관이, 지금은 UN사무총장 예비투표에서 1등 먹었다고 좋아하고 있다네.

 

 

그 새끼 얼굴만 봐도 역겨워, 씨발!

 

 

제대로 바보가 되다

 

말걸기가 요즘 바보가 된 건 사실이지만, '제대로 바보'가 된 건 말걸기가 아니라 말걸기의 컴퓨터이다. 울란바타르에서 전화했을 때 파란꼬리가 컴이 이상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별 것 아니겠지 했다. 근데 태국까지 다녀와서 살펴보니 제대로 바보가 되었다.

 

뭐, 컴퓨터라는 게 제대로 바보가 되어봤자이긴 하다. 하드디스크에 있는 데이터만 멀쩡하면 된다. 부품이야 갈아치우면 끝이니까.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제대로 바보가 된 부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돈이 많이든다는 점. 또 하나는 진단과 진단에 따른 대책을 세우려면 발품과 시간을 들어야 하다는 점.

 

두 가지 모두 말걸기에게는 꽤나 큰 어려움이다. 일단 돈이 별로 없다. 발품 들이는 건 귀찮은 일이지 어려움은 없다. 다만 시간이 압박이다. 다음 주 금요일 일본으로 날라가기 전에 시베리아-몽골 사진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루어두면 절대 정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돈이 있어야 컴을 고치는데 그 돈은, 컴으로 작업을 해야 생기니 말이다.

 

이것 참. 내일부터는 비가 쏟아진다하니 이 비가 그칠 때까지는 컴 들쳐업고 어디 가기도 힘들텐데... 이번주가 다 지나서야 컴 데리고 병원에 갈 수 있다니. 돈 벌긴 글렀네.

 

 

이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컴은 파란꼬리의 컴인데, 이 컴으로는 결코 이미지 보정이 불가하다. 비디오카드도 후졌고. 인터넷 하기조차도 좀 버겁다. 이미지 많이 뜨는 사이트에만 가면 겔겔겔. 파란꼬리가 말걸기에게 선물을 주겠다면 단연 1위! 그대 컴 좀 업그레이드 해주삼.

 

 

심신이 피로해...

 

24일 동안 여행 다녀왔더니 피곤하다.

이렇게 긴 여행은 처음이라 컨디션 조절하는 게 젤루 힘들더라.

울란바타르에서 인천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도착하자마자 하루만에 5일짜리 태국 여행을 가야한다니 힘이 쭈욱 빠졌었다.

 

"울란바타르에서 서울 경유해서 방콕 간다고 생각해라."

"차라리 그게 낫겠군."

 

 

잠을 많이 잤더니, 지금은 시공간에 대한 감이 둔하다.

오늘이 22일(토)이니 어제 오전에 태국에서 돌아온 게 맞다.

어제 오후 내내 잠을 잤고, 저녁 먹은 후에 또 밤새 잤다.

오늘도 늦은 시간에 일어나 아침을 먹었고 잠시 졸 듯하다 이제야 점심을 먹었다.

그래도 더 쉬고 싶다.

 

 

2주 후에는 일본에 간다. 일주일쯤.

이 여행은 방문이 목적이다. 가장 맘편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어쨌든 일본에 가기 전에 할 일이 많다.

D200에 가득한 먼지를 제거해야 하고,

시베리아-몽골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보정해야 한다.

그 전에 바보가 된 내 컴퓨터를 고쳐야 한다.

아무래도 집 청소와 정리도 해야 할테고,

어디다 맡겨 놓은 짐도 집에 들고와 정돈해야 한다.

2주만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하다.

 

 

20GB 가량의 사진을 찍어왔는데, 의외로 사진이 이쁘지가 않다.

먼지도 많이 껴 있어서 더 그렇다. 좀 실망이긴하다.

이걸 극복하려면 '보정'만이 살길인데 그건 내가 좀 약하다.

 

시베리아의 두 도시와 몽골에서 만난 인연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도시와 나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슬프기도 하고 분노하게 만드는 이야기들도 있다.

걱정과 우려, 연대감을 솟게하는 말도 들었다.

흥미롭고 재미나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듣고 생각하게 만든 거리들이 많아 글로도 풀고 싶다.

사진과 잘 어울리지는 않겠지만 적절히 조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 시베리아-몽골 여행은 나만의 비밀스런 목적이 있었는데 그건 아무도 모른다.

아직 그 목적의 일이 끝나지 않아서 밝힐 수는 없는데,

그 목적과 관련한 나의 사정에 도움이 된 분들이 몇 있다.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그 분들에게 특별한 감사 선물, 누추해도 준비해야 할 듯하다.

비밀스런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이유는

'Special Thanks Gift'을 받게 되는 분들이 알게 해야 할 듯해서.

일일이 설명하기도 그렇고.

 

 

그리고, 세상에 대한 감도 사라졌다.

FTA 문제는 잘 풀리고 있는건지, 포스코건은 또 뭐인지, 물난리는 어떻고.

이왕 잘 모르겠는 문제가 널린 김에 내 사정이나 챙기며 살아볼까나.

 

 

놀아도 노는 게 아닌 생활이네...

 

 

여기는 울란바타르

 

휴업 중인데 찾아주신 분들이 꽤 많이 계신 듯.

부러워서 어쩌려구 그리 많이도 찾았을까... ㅋㅋㅋ

 

 

여기는 울란바타르 시내 모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가 첨이라 좀 어색하기는 하나, 이미 적응했음.

벌써 이곳에서 세 밤을 지냈으니...

 

 

지난 달 28일에 '초록도시' 하바로프스크로 떠날 때와는 다른 말걸기가 된 듯.

일단 얼굴과 팔과 다리가 시커멓게 탔고, 살도 좀 빠졌기 때문.

무엇보다 몸이 지쳐서 이 시간까지 게스트하우스에서 빈둥대고 있음.

어제 맥주도 1리터'나' 먹었으니 더 그렇겠지.

'다른 말걸기'라는 말에는 '철학적' 혹은 '성찰적' 의미는 전혀 없음.

말걸기는 '여행을 통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그런 인간 아님.

 

 

말걸기의 '기대'와 주변분들의 '성원'답게 여행 전 별별 꼬라지들은 '액땜'이었던 듯.

아직 하루가 더 남긴 하였으나 '억세게 운 좋은' 여행임.

하바로프스크에서 우연히 만난 쏘샤와,

이르쿠츠크-바이칼의 가이드 김명희-김수진 자매와,

이곳 몽골의 가이드 툭스씨를 만난 것.

진짜 둘도 없는 여행의 행운!

이들의 앞날에는 영원한 복이 자리잡길 기원함.

(죽어서도 복이 지속된다면 불운인가?)

 

물론 억세게 운이 좋긴 하나 여행 중 세 번의 액땜이 있긴 했음.

한번은 무지무지 화가 나서... 집으로 가버릴까도 싶었으나 인내하길 잘 했음.

(물론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무슨 재주로 비행기표 사겠나...)

 

 

러시아, 최소한 시베리아와 몽골은 너무나 아름다운 고장임.

아름다워서 눈물이 다 남. 과장이란 조금도 없는 표현임.

진짜루 몽골 초원의 나즈막한 산 위에 혼자 올라 눈물 뚝뚝 흘렸음.

바이칼 앞에서는 왠지 '시선' 땜에 눈물은 흘리지 못했으나 가슴 터지는 줄 알았음.

'초록도시' 하바로프스크에서 하룻밤밖에 지내지 못한 건 아쉬움이 큼.

아무르강의 석양도 아름다움.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행자의 짧은 스침이지만

시베리아와 몽골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있거나 계속 상처를 받고 있어 안타까움이 그지없음.

그리고, 관광객 중 예의도 없는 씹쌔들 땜에 무지 열받은 적도 있었음.

이르쿠츠크에서 울란바타르로 오는 열차 안에서의 국경 통과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음.

 

 

여행 중 있었던 얘기 다 털어놓으려면...

(아냐 다 털어놓겠다고 큰소리치면 안돼!)

 

뭐, 나중에 할 말 있으면 여기다 올려놓겠음.

그리고 사진이 걱정임. 20기가 정도 찍었는데 건질만 한 게 얼마나 있을지...

그나저나 사진기 안에 먼지가 꽉 껴서 대부분의 사진이 점박이가 되었음.

이거 보정이나 할 수 있을까 싶음.

 

에이, 몰라몰라, 어떻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