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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11/07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07/31
    나는 왜
    말걸기
  2. 2011/07/07
    마약(2)
    말걸기

나는 왜

 

말걸기는 왜 재능도 없는 일을 하게 될까?

돈 버는 일마다 재능과는 거리가 멀다.

 

"하고 싶은 일=잘 하는 일=해야 하는 일"이라면 행복할 테고,

이 중 둘만 겹쳐도 괜찮을 텐데...

 

딱 하나, 그것도 "해야 하는 일"이 걸리면...

"그게 인생이지."가 된다.

 

맞아, 말걸기는 인생을 살고 있는 거야...

마약

 

고통에는 소리도 없이 찾아오는 병이 있는가 하면 찾아오자마자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도록 만드는, 겉만 요란한 병이 있다. 물론 심각하게 잘못될 수도 있긴 하지만 이 나라의 의료 서비스의 수준으로는 별일이 아니도록 만들 수 있는 그런 병이 찾아왔다.

 

지난 주에 죽을 듯 아파서 생전 처음으로 119 불렀다. 어찌나 아프던지 구급차 오기 전에 11층에서 뛰어내릴 뻔했다. 그 몇 일 전부터 통증이 있었다. 아주 잠깐씩 아프다 말아서 속이 불편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 신경도 둔해졌는지 배가 아픈건지 어디가 아픈건지 분간도 못한 것이다.

 

결국 응급실에서 통증의 정체는 탄로가 났고 의사의 처방 첫 마디는 황당했다. "일주일만 기다립시다." 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은 어쩌라구? 의사는 그런 표정을 기다렸다는듯이 능숙하게 대답했다. "진통제 센 걸로 처방해 드릴게요."

 

진통제는 세 종류였는데 그 중 하나는 Tridol이라는 약이었다. 약 설명에 '습관성'이란 말이 있다. 마약인가? 중증 통증에 사용하는 진통제이다. 뛰어내릴 뻔한 그 통증은 산통에 버금가는 수준이란다. 애 낳기 직전의 엄마들은 이런 고통을 몇 시간씩? 5분도 죽을 것 같던데... 어쨌든 그 정도니 이런 약 쓸 수밖에 없나 보다. 외국에서는 마약으로 분류하기도 한단다.

 

이 마약 아닌 마약은 통증에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아프긴 아픈데 아프다는 것만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통증을 뚝 떨어뜨렸다. 그런데 문제는 진통제 3종 세트를 먹었더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머리가 안 돌아간다. 머엉한 상태가 지속된다. 이때 든 생각은,

 

"마약하는 얘들은 이해할 수가 없구나!"

 

모든 마약이 이렇지는 않겠지만 멍한 상태가 즐겁다면 모를까 어찌 이런 걸 즐길 수가 있을까 싶었다.

 

이제 통증은 가라앉아서 진통제를 끊었다. 그랬더니 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Tridol 금단현상이다. 온 몸에 열이 나는 듯하다. 그런데 체온은 37.0도에 불과하다 응급실에 전화 걸었더니 37.2도까지는 정상체온이란다. 손바닥과 발바닥에서 열풍이 쏟아지는데 머리도 어지럽고 장난이 아니다. 누워도 괴롭고 서 있어도 괴롭다. 이때 든 생각은,

 

"마약하는 얘들이 이해가 간다. 진통제 좀 남았는데 마저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