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기억하는 사람들' 명절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문구에서

 

나는 언제나 결심을 읽는다.

 

혼자일 결심

 

 

나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결심

 

누구나 즐거울 때 혼자 분노하고 슬퍼할 결심

 

 

 

나를 애도할 결심

 

 

 

누군가를 허겁지겁 찾아 외로움을 달랠 결심

 

 빈 거리에서 애써 한가로움을 가장할 결심

 

 어머니의 전화에 냉담하게 대답할 결심

 

누구에게도 필요없는 존재로서도 당당할 나이면 좋겠다는 결심

 

그런 결심을 다진다.

 

추잡한 비밀들이 음식 쓰레기 마냥  

집 밖으로 버려지는 걸 목도하면서

 

의미도 없는 웃음과 말을 나누기에

 

나는 너무 명백하게 살아 있다고..말하고 싶은 것일까

 

 

이런 날

 

신공에 뛰쳐나와 끝없는 구역질로

 

외로움과 배고픔에 치떨어야 하는 그녀는 나는

 

이 기념일이 끝날 거라는 희망으로 위안한다.

 

 

 

 

당신들의 말하는 화목함, 단란함은

 

나에게 얼마나 구역질 하는 평화란 말이냐

 

얼마나 치떨리도록 고통스러운 분노의 날이란 말이냐

 

 

오늘의 해가 지고 나는 그녀와 함께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하며

 

다 끝나가는 명절을 축하해야겠다.

 

나와 그녀가 멀쩡하게 살아 있었던 오늘 하루를.....기념해야 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