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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이만큼 가까이'를 보았고
중학생 동창들과 스키장에 다녀온 하늘로부터
좋았던 기억에 대해서 많이 들었다.
그래서 꾼 꿈인 듯.
하늘의 친구들만큼이나
'이만큼 가까이'의 주인공들은 친밀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도 오래오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없는, 그래서 부러운 관계들.
물론 차이는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파주, 하늘과 그의 친구들은 강화
그리고 현실의 하늘은 행복했는데
'이만큼 가까이'의 주인공들은 비극적 사건을 겪는다.
그래서인지 꿈이 무척 쓸쓸했다.
나는 어딘가를 가고 있었다.
숲길이었는데 옆에는 얕은 시내 물이 흐르고 있었다.
길을 걷던 나는 어느 순간 물 속을 걷고 있었다.
가을산처럼 나무들은 색색의 잎들을 달고 있었고
시냇물에는 그 색색의 잎들이 가라앉아있거나 혹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 또래로 보이는 누군가의 시신이 얼굴을 반쯤 내민 채 잠겨있었다.
꿈 속 나는 무서워하지는 않고
슬퍼하며 울며 말없이 첨벙첨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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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났는데 폰이 없었다.
폰을 어디 뒀나 생각하다가 차에 가보니 거기 있었다.
전날 배터리가 얼마 안남아있었기 때문에 폰은 꺼져있었다.
폰을 충전시키고 자동으로 켜지는 게 아니라서 한참 후에 폰을 켰더니
K사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문자가 와있었다.
문자를 받은 게 10시 31분인지, 폰이 켜진 게 10시 31분인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 놀라서 문자를 보낸 H에게 전화를 했다.
수요일에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토요일 새벽에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그 후로 쭉 헛헛한 마음이다.
인연이 이렇게 간단히 끝날 줄 몰랐기에 일상이었던 K사마와의 기억을
더 잊기 전에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냥 아직도 꿈 속인 것만 같다.........
내 오랜 동료들이
한 명씩 사라져버린다.
아무리 후하게 쳐봐도 다섯 손가락을 못 채우는 내 아까운 동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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