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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15년 10월 7일 이후의 몸에 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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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26
    강습 기록 그리고 기타
    하루

강습 기록 그리고 기타

1. 강습 6일차

오랜만에 수영강습.

다른 초급자 1인이 안나왔다.

초급 레인에서 갈 땐 자유형 발차기를 하고 

돌아올 땐 배영 발차기를.

 

우측통행을 해야하는데

배영 발차기를 하면

가로질러서 다른 사람과 부딪친다.

그거 신경쓰느라 조금만 가면 

다시 물에 잠겼다 올라오고 하다보니

별로 연습도 못하고 시간만 갔다.

 

초급레인에 있는 다른 한 사람은

강습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다던데

늘 그렇게 초급레인에 머무는 분인 것같다.

 

강습이 끝나고 집이 어디냐고 물어오셔서

가톨릭대학교 앞이라고 말씀드리니

자신은 인삼센터에서 일한다고

버스타고 간다고 하셨다.

 

그냥 물어오신 게 아닌 듯해서

“그럼 갈 때 같이 가실래요?” 물었더니

반가워하며 그래주면 고맙겠다 하셨다.

그래서 같이 가다가 내려드렸다.

길이 원래 가는 길은 아닌 듯.

 

몰랐는데 좀 돌아가는 것같았다.

뭐 그렇지만!

 

예전에 <콩 세 알>이라는 잡지에

기고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박민규가 나와 나란히~!!

 

그 때 박민규 에세이의 내용이 그거였다.

어린 시절, 자주 차를 얻어탔다.

어른이 되어 차를 가지고 다니다보니

누군가를 태워야할 때가 자주 있는데

대부분 조금씩 돌아가야하는 길이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나는 안다.

어린 시절 나를 태워줬던 그들도 그랬으리라는 것을.

 

나와 박민규의 글이 실렸던 잡지는

아마도 아름다운 재단 기관지였던 것같다.

원고료도 없었고

나를 부르길래 웬일인가 하고 갔더니

자기들이 새로 사업 시작하는데 

아이디어를 좀 달라고 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는데

나를 한참 기다리게 한 후에

“내가 쓴 글 잘 봤다. 거기에 대해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라고 해서 나는 열심히 이야기를 들려줬다.

 

내가 썼던 글은 임대아파트 아이들과 함께 했던

미디어교육에 대한 것이었다.

아름다운 재단에서 나를 불러서 간 건

혹시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나 해서였는데

지원은 못 받았고

아이디어만 열심히 제공하고 돌아왔다.

약간 속이 상했지만

그래도 꼭 내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재단이 임대아파트 아이들에게

뭔가 도움되는 사업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책을 나중에 받았다.

박민규의 글과 내 글이 나란히 있어서 기뻤다는 거.

뭐 그렇게 좋은 일로 기억해야지.

 

어쨌든 인삼센터 아주머니를 태워드린 후

작업실로 돌아오면서 박민규생각을 함.

이런 게 나눔이라는 거.

뭐 그런 거.

 

아주머니는 말씀하시길

딴 사람들 차도 타긴 했는데 불편했다고 하셨다.

며칠 전 혼유사건으로 차 안에 기름냄새가 진동을 해서

나는 변명 겸 해명 겸

왜 이렇게 기름냄새가 많이 나는가에 대해서

며칠 전 혼유사건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아주머니는 아주 즐거워하며 내리셨다.

아주머니의 불편함의 정체가 뭔지 조금은 알 것같다.

1년 넘게 다닌 아주머니도

“여기 분들은 아주 오래 다닌 분들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나의 다른반 초급반 동료에 대해

“그 젊은 엄마는 엄청 잘해”라고 하셔서

학생인 것같다고, 아주 잘하죠,

라고 대답하면서 깨달은 사실.

아주머니는 내가 못하니까 나랑 친해지고 싶은 거.

 

초급반 다른 1인은 진도가 빨라서

배영 손동작까지 했다 한다.

선생님은 내게 배영 손동작을 알려주진 않으셨다.

그냥 자유형 발차기를 열심히 하라고 하심.

공식적으로 나의 속도를 인정해주신 듯해서

안심 그리고 약간 서운.

아주머니랑 같이 계속 초급 레인에서 있으면 될 듯.

 

2.강습7일차

학생들 졸업작품 상영이 코앞이라

최종본 프리뷰하고 코멘트하느라 좀 늦음.

회원카드도 안 가져와서

사정사정해서 임시로 락커를 배정받았는데

가보니 다른 사람 신발이 있었다.

다시 올라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다른 락커를 배정받고….

안그래도 늦었는데 그러느라 더늦어서

수영장에 들어갔더니 다들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 날도 역시 갈 땐 자유형 발차기

올 땐 배영 발차기.

 

연세가 많으신 분이 지켜보다가

발차기를 좀 더 힘차게 하라고 하셨다.

한 번 갔더니

또 지켜보시다가

발차기는 나아졌는데

머리가 자꾸 움직여서 방향이 틀어진다고 하셨다.

천장에 줄이 있으니 그것만 보라고 하셨다.

근데 이상하게도 나한텐 천장의 동그라미밖에 안보임….ㅠㅠ

 

그렇게 왔다갔다 하다가 강습 끝.

샤워중에 아까 그 연세많으신 분을 만나서

수영 오래하셨냐고 여쭤봤더니

20년이 넘었다고.

마송으로 다니다가 여기가 생긴 후엔 여기로 옮겼다고.

여기가 언제 생겼어요?? 여쭸더니 2년됐다 하신다.

 

못하니 좋은 점이 많음.

오늘도 인삼센터까지 중급반 아주머니와 같이 갔는데

장사가 잘 안된다는 이야기,

그나마 수영장에 오니 웃는다는 얘기를 하셨다.

그 말끝에 함께 동의한 거.

진도 늦어진다고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강습시간동안 열심히 운동할 수 있음에 만족하자!

 

네!

 

3.강습8일차

오늘은 인삼센터 아주머니도 안오셔서

나 혼자 초급레인 독차지.

자유형 발차기 하는 걸 유심히 보던 선생님이

걸터앉아 발차기만 연습하라고 하심.

 

인삼센터 아주머니가 자신은 발차기만 3개월 걸렸는데

나보고 빠르다고 하셨는데

나도 다시 발차기로 돌아왔다.

선생님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음.

오늘을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바뀐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이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가도 문제는 없지만

좀더 완벽하게 하길 바란다

나도 거기에 동의

 

둘째날 선생님한테 “제가 물을 무척 무서워합니다”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지금 무지하게 잘하는데요”라고 하셔서

“제가 25살 때 무지하게 잘한다는 얘기 들은 후에 포기한 적이 있다”

라고 말씀드리니 웃으심.

 

늘 잘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건 공포를 모른 척 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을 뿐.

공포는 늘 마음 밑바닥에서 찰랑찰랑 거리다가 확 덮친다.

25살 마포의 수영장에서도 그랬었고

서른살의 사이판에서도 그랬다.

강습 땐 잘 하다가 갑자기 사소한 계기로 패닉상태가 된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생길까봐 늘 조심조심했었는데

초급반 다른 1인이 안와서인지 나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됨.

 

왼쪽에 자꾸 힘이 들어간다는 걸 내가 알겠다.

선생님은 

 

1)사람마다 편한 손이 있듯이

발도 그런데 균형은 계속 연습하면서 찾는 수밖에 없다,

 

2)오른쪽 다리의 동작이 잘 되고 있으니

그 감각 그대로 왼쪽이 느끼면 된다

 

3)크게 말고 잘게잘게 물을 차라

 

기타 등등의 말씀을 해주심.

 

둘째날부터 느낀 거였는데

중급반 잘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샘이 많으신 것같다.

 

둘째 날, 인삼센터 아주머니가 혼자 지도를 받는 걸 보면서

“좋겠네 단독지도라” 할 때만 해도 농담인지 알았는데

오늘 내가 이런 저런 말씀을 듣는 중에

자꾸 와서 질문을 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나한테 할애한 시간이 3분이 안됨) 

그 쪽은 3 사람이고 할애하는 시간이 충분히 많은데

그가 누구든 단독으로 지도받는 꼴을 못 보는 듯.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오늘 걸터앉아 발차기만 연습함.

평소에 말씀이 없으시던 상급반 아주머니들도

미소를 보내시고

“처음인가봐?” 하면서 말 한마디씩 걸어주심.

 

그러니까 처음 며칠 동안 학생하고 나하고 너무 잘해서

아주머니들이 경계하신 듯함.

식당에서 꼴찌의 낙인을 받듯이

수영장에서도 꼴찌의 낙인을 받아야겠다.

그순간 만인의 호의가 몰려옴.

 

4.꿈

오랜만에 한의원선생님이 등장하셔서

내 손을 잡고 이끄심.

나는 당곡사거리에서 푸른영상으로 가고 있었고

내 갈길을 아는 선생님은 내게 뭔가 하고픈 말이 있으신 듯했다.

선생님은 내가 만들었던 내 영화들을 줄줄이 읊으시면서

푸른영상에 꼭 있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냐

새로운 시작을 할 수도 있다, 라는 말씀을 계속 하심.

 

나는 푸른영상을 그만 둘 마음이 없지만

선생님이 왜 그런 말씀을 하는 줄 알겠어서

그냥 조용히 듣기만 한다.

 

새벽에 몸이 가려워서 깼다.

두시간 정도 깨어있다가 다시 잠들었다.

왜 그런 꿈을 꾼지 알겠다.

 

열흘 정도 전부터 눈이 아파서 꼭 할 일만 하고 놀았다.

방학이라 일이 별로 없다.

격주로 하는 두 개의 방송,

매달 써야하는 세 개의 글,

그 정도만 처리하면 되니까.

 

쉬니까 좋았다.

화, 목, 토엔 수영을 가고

토요일엔 도서관에 들러서 책을 본다.

어제는 막내가 새로 사귄 친구와 약속을 했다 해서

강화도서관에 같이 있어주었다.

1층 유아실엔 커다란 곰인형이 있었는데

막내는 곰에게 안겨 아주 행복해했다.

2층에서 책을 빌린 나는

막내를 너무 오랫동안 혼자 두는 것같아서

걱정되어서 얼른 내려갔는데

막내는 내게 너무 빨리왔다고, 엄마도 책 보라고 했다.

그래서 느릿느릿 책을 고르며 여유를 부리다 나왔다.

 

요즘의 시간은

그리고 이곳에서의 생활은 여유롭고 평화롭다.

한의원선생님의 형상을 하고서

새로운 길로 조용히 나를 이끌고 싶어한 이는

바로 나일 것이다.

 

어제 저녁에 JP와 텔레그램을 함.

JP, 나의 캡틴.

내가 눈의 통증에 대해 하소연을 하자

JP 또한 신체의 힘듦을 토로했다.

우리는 같이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빨리 자라고 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다들 그렇게 늙어가고 있음에 안심했다.

 

현재의 상태는 혼돈 그 자체이지만

나는 여유롭기에 부드럽게 이 혼돈을 지나고 있다.

다만 돈이 다 떨어져가는데 한 달이 더 남아서

걱정이긴 하다.

작년 12월 29, 30, 31일은 정말 대단했다.

회기년도를 넘기지 말아야할 단체들에서

그동안 밀린 강사비, 교통비, 회의비들을 막 넣어주는데

돈이 너무 많아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할 정도였다.(이건 뻥이다.그냥 신났음)

그 돈이 한 달만에 이렇게 동이 나다니.

프리랜서의 겨울은 춥고 가난하다.

그래도…

그러니….

늘어지지 않는 거야.

 

월요일엔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 면접을 봤고

2월 초 쯤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강사모집을 한다고.

올해엔 집을 지어야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열심히 움직이며 삶이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지켜봐야겠어.

깨어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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