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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23
    2015년 1월 23일
    하루

2017/03/26

병목현상같다.

어제는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해야 했다.

미리 보내준 프리뷰파일들을 보고 준비를 해갔어야 했는데

영화까지는 봤는데 생각을 정리해야하는 시간에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영종도교육 관련한 일이 생겨서

그걸 처리하느라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

그래서 GV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게 진행되었다.

생각을 곱씹을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무대에 서버린 나는

긴장해서 아무 말이나 하는 감독과,  질문 하나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관객들 사이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어떻게든 이야기를 끌어가려고 노력....

했으나 대화가 끝나고 내려오니 아는 분이 "참 힘드셨죠" 하는 걸로 봐서

죽을 쑨 것같다.

 

두번째 섹션은 그나마 좀 나았는데

이렇게 한 번 죽을 쑤고 나면

이제 무대에 서는 일은 그만 둬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스스로에게 이런 위로도  한다.

사람들은 별 생각 없어. 금방 잊을거야.

그냥 내가 잘 기억해서 다음에 안그러면 되지, 뭐 이렇게.

 

오늘도 영화제에  가고 싶으나

세월호 글을 써야 한다.

이것도 시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텀블벅 마감이 일주일밖에  안남았는데

성사율이 40%가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제 때에 못 마치면 해야할 이유가 없어져버리는 일이다.

드문드문 있던  이런 순간들이 다음 주부터는  촘촘히 박혀있다.

좀 겁이 나지만

그냥 묵묵히 한치 앞만 보며 가기로.

걱정해봤자 도움되는 건 없으니

그냥 일정표 보면서 코앞에 닥친 일들 열심히 처리하는 걸로.

글쓰는 일이 가장 문제다.

자판기처럼 쑥쑥 나오는 게 아니니 컨디션에 따라 일의 진행속도가 천차만별이다.

방학 동안에 편히 지낼 수 있었던 것은

글만 쓰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이 편하니 예금잔고는 바닥.

 

저녁에  막내를 데리러 가면  빵이며 푸딩이며 이런 저런  걸  사달라고 해서

마트에 가는데

체크카드로 계산하는 걸 지켜보던 막내가 그랬다.

"엄마, 이건 써도써도 끝이 없는 것같아"

내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를 아는 상태에서 돈을 쓰는 게 좋은 것같아

2년전부터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를 쓰고 있다.

매달 돈을 벌어 돈을 채워넣어야하는 것을 모르는 막내에게

체크카드는 뭐든지 살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같은 것일 게다.

회계년도를 지켜야하는 사람들이 12월 31일날 입금한 돈들을 마지막으로

1월부터 3월까지는 들어오는 돈들이 없다.

주간기독교 7만원, 누림센터 5만원, 방송 출연료 66,000 * 4주

그러니까 석달동안 고작 384,000원만 벌었다. 

수입은 없는데 들어가는 데는 많았고

집 짓는 데에는 미리 체크한 항목 외에 새로운 지출항목이 자꾸 생겨났다.

그렇게 그동안 모은 돈을 다 까먹고

비상금 통장에서 돈을 꺼내쓰고 하는데

막내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엄마, 이건 써도써도 끝이 없는 것같아"

 

그나마 학기가 시작되어 새로이 수업을 맡고

또 열심히 면접을 보러다녀서 새로운 학교를 개척하고

그렇게 해서 다시 통장을 채워넣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런 일이 하나씩 하나씩 끊긴다면

결국 체크카드는 쓸모가 없어져버리고

빵도, 푸딩도 살 수 없게 되는 거겠지.

 

가난한 사람들의 불행한 소식들을 듣다 보면

사는 일이 살얼음판 걷는 일처럼 아슬아슬 하다는 생각이 든다.

2월부터 3월초까지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해있었고

항생제 부작용으로 또 얼마간 고생을 하면서

내가 걷는 살얼음판이 언제든 꺼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런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던 어느 밤,

시무룩한 얼굴의 남편에게  무슨 일 있냐고 물었는데

그 때엔 그저 피곤하다고만 했었다.

다음 날 다시 물으니

집 짓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고

그래서 내가 뭐가 문제야, 열심히 벌면 되지, 했더니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노력해서 좋은 집을 짓는데

아내가 없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했다,

라고 말해주었다.

 

없으면 안되지.

막내는 앞머리를 내릴까 올릴까가 주된 고민이고

둘째는 새로 산 핸드폰 강화유리가 마음에 안 드는게 제일 큰 문제이고

첫째는 학원을 끊을까 말까가 요즘 제일 큰 고민인데

그건 부모인 우리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라는 걸 안다.

그나마 좋은 의사선생님들 덕분에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나의 일상도 달라졌다.

수술 전에 진도가 안나가서 고민하던 수영은 이제 일상과는 멀어져버렸다.

1년에 연기는 두 번밖에 못 쓰는데 이미 수술 때문에 한 번을 썼고

이번에 또 연기하면 기회가 없으니

그리고 이렇게 연기를 하면 그 자리가 비어있는 거라면서

환불을 권유했다.

그래서 환불했다.

 

그런 거다.

찻잔 속이니까 작은 일렁임도 파도가 되는 거지

찻잔이 깨져버리면 그런 건 아무 것도 아닌게 되어버린다. 

찻잔이, 울타리가 깨져버린 후의 삶을 나는 안다.

당연히 인문계로 진학해서 교사로의 꿈을 이어갈 줄 알았던 큰언니는

갑자기 상업계로 가서 돈을 벌어 우리들을 부양해야 했다.

여고시절 어느 날은 중랑천 물이 넘쳐서 학교를 쉬어야했고

갈 곳이 없어서 과외하는 언니를 따라가서 그 집앞 마당에 앉아있기도 했다.

"자식을 낳아 책임지지 못할 것같으면 목을 졸라 죽여버리는 게 낫다"라고

<엄마...>의 러시아언니가 말했던 이유를 나는 잘안다.

부모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면

덜 자란 아이들은 세상의 풍파를 맨 몸으로 다 겪어야하고

그래서 그 시기에 꼭  거쳤어야 할 일들을 못 거쳐서

평생을 비틀거린다.

 

스무살에 가장이 되어버린 오빠

만학에 대학원까지 나왔어도 학력컴플렉스에 시달리는 큰언니

세 번째 결혼도 여전히 위태로워보이는 불안한 둘째언니

고통스런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제야 홀로선 세째언니

'오래사는 부모'가 되는 게 꿈인 내  동생.

 

물론 세상이 선의로만 이뤄져있지 않기에

구르고 깨져가면서 단단해진다는 걸 모르진 않지만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보드랍게 성장할 부분이 지켜지는 그런 유년을

나는 내 아이들에게 선물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일한다.

 

요즘은 옛날 노래를 듣는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들었던 음악들.그리고 20대의 늪같은 시기에 들었던 음악들

애플뮤직이 3개월간 무료인데

좋아하는 음악을 고르라는데 생각나는 게 

어린시절 고향집에서 오빠가 사왔던 테이프들로 듣던 음악

그리고 고교시절 등하교길에 매일 다섯정거장을 걸으며 듣던 음악

그리고 신촌의 시저스. 

반미가 대세였던 대학시절에는 영어노래는 전혀 듣지 않았다.

 

노래는 늘 그 시절로 나를 데려간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생각들보다는

그냥 연말이 되면 투표로 정해지던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20개'

중랑교 바로 옆, 태광 에로이카 대리점에서 무료로 나눠주던 그 팜플릿을 받기 위해

밤 10시 자율학습이 끝난 후에 너무 늦었는데 문닫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찾아갔던 길, 어두운 밤거리 속에 환하게 켜져있던 그 대리점.

그런 것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새서울극장.

바로 옆에 태광에로이카 대리점이 있었다.

 

 

Goodbye Yellow Brick Road

가사 해석

When are you gonna come down
I when are you going to land 
I should have stayed on the farm
Should have listened to my old man
You no you can't hold me for ever
I didn;t sign up with you
I'm not a present for your friends to open 
This boy's too young to be singing 
the Blues Ah~

(repeat)
So goodbye yellow brick road
Where the dogs of so ciety howl
You can't pland me in your penthouse
I'm going back to my plough
Back to the howling old owl in the woods
Hunting the homy back toad
Oh i've fin'ly decided my future lies
Beyound the yellow bridk road

What do you think you'll do then
Bet that'll shoot down your plane
It'll take you a couple of vodka and tonics to
set you on your feet again
May be you'll get a replacement
There's plenty like me to be found
Mongrels who ain't got a penny 
Singing for titbits like you 
on the ground

해석

도시여 안녕

언제 시골의 농장으로 내려갈까
언제 그곳에 정착하지.
난 농장에 머물러야 했어.
어른들의 말을 들었어야 했지.
이곳은 날 영원히 잡아둘 수 없어.
블루스를 노래하기엔 너무 어려.
아! 그러니 도시여 안녕.
사회적인 개들이 짖어대는 곳.
당신들은 나를 다락방에 가둘수 없지.
난 경작지로 돌아가겠어.
숲에서는 늙은 부엉이가 쓸쓸히 울고
편안히 사냥하는 곳.
난 내 생애를 이 도시와 작별하고 전원에서 마칠거야.
당신의 제안을 거절하고 내가 떠나면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걷잡을 수 없는 방황의 연속이겠지.
보드카나 토닉 같은 술에 흠뻑 취할 거야.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을 찾겠지.
한푼 없는 이가 당신과 같이
그 생활을 위해 노래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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