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발걸음

본문

언니들을 만났다.

50대가 된 언니들이 연애 얘기를 했다.

혼인서약을 지켜야하므로 나는 따로 연애는 하지 않는다.

나는 결혼전에 남편에게 말했다.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마음에 들어왔을 때

감정에서 끝내지 않고 관계를 이어가고 싶으면

나와의 관계를 끊어줘.

만약 당신이 멀티플레이를 한다면

나는 당신과의 모든 시간을 다 믿지 못하게 될 테니까.

그 약속은 나에게도 유효하므로 나는 연애는 하지 않는다.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에게 매혹당하는 순간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냥 그 느낌이 연해지길 기다릴 뿐이다.

매혹당하고 유혹하던 시간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설레고 아슬아슬하고 한숨이 나오고 짜릿했던 시간들로 내 20대는 가득 채워져있다.

마음을 먹는다면 다시 그런 시간들을 살 수도 있을 거다.

세상엔 외로운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하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는

그 끝을 알기 때문이다.

시작은 합의할 수 있지만 끝은 합의가 되지 않는다.

곧 변할 감정 때문에 신뢰를 저버릴 수는 없다. 

라고 말했더니 언니들이 말했다.

뭐가 그렇게 무겁냐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보지 말고

그냥 그 순간과 느낌을 받아들여.

그래볼까.

그런데 참 슬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