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15년 10월 7일 이후의 몸에 대한 기록

3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5/11/03
    2015년 11월 3일:발걸음
    하루

2015년 11월 3일:발걸음

이전에는 대부분의 글들을 '따뜻한 손길' 폴더에 썼는데

그 폴더를 이용할 날은 언제쯤 될까.

한의원엔 사람이 늘 많은데 오늘은 별로 없어서

가자마자 물리치료와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한적하길래 선생님께 물었다.

저는 언제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주에 운전을 한 번 했다가, 그리고 지방 상영회에 다녀왔다가

다음 날 몸상태가 너무 안 좋아져서 선생님한테 삼가하라는 말을 들었다.

무엇도 하기가 힘든 날들이다.

지금 이 시간을 압축적으로 잘 치료해서

여생동안 쓸 수 있는 몸을 만든다고 생각해서

나는 열심히 몸을 돌본다.

그런데 가끔, 예전에는 별 게 아니었을 어떤 행동 하나 때문에

잠을 설치고 안좋아지는 몸을 느낄 땐

솔직히 절망스럽다.

아이를 낳고 기를 때보다 더 큰 심란함에 마음을 빼앗기고 나면

나는 깊이 우울해진다.

국정교과서와 노동법개악문제로 세상은 시끄러운데

다음 주엔 영덕 주민투표가 있는데

박래군 선배가 자유의 몸이 되었는데

나의 일상은 진공상태.

 

그저께는 꿈에 M을 보았고

어저께는 꿈에 밀양의 어떤 사람을 보았다.

그들은 명랑하고 행복하고 쾌활해보였고

나도 그들과 함께 행복했다, 꿈 속에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인 건가.

연이어 이틀, 나는 꿈에서 깨어 뻣뻣해진 몸을 어렵게 일으킨 후

화장실을 다녀온 후 뻣뻣해진 몸을 어렵게 눕힌 후

나중에 뭐가 되어있을까,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상상하다 다시 잠이 들었다.

 

한의사 선생님께 저는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일을 해야 하는데요.

라고 물으니 선생님께서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1년이나 2년이요?라고 물으니

선생님이 웃으면서 그렇게는 말고 최소 6개월 정도는 필요할 것같습니다.

 

말없는 선생님이 가끔 웃어주는 게 좋다.

은별은 한의원매니아가 되어서 매일매일 한의원 가는 날을 손꼽아기다린다.

어느 밤에 은별이 말하기를

"태국에서 마사지 받고 나면 예쁜 과자를 주었는데 여기도 그런 거 주면 좋겠어"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태국에서 마사지받을 때만큼 좋아.

 

그래 네가 좋다니 나도 좋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