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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다
-장애는 손상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차별에서 비롯된다
손상(Impairment)은 사지의 일부나 전부가 부재한 것, 또는 신체의 일부나 그 기능이 불완전한 상태를 말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의 상태 또한 지적 능력 발달의 불완전성이라는 측면에서 ‘손상’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세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지 못한 채 복지관이나 보호작업시설을 전전하는 이유는 이들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원인은 사회조직의 불완전성 그리고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회적 불리와 활동의 제약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사회의 주류 질서는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완전한 이들을 허용하지 않는다. 결국 이들은 지적 능력 발달의 불완전 때문이 아니라 주류 질서의 편협함 때문에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영화가 포착한 6개월의 시간 안에서 1,2,3군의 등장인물들은 작은 세계를 이룰 것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그 세계는 손상은 있지만 장애가 아닌 상태를 보여줌으로써 현 사회가 어떻게 한사람의 자연인에게 장애라는 옷을 입혀가는지를 반증할 것이다.
지적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지적 장애인을 만날 수 있는 비장애인은 많지 않다. 영화 <말아톤>의 성공이 지적 장애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영화는 엿보기이면서 동시에 대리체험의 시간이다. 제작진이 겪을 시간, 어색한 첫 만남부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그 시간, 카메라가 포착한 그 섬세한 시간의 결은 관객들에게 6개월의 시간을 압축적으로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그리하여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현실세계에서 지적 장애인을 만나더라도 무서워하거나 낯설어하지 않으면서 때론 친근하게 때론 무덤덤하게 그렇게 스쳐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실현한다.
2005년 하반기부터 S여고 특수학급에서 미디어교육을 진행했다. 처음 교육을 시작할 때 주변의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20년 전, 지적장애인 부모를 위한 비디오를 만들었던(그만큼 지적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깊었던) 김동원 감독 조차 “그게 되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3년째의 교육을 진행하며 나는 새로운 세계를 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다르지 않다’라는 정상화논리의 새로운 지평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방식이 다를 수 있고 화법이 다를 수 있지만 스스로의 눈과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문자 중심, 대화 중심의 소통방식 이외에 타자로 지칭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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