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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염의 방

** 매일매일 작업일지 쓰기

 

밥먹고 건물을 돌아본다.

방이 백개......까지는 아니지만 아무튼 수십개는 된다.

갖가지 이름을 달고 있지만 모두 비어있다.

아침에 작업을 하기 위해 서둘러 왔는데

에어컨이 고장이었다.

병원에서 선생님 말씀을 듣고 집에서 가디건까지 챙겨왔는데

마침 에어컨 고장.

어제 물이 떨어졌었는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말씀으로는

오랜만에 켜서라고...

시설팀에 문의를 하니 오랜만에 켠다고 물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배수로 고장인 것같은데 수리하는 데 일주일은 걸린다고 옆방으로 옮기라하심.

어제 이 옆방이 좋겠다고 하니 물이 샌다고 안된다고 하셨는데.

시설팀 직원분이 물은 벽면을 타고 조금 새니 이 방을 써도 된다고 하심.

 

저 많은 방들은 다 어디에 쓰이는 걸까.

오늘은 작업일지 쓸 시간이 없겠네.

맥프로 가져와서 세팅하다가 갑자기 에어컨 고장으로 중지.

옆방으로 옮기는데 혹시 이 방도 에어컨 고장일지도 모른다고  30분간 대기하며 지켜봄.

지금 시간 12시 6분.

아침에 황금같은 시간이 홀라당 다 날아감.

작업은 늘 이렇게 돌발상황과 변수로 채워짐.

그것이 작업이지!!!

 

만약에 내 손에 열쇠꾸러미가 있다면

이 건물의 모든 방을 열어보고 싶어라.

하지만 이 곳은 365일 24시간 보안팀 직원이 상주하는 곳이니

그냥 이 건물은 영원한 푸른수염의 집,이라

부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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