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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꿈은 지나치게 일상과 맞닿아있어서
상상하거나 읽는 재미가 덜하다.
나의 강박이나 욕구불만이 별 필터링없이 그냥 표현되어있다.
방금 전까지 나는 꿈 속에서 방송원고를 쓰고 있었다.
그제밤 꿈 속에서 나는 정동진영화제 같은 곳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천명이 넘는 관객들이 커다란 극장에 꽉 차 있었다.
두 회 상영이 다 매진되었고 꿈 속 나는 그것이 처음이 아닌 듯
느긋하게 즐기고 웃고 말했다.
방금 전까지의 꿈 속에서 나는 방송원고를 쓰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쓰는데
공책에 온전한 페이지가 없어서 여기 조금, 저기 조금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볼펜이 아니라 큰 크레파스같은 것으로 쓰고
그 크레파스가 풀처럼 흘러내려서 내가 쓴 원고를 나도 판독못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컴퓨터로 다시 쓰려는데 내 노트북에서 작성하면 프린트가 안되기 때문에
kbs라디오국의 빈 자리에서 글을 쓴다.
작가언니는 기다리다가 "먼저 가서 녹음하고 있을께. 니 순서는 10:20분이었는데 다 안된거지?"
하면서 다른 연사랑 순서를 바꿔주겠다 하고 가고
나는 라디오국 컴퓨터를 켜다가 비번이 걸려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내노트북으로 작업한 후에
언니에게 메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나서 깼다. 6시가 아니라 5시라 다행이다.
한시간에 원고를 하나씩 쓰면 7시까지 두개는 쓸 수 있겠네.
건식사우나상자에 앉아서 이런 글을 쓰고 있음.
남편이 아파서 온 가족이 걱정이다.
어제는 형부가 전화를 해서 이러저러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추석 연휴에 사돈어르신이 편찮으셔서 형부는 어제 전화도 병원에서 하신 거였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한다는,
형부의 절실하면서도 친절한 이야기를 컨테이너 작업실에서 듣고난 후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그 말을 전하려니 남편과도 비슷한 얘기를 하신 듯
남편이 좀 절제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형부는 내게 "그렇다고 뭐라 하지는 말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태도를 취해줘"
라고 하는 걸로 봐서 형부가 보기에도 남편의 상태는 내가 뭐라할 상황으로 보이는 듯.
좀 안됐다. 나도, 남편도.
자기 일은 자기가 좀 알아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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