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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09
- 2014년 7월 9일
밤에 열시에 잤으니까 7월 8일로 해야하나?
아니야 깼던 건 새벽이니까 7월 9일로 하는 게 맞을 것같아.
그 곳은 홍대 앞 누군가의 작업실이었다.
꿈에선 자주 그런 장소가 등장한다.
그날의 꿈에선 첫 등장인데 이전에도 썼던 세트같은 느낌.
아무튼 그 작업실은 여러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쓰는 곳이고(그들은 대부분 미술 쪽)
맏이격인 작가는 새마을운동을 포함한 60-70년대 이식 근대화 바람을 풍자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
그런데 그런 작업실이 늘 그렇듯이 문을 여는 시간이 정해져있지는 건 아니다.
주인들이 나오지 않아서 비어있는 사무실을 우리는 잠깐 빌린 것이다.
예전에 함께 수업을 했던 Y덕분에 우리는 그 작업실에서 회의를 했다.
나는 회의 참가자는 아니었고 그냥 참관인 자격이었기 때문에
회의 말미에 뒤늦게 합류해서 잠깐 인사만 하고 같이 나와서 헤어졌다.
나는 은별과 함께 어딘가를 갔다.
가방이 너무 무거웠고 나는 그 사무실의 열쇠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과는 작별인사를 한 후 채 버리지 못한 책상, 의자등이 어지러이 놓인 사무실 앞 공터에
내 가방을 숨겨놓고 은별과 어딘가를 다녀왔다.
급한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면 밥이라도 먹으러 가는 줄 알았는데
그냥 동네 산책을 하고 돌아와보니
사무실 주인들이 건물 앞에서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다고 난리였다.
그러니까 Y가 문을 안 잠그고 간 거였다.
나는 Y의 일행이었기 때문에 뭔가 책임을 느끼긴 했지만
그들이 내가 Y의 일행인걸 몰랐기에 모른척 가방을 가져가려 했는데
내 가방도 텅 비어있었다. 가방에는 읽던 책들, 카드가 몽땅 들어있는 지갑.
맥북을 넣었던가 안 넣었던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맥북은 무거워서 집에서 나올 때 꺼내놓았지 않나, 그렇지 않나 바램섞인 회상을 하면서
카드 분실신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깸.
막간, 그저께 밤에 배탈이 나서 한 시간에 한 번꼴로 화장실엘 갔었는데 하루종일 먹지 않았더니
배탈은 나아진 듯했다. 화장실엘 다녀와서 20분 정도 깨어있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연락이 끊어진 사람이 이상한 차를 타고 와서 비슷한 상황이면 늘 그렇게 했듯이
네가 오해를 한 거다, 어쩌고 저쩌고.
나는 그 말을 다 믿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꿈 속의 나는 더이상 그 사람의 말에 속지 않는다.
꿈 밖의 나는 꿈 속의 나를 보면서 불안해하지 않는다.
이제 너는 미혹에서 벗어났으니, 이런 꿈 한 조각에도 네 마음의 굳건함이 배어있으니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꿈에서 깨어 그 사람한테 들었던 말 중에서 진심인 건 뭐였을까 궁금해 하다가
꿈 일기를 기록한다.
부질없는 시간이었다는 걸 꿈 속의 나도, 꿈 밖의 나도 알고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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