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명랑한 밤걸음

4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6/08/28
    나의 패배
    하루

얇다

막내가 밤마다 코피 때문이 잠을 깬다.
나도 4학년 때 배구부 활동 덕분에
아침마다 피로 끈적한 이불을 발견하곤 했다.
(일주일만에 배구부에서 짤렸는데
나중에 세월이 흐른 후
엄마의 명을 받은 러시아언니의
활약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됨.
단 한마디의 이유도 듣지 못한 채
배구부 지도 선생님의 "그만 두라"는
한마디에 배구에의 꿈을 접은 나는
내가 운동에 재능이 없어서인 줄 알았음)

새벽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막내가 깬 것같아
"또 코피났어?" 물으니
화장실 가고 싶다 했다.
소변을 보고 돌아온 후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길래 꼭 안아주었더니
뱃살을 만지며 행복해했다.

잠시 꼼지락거리던 막내는 곧 쌕쌕 숨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그리고 나는 꿈을 꾸었다.
진짜진짜 얄팍한, 현재의 상황이 그래도 반영된 꿈


한의원에 갔다.
수요일엔 수업 때문에 
최대한 첫번째로 진료를 받아야한다.
2주전에 8:30분에 도착했는데도 
사람이 많아 수업에 늦음.

꿈 속 나는 한의원에 첫번째로 도착함.
꿈 속 한의원은 실내는 지금과 같은데
바깥 마당이 있고 바깥 화장실이 있다.
한의원으로 들어가는 댓돌 같은 데에
아주아주 못생긴, 아주아주 귀여운 퍼그가 있다.
퍼그 얼굴 앞에 차열쇠를 달랑달랑거리자
관심을 보여서 재미있어함.
근데 3분도 안놀았는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구두며 각종 신발들이 30개가 넘게 있고
진료하러 들어가시는 한의원 선생님 뒷모습.

오늘은 망했다, 하고 그냥 나와서 
운전하고 가는데
(이상하게 길은 강화읍 가는 길)
그런데 터널 같은 게 있고 
네비게이션이 알려준대로 들어갔는데
끝이 막혀있었다.
이상하다 하고 나와보니
중년의 불륜남녀(꿈 속 설정이 그랬음)가
나를 보고 있어서
"여기 왜 그래요?" 하며
네비게이션 상으로는 맞지 않냐고 물었다.
여자가 나를 보지 않고 남자를 보며
"오빠,여기 공사중인데 네비게이션엔 안나왔나봐"
했다. 
남자는 공사중인 도로 옆에 좁은 길을 가리키며
저리로 가라고 함.

목적지에 도착하니
대학원 수업.
그런데 대강당에서 무지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다.
나를 열렬히 환영하는 사람 조금
'재가 걔야?' 하는 눈빛을 보내는 사람 많이.
수업이 끝나고 파티를 하러 가는데
막내가 가고 싶어함.
(갑자기 막내 등장! 꿈이니까 가능)

그런데 나는 파주 수업을 가야함.
지금 출발해도 40분이 늦음.
조연출에게 "나 40분 늦으니까
영화 한 편 골라서 보여줄래?
아니면 프리미어 실습을 좀 해"
그렇게 말하면서도
파주학교는 컴이 사양이 딸려서
프리미어를 못 깔지..
하는 생각을 함.
서둘러 수업을 위해 걸으면서도
막내를 수업에 데려가는 건 처음인데
애들이 괜찮아할까, 막내는 잘 앉아있을까 근심.

그러다 엄마가 빨리
일어나라 해서 놀라서 깸.

오늘은 첫째 수학여행 가는 날.
하루를 그렇게 시작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