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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다섯번째 영화의 제작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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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08
    예술가
    하루

예술가

1. 예술가의 집착 

<가려진 시간> 색보정 본

https://youtu.be/Qe8s6sJW4Wk

 

2. 예술가의 자존심

자기의 이름을 걸고 작업을 한다.

못 만들 수는 있겠지만

대충대충 만들었다는 평가는 듣고 싶지 않다.

평가의 목소리는 외부에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들린다.

 

3. 예술가의 경력

경력이 쌓이면 

그 끝에 유능 혹은 만능이 있는 게 아니더라.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한테 부족한 요소가 무엇인지

그래서 누구와 어떻게 협업을 할 것인지

알게 되는 것.

 

4. 예술가의 가난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해진다는 말이 어떤 건지 알겠다.

기능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에는 섬세함이 필요없다.

뇌의 어느 부분인가를 잠재운 채

열심히 손을 놀린다.

그 상태로 고구마를 분류하거나 청소를 한다.

 

이야기에 빠져들면 이런 건조함이 사라진다.

뇌의 모든 부분이 살아나고

마음 밑바닥에 가라앉혀두었던 기억까지 살아난다.

기능적인 일들에 시간을 쓸 마음이 없어진다.

이야기에 골몰하고

이야기 속 사람들의 마음의 주파수에 내 마음이 공명하고

그렇게 현실로부터 멀리멀리 떠나온다.

그래서 나는 가난하다.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을.

 

5. 예술가의 병

병? 고통이라는 단어가 적합할려나. 지금 내가 병들어있는 건 아니니까.

고통에 신체를 맡기고 가만히 누워있는다.

그러면 신체에 가라앉아있던 고통만큼

마음 밑바닥에 숨어있던 추억과 상처와 기억이 하나씩 올라온다.

그래서 영혼에 가시가 박힌 사람들이 글을 쓰고 음악을 짓고 영화를 만드는 거다.

적절한 상태네 나는.

 

7. 예술가의 절망

네 명 중 한 아이를 이제 교실에서는 만날 수 없게 되었다.

한 달 동안의 시간을 거친 후

너희들의 삶에 반짝, 하는 빛으로라도 남고 싶었지만

반복된 절도 때문에 아마도 같이 하지 못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

안타깝다.

 

이런 식의 허탈함은 이전에도 겪었다.

홈리스 미디어교육을 할 때

몇 년동안 알콜을 멀리하던 어떤 분이

하루 아침에 사라져서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어안이 벙벙한 나에게 JP는

"이런 일 자주 있다"라고 한마디만 했다.

 

멀리 보지도 말자. 길게 보지도 말고.

그냥 한순간의 빛, 으로라도 남길 바래.

너희들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그냥 접겠다.

남은 시간은 열흘.

계속 반짝거리도록 노력해보겠다. 

 

나는 떠돌이.

그 어디에도 오래 머물지 않는 떠돌이.

교육이든 영화든 그래서 나는 내 자리를 잘 찾은 것같다.

 

8. 예술가의 다짐

그냥 내버려둬.

그가 누구든

그것이 무엇이든.

다 지나갈 거니까.

나는 떠돌이.

어디에도 머물지않은 채 긴 시간을 지나왔다.

앞으로도 마찬가지.

사람이, 감정이, 고통이, 나를 훑고 지나가도록

그냥 내버려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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