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8/01

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1/30
    아이와 첫 극장나들이~(8)
    메이
  2. 2008/01/17
    안돼!!라는 말대신......?(14)
    메이
  3. 2008/01/14
    나두 포츈쿠키~~(2)
    메이
  4. 2008/01/07
    다시 찾은 책상...(4)
    메이
  5. 2008/01/01
    산에 가고싶다(8)
    메이

아이와 첫 극장나들이~

2주도 지난 일을 이제서야 올리는 건 아무리 늦어도 기념할만한 일이기 때문...

 

원래는 아이를 아이아빠에게 맡겨두고 친구 둘과 함께 '우생순'을 보기로 했다.

 

왔다갔다하고 간단히 끼니 때우고 영화보면 꽉눌러 네시간 정도면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었다.

 

아이 낳고 극장은 한번도 가지 못했던 터....

 

그런데.....

그 주에 일하느라 거의 일주일 내내 낮시간동안, 아니 밤시간까지도...아이를 남편에게 맡겨둘 수 밖에 없었던 나로서는 토요일마저 그러기는 좀 미안스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이아빠도 굉장히 보고 싶어했던 '우생순'이 아니던가.....

 

그래서 그냥 함께 나갔다.

내가 친구들과 먼저 영화를 보고난 후 아이아빠가 바톤터치하듯 들어가 봐도 되고,

함께 저녁을 먹는다면 친구들과 있는 시간도 더 벌 수 있고

감기 걸려 외출하지 못했던 아이에게 콧바람도 쐬어주고....

나에겐 겸사겸사^^....(실은 친구들과 남편의 이해가 고마운 상황^^;)

 

예매도 안하고 토요일날 영화를 보려했던 간큰 우리 일행은 결국 영화를 못볼뻔 하였지만

홍대 앞 생긴지 얼마 안된 극장 덕분에 간신히 스크린 앞에서 세번째 자리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아빠와 나는 아이가 만약에 울거나 싫어하면 그냥 데리고 나오자고 하고 같이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엄마 아빠의 욕심때문에 괜히 아이 고생시키나 싶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내심 궁금했다. 긴장되고 설레고.....복잡한 감정의 교차....

 

시작 5분전 쯤 들어간 극장안, 스크린은 꺼져 있었지만 극장안에 들어서니 아이 눈은 휘둥그레해졌다.

여기는 어디지?

그러다 갑자기 스크린이 켜지면서 광고영상이 큰 오디오소리와 함께 나오자 아이는 더욱 깜짝 놀라

"어~어~"소리를 내며 스크린을 정신없이 쳐다봤다. 큰 화면도 그렇거니와 큰 소리에 내가 더 당황스러웠는데 아이는 생각보다 담담한 편이었다.

영화가 시작되었고, 삼십분 넘게 아이는 영화에 몰두하는 듯 했다.

영화 시작되고 얼마 안되어 극장 밖으로 나오게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스크린을 유심히 쳐다보는 아이의 반응이 너무도 신기했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는 간식으로 싸갔던 고구마도 먹고, 포도쥬스도 먹고.....

젖을 찾아서 젖도 물렸다.

한시간정도 지나니 아이는 내 뒤에 있는 관객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나와 내친구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놀기도 하고, 내 안경을 벗겨 가지고 놀고, 의자 옆 음료수 꽂이대를 신기한 듯 만지며 놀며 가끔씩 나오는 배우들의 욕설^^;이나 큰 목소리에 스크린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배우들의 대사가 안나오는 조용한 순간에 어! 아!하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두시간이 흘렀다.

나는 긴장이 되어 아이에게 온통 신경이 가 있었지만 너무 감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두시간을 잘 견뎌준^^; 아이에게도 너무 감사했고,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에 마음까지도 둥실둥실했고,

100% 집중을 하지 않았어도 영화는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영화를 보고 울었던 게 언제였던가....

 

두번째 영화는 언제쯤 볼까? ㅋㅋ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선뜻 마음이 내키지를 않는다.

아이에게는 분명 그 두시간이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견뎌야 하는 시간일 것이라는 사실이 주저하게 만든다.

아이와 두번째 영화를 보기전까지...아이아빠에게 떼놓고 봐야지 히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안돼!!라는 말대신......?

 

적어도 기어다니기 전까지는, 아이에게 안돼!!라고 소리지를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난 내가 참 괜찮은 엄마야라고 안도하며 ㅋㅋ 지냈었다.

하지만 기어다니고, 아무데나 붙잡고 서고, 손이 닿는 데면 모두 다 헤집어놓으려고 하는 요즘.....

안돼!!라는 말, 특히 소리 버럭 지르는 일은 안하려고 노력하는데 정말 잘 안된다.

 

위 사진은 벌써 한달도 넘은 과거.....저때만 해도 아이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될 때만 개입했었다. 물론 보고 있다가 아이는 정작 괜찮은데 나만 어맛! 어이쿠!! 라고 소리지른 적도 있긴 하지만....그리고 아이는 무수히 넘어져 머리를 쿵쿵 찧어댔다.ㅡㅡ;

아이가 스스로 세상에 대해 탐구해나가고 위험에 대처해가는 방식을 체득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언제나 따라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요즘은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제법 키가 자라 손이 닿는다고 내가 켜놓은 가스렌지 불조절기를 만지질 않나....

콘센트를 만지다못해 혀를 대보질않나.....

서랍장을 열어놓고 놀다가 중심을 잃어 서랍장이 닫히면서 손이 끼이질 않나...

치익치익 뜨거운 김을 내며 돌아가는 밥통 바로 아래서 그 광경을 황홀하게 바라보고 서 있질 않나...

엄마, 아빠 밥 먹는 밥상 앞에 서서 김치며 뜨거운 국을 손으로 만지려고 하질 않나....

등등....

써놓고 보니 소심하고 아이 과잉보호하려는 엄마 같아 부끄럽지만

어디까지 말없이 지켜봐야하는지,

위험 요인들은 무조건 다 치워놓는게 상책인지...그러다 다른 장소에서 그런 위험요소들을 만나면?

아빠처럼 안돼!!라고 소리지르는게 맞는건지....

이유를 나름 설명한다고 하지만 매운 걸 모르는데 맵다고 안돼라고 하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난 안돼라는 말보다 위험해!!라고 말한적이 많긴 한데 위험해라는 말도 그리 적당해보이지는 않는다^^;

 

좀 고민스럽다.

 

아이는 우리가 이전에 안돼!라고 했던 행동을 하기 전에 벌써 눈치를 보기도 하고,

아빠의 안돼라는 말에는 움찔하면서 나의 말에는 전혀 아랑곳 않는다.

이젠 제법 고집도 생겨서 하고싶은 걸 하겠다고 힘을 쓰고, 떼를 쓰기도 한다.

 

안되는 것과 되는것, 허용해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존중해야 하는 것과 설득을 해서라도 하지못하게 하는 것....

그것의 아름다운 경계란 무엇인가말이다.

도와주세요~~선배맘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두 포츈쿠키~~

schua님의 [오랜만.] 에 관련된 글.

하루님! 감사해요~~

(하루님 블로그에 가시면 이것 말고도 해볼게 무진장 많습니다.)

 

 

두번째 포츈쿠키^^~~근데 정말 나의 지금 상황에서 힘이 되는 말이 나와버렸다.

 

사무실에서 올해 새로운 작업 배치 문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의 상황, 여건이 충분히 고려되고 배려된 결정이었음에도

뭔가 서운함이 울컥울컥해서 집에 돌아오면서, 태수 재우면서도 생각이 많았었다.

 

그러다 그냥 아주 잠깐 사이에

괜찮아....여기서 물러서지 말고 좀 더 잘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는데

이런 말이 나왔다.

흐흐...참 묘하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다시 찾은 책상...

아이를 낳기 전엔 반지하 단칸방이 아늑하기만 한 우리들의 보금자리였는데

아이가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욕심이 생겼다.

좀 더 쾌적하고, 좀 더 안락한 곳에서 자라게 하고 싶다는......

그 욕심이 과연 맞는 것인지 가끔씩 생각해보게 된다(언젠가는 이 부분에 대해 심도있게....)

 

암튼 그래서 오게 된 지금 집,

아이 낳는 날 보름정도를 앞두고 이사를 와 대충 배치만 하고 살았었다.

단칸방에서 방2개짜리 집으로 왔으니 당연히 대충 정리해도 괜찮은 거 같았다^^;

 

그러다 아이 낳고 10개월 만에 집안을, 나름의 배치를 바꿨다.

바꿀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나의 작업공간 마련이었다.

아이가 주로 노는 마루에 놓여있는 컴퓨터, 아무리 아빠가 아이를 봐준다해도

마루에서 작업하기란 느무느무 힘들었다.

자꾸만 아이에게 눈길이 가고, 아이도 틈만 나면 나에게 와서 놀아달라고 매달리고.....

그래서 늘 작업은 아이 재워놓고 밤에 사무실에 나가서 할 수밖에 없었다.

절대적인 시간문제도 문제였고, 무엇보다 내가 없는 밤시간에 아이가 깨면 아빠가 고역이었다.

(태수는 아직도 밤에 서너번 깨서 젖을 먹는다 ㅜㅜ 그리고 잠들때도 젖을 먹어야 잔다 ㅠㅠ)

 

작업실을 만들기 위해 창고처럼 쓰던 작은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이웃이 버리려고 하는 책상을 우리가 가져와 쓰기로 했다.

 

리어카로 옮겨와 책상을 작은 방에 들여놓는 날.....

내 책상을 다시 갖는게 얼마만인가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고등학교때까지 내 책상은 내 자율적인 의지라기 보다는 무언가 강제하여 앉힌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물론 일이 주는 압박이 있긴 하지만, 느낌이 달랐다.   

 

책상을 들여놓고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던 이삿짐들을 정리하고

밤이 되어서야 작업을 시작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나름 상큼한 기분으로 스캐닝을 했다(스캐닝 해본 사람은 알것이리라 완전 노가다 ㅋ)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가.....내 책상과 내방이 생겼던 때....

그 때의 기분이 떠오른다.

 

 

버뜨.....9일까지 마쳐야 하는 작업의 압박....이 심하여 기쁨을 만끽할 시간이 너무도 짧았다.

그래도 잘해보자 마음속으로 다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산에 가고싶다

                           - 함민복

 

당신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날

당신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

 

 

=============================

 

산에 가고 싶다.

산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나름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임용고시에 떨어지고 나서 난 진득이 앉아 공부할 타입이 아니야 깨끗이 단념하고

이래저래 취직하려고 그닥 맘에 들지도 않으면서 여기저기 넣어봤지만 내맘을 읽었는가 받아주는데가 없었다. 그러다 들어가게 된 모 시민단체....

처음엔 운동 언저리에라도 있게 되니 다행이야 안도하며 일을 시작했는데 운동은 무슨 운동......국가에 열라 도움되는 캠페인만 하고, 아줌마들 모시고 농촌체험 비스무리한 거나 다니고....

그런 일을 주6일 9시 10시에 퇴근하며 일하려니 도무지 견딜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중엔 틈틈이 여행계획을 세우고 주말이면 일이 끝나자마자 슈웅하니 튀어버렸다.

그러다 알게된 산......정말 당신품에 안기러 가는 심정이었지.

 

요즘도 힘이 들때면 산이 생각난다.

밤새 기차에서 한숨도 못자고 비몽사몽 오르던 야간산행의 기억,

18일 동안 설산을 향해 끊임없이 걸었던 안나푸르나의 기억,

후배녀석과 오돌오돌 떨면서도 행복하게 올랐던 지리산의 기억......

 

아이가 걷게 되면, 두 다리에 더 힘이 생기면

함께 오르고 싶다.

셋이서도 오르고, 때로는 혼자서도 오르고......

 

얼마전까지는 다시 산에 오를 수 있을까 너무 아득한 미래의 일처럼 느껴져 슬펐는데

요즘은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