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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9
    왜 그렇게 사니?(9)
    메이
  2. 2008/03/16
    지난 한주의 한풀이^^;(6)
    메이
  3. 2008/03/07
    태수의 취미(8)
    메이
  4. 2008/03/07
    2008/03/07(2)
    메이

왜 그렇게 사니?

지난 일요일 일이다.

모임이 있어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나갔다.

예상보다 조금 길어진 회의.....남편의 문자가 도착한다. "언제와요?"

바쁜 지난 한후 나는 일에 치여 허덕대고 있는 시간동안 남편은 아이와 함께했다.

새벽에 일찍 나가는 남편은 늘 잠이 부족한 상태.....내가 출근하는 3일은 그렇다쳐도 나머지 날까지

아이를 보느라 낮에 잠을 못자면 좀 힘들어한다.

아이 낳고서 그나마 많이 익숙해지긴 했어도 내가 바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남편 얼굴도 덩달아 헬쓱해진다.

 

그.런.데

회의가 끝날 무렵, 여러가지 이유로 뒤풀이를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두 정말 오랜만에 뒤풀이를 가고 싶었다.

"아, 나두 뒤풀이 가서 술 한번 찐하게 먹고싶다. 정말..."

그러자 곁에서 그 말을 들은 한 언니가 바로 하는 말

"왜 그러고 살아요? 아무리 그래도 한달에 몇번은 술도 마시고, 스트레스도 풀고 그래야지. 그러고 어떻게 힘들어서 살아?"

 

저녁이라도 잠깐 먹고가라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종종걸음을 걸어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너무 억울하기도 하고, 그 언니가 했던 말 "왜 그러고 살아요?"란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그래, 정말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거지?

 

임신과 출산, 육아 근 2년동안 맘놓고 사람들과 어울려 술한번 먹어보지 못하고

(물론 그 상황을 이해하는 가까운 사람들은 주로 우리집에 와서 밤새 놀기도 했지만...^^;

  그래도 난 예전처럼 질펀하게, 모든것을 잊고 놀 수는 없단 말이지)

사람들과 저녁약속조차 잡아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회의나 모임이 길어져 귀가시간이 늦춰지면 마음이 바빠지고, 종종거리며 집으로 향해야한다.

지금보다 태수가 젖을 자주 먹을 때는 밖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더 제한적이었다.

그나마 이유식을 하는 요즘은 그 시간을 많이 벌어지게 할 수 있긴 하지만

아이아빠와 교대로 아이를 돌보다 보니 예전 슈아님 표현대로 어느시간이 되면 땡하고 돌아가야하는

신데렐라 처지다.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행도 잠시 보류상태....

 

집에 거의 가까워 올 무렵,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어디에요?"

묻는 남편의 목소리도 좀 화가 나있는 듯 하지만 그 배경으로 들리는 태수의 큰 울음소리....

다른 때 같으면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며 애를 태웠을 것 같은데

오늘은 좀 화가 났다. 남편의 화도 이해가 되고, 아이의 울음은 마음 아프지만

나름 뒤풀이도 안하고 최선을 다해 빨리 가고 있는 나를 너무도 몰라주는구나 싶어 억울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소중하다.

하지만 그 시간에 내가 소외되어서는 안된다.

아이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아이와 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한다.

그러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걸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밤중수유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일찌감치 끊어야한다고 많이 들었던 밤중수유였지만, 난 아직도 못끊고 있다.

처음엔 아이에게 좋을 수 있다는 말에 그랬고, 지금은 아이를 울리며 며칠간 씨름을 하는게 엄두가 안나서 못하고 있다.

어느 순간, 아이가 저절로 원하지 않는 순간이 올것이라 기대하며.... 

아직도 새벽에 세네차례 깨서 아이에게 젖을 먹여야 하는 것은 몸도 피곤하지만

나말도 다른 사람이 돌볼때 무척이나 고생을 한다는 게 문제다.

젖을 먹어야 자는 아이를 다른 사람이 재우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든 일....

그래서 밤새 일할 때 사무실에서 아이를 재우며 일한적도 있다.

 

그리고 또 무엇이 있을까?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에는 두돌 지나서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전까지 아빠 말고 돌볼 수 있는 스페어 보모^^를 구해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다.

공동육아를 하면 좋을 것 같은데.....아직 머리속 생각 뿐이다.

 

아이가 한살이 되어가는 동안

아이 돌보기도 처음보다 많이 수월해졌고,

아이 낳고 못하던 일들도 이제 조금씩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한동안 예전처럼 할 수 없는 일도 많을 것 같다.

 

그동안 나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자.

매 순간 충실할 것

먼저 체념하지 말것, 해볼 수 있는데까지 시도해 볼 수 있는 것 다해볼 것.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위해 노력할 것.

나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것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는 유령에 사로잡히지 말것.......

 

또 뭐가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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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주의 한풀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꽤 바빴다.

그 바쁜 순간에는 블로그에 쏟아내고 싶은 말이,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고작 하루 지나고 나니 시들시들^^;

 

월요일

대본 내용을 주기로 한 사람이 정오무렵에야 주다. 원래는 토요일 저녁때쯤 주기로 약속....

수요일 녹화인데 어쩌란말인가.....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출근해 부랴부랴 대본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영 쉽지가 않다.

집에 돌아와 아이 목욕 시키고 재우고(나도 같이 두시간정도 자고) 다음날 아침에 대본을 대강 마치다.

 

화요일

아침10시부터 촬영....대본 쓰느라 30분 늦추고 나가 점심때까지 찍다.

덕분에 아이는 아침부터 아빠와 함께^^

촬영을 마치고 사무실로 가서 회의를 하고 대본 토론을 하다가 저녁 9시무렵 귀가....

대본이 대폭 수정되어야 한다. 내일 녹화인데 출연자들이 대본을 미리 받아봐야하는데....

지난번에도 출연자들로부터 원성이 있었던 터....이번엔 절대 늦지 말아야지 했는데.....

 

아이가 안자고 있다. 아빠는 마지막 타임 정리를 위해 나가고 아이를 재우려고 누웠는데

피곤한 엄마와는 달리 아이는 쌩쌩하다. 자려고 누웠다가도 벌떡 벌떡 일어나 방안을 돌아다니며 논다.

한시간이 정말 소중한 순간인데.....이상스레 아이와 있는 순간엔 그런 긴장이 사라져버린다.

빨리 자주기를 기다리면서도 아이가 놀다가 지쳐서 올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어쩌면 나는 그 순간을, 일때문에 들들 속을 볶다가도 아이로 인해 허용된 이완의 시간을 나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쁜 일과 마치고 돌아오면 아이는 소리내어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참 행복한 순간이다.

아이는 잘놀고 있었는데도 그때부터는 옷갈아입을 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을라치면 서럽게 울음을 터트려버린다.

그런 아이가 안쓰러워 가끔은 아이를 안고 손만 대강 씻고 젖을 물린다.

아이도 이 순간을 기다렸지만, 나도 그 순간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해진다.

 

수요일

아침 여섯시쯤에야 모든 출연자들에게 대본을 보내고, 나는 좀 더 수정을 한 뒤

10시까지 녹화장으로 갔다. 역시 아이는 아침 일찍 아빠와 함께^^;

눈도 뻑뻑하고 머리도 맑지가 않다. 커피를 들이부으며 택시를 타고 녹화장으로.....

대본의 기초내용을 주었던 교수는 자신이 늦게 준 사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듯 대본이 너무 늦었다며

질책이다.

대본내용에 대해 출연자들과 공유하고나니 녹화시간인 11시를 훌쩍 넘겨 12시에 다가가 있다.

아무소리도 안하고 기다리는 스텝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런데....30여분만에 녹화를 끝낸 지난번과 달리 NG가 많이 난다.

거의 1시무렵에야 끝이 났다.

 

결과물이 영 마음에 안든다.

출연자들도 기분이 그닥 안좋아 보인다.

스탭들에게도 미안하다.

 

아이를 낳고난 후 다시 시작한 일.....이상하게도 그 이후로 난 일과 관계된 사람들에게 계속 미안해해야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시간에 쫒기게 해서 미안하고....

잠못자게해서 미안하고....

대본을 늦게 줘서 미안하고....

아이로 인해 배려받아야 하는 상황들이 미안하고....

 

피말리게 했던 녹화였건만 끝나고나서도 개운함은 커녕 자괴감만 잔뜩......

버스를 타고 사무실로 가는데 눈물이 나려고 하는 걸 애써 참았다.

사무실 들렀다 집에오니 저녁 여섯시 무렵.....

아이 저녁 먹이고, 씻기고, 함께 누웠다.

지난 2주의 패턴도 비슷했던 터라 아이랑 논 기억보다는 아이를 주로 재우기만 했던 것 같다.

괜히 아이에게 미안하다.

 

목요일 밤새 편집을 하고(집컴퓨터가 말썽이라 새벽에 사무실에 나가 마저 작업을 했다)

아침무렵에 들어와 잠을 깬 아이 옆에서 두시간 정도 정신없이 잤다.

그 사이 아이는 열심히 내 얼굴 위를, 가슴위를, 배위를 넘어다니며 놀았고, 가끔씩 머리칼을 사정없이

잡아당기며, 얼굴을 퍽퍽 때리며 깨우기를 시도했다.

 

감자를 삶아 아이의 아침을 아빠에게 맡기고

(바쁜 동안 아이가 홀쭉해졌다. 이유식이 영 시원찮았다)

사무실로 다시 나가 마저 일을 마치고 또 종편시간보다 삼십분 늦게 갔다.

미안한 마음에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난 점심 대신 삼각김밥을 들고서....

 

그리고

두시간여만에 끝이났다.

정말 지나갈 것 같지 않았던 시간이 끝이 났다.

하지만 녹화를 마쳤을 때처럼 개운함이 없다.

예전엔 작업 마치고 나면 성과가 내맘에 쏙 들지 않아도 후련함, 속시원함 이런게 있었는데 요즘은

난 왜 매일 이런식으로 작업을 해야하나, 왜 이렇게밖에 못하나 하는 비참함이 나를 괴롭힌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간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끼치지 말고 일을 그만두자,

나도 그만두고 싶은게 아닐까?

그만두고 놀다보면 다시 일을 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그 때 다시 일을 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일을 그만두어야겠다고, 또는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참 여러번 했다.

아이 낳고서 2개월만에 다시 시작한 일,

내 조건이 옛날같지도 않고, 여러가지 제약도 있는 상황에서 일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세상 엄마들이 다 그렇겠지, 나는 그나마 조건이 좋은거야 하며 나를 다독이기도 여러번.....

정말로 잘 모르겠다. 어떤 것이 정말 내가 행복한 결정이지....

 

암튼 그렇게 집에 돌아오니 저녁무렵.....

아이와 오랜만에 저녁시간을 함께 한다.

집이 엉망이다. 부엌에는 태수가 싱크대에서 빼놓은 살림들이 널부러져 있고

거실에는 책장에서 빼놓은 책들과 장난감이 그득....발 디딜틈이 별로 없다.

싱크대에는 그 사이 밀린 설거지가 한가득.....

당장 다 치우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하여 그냥 아이 재우다 함께 잠이 들었다.

 

한풀이를 하듯 그동안의 일을 썼지만,

쓰고보니 뭐 그리 대단해보이지도, 어려워보이지도 않는다.

아이키우며 일하는 엄마들이 얼마나 더 힘든 상황에, 어려운 상황에 놓일지.....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건,

쉬고싶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잠시 일을 하지 않고 좀 놀아봤으면 하는거....

그러면 고갈되었던 상상력도, 마음의 여유도, 감수성도 좀 돌아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아이 낳고 난후 누구나 한번쯤 갖게되는, 이러다 그냥 지나가는 그런 생각일까?

 

휴우~~끝났다. 하루지나니 어제의 감정이 어제같지 않다. ㅋㅋ

하지만 풀리지 않는 나의 의문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내일은 아이를 데리고 산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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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의 취미

1. 싱크대 및 각종 수납장 순례2. 박스안에서 넘어뜨리기(삼면이 방석인 이유)3. 프린터 괴롭히기 아니 고치기^^4. 세상 모든 낯선것은 입으로....

5. 현관 바닥 손과 엉덩이로 직접 청소하기

6. 여행가기 ( ㅋㅋ 엄마 주입교육중...같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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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7

 

딸놀이하다.

점점 아들같아지는^^; 아이를 보며, 왜 마음 한구석에서 불안함? 아쉬움? 비스무레한 감정이 드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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