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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민, 달링 규민

본격적으로 출근하기 시작한지 일주일.

불끈 일어난 충동은,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것. 그리고 마냥 늘어진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것. 우리 딸래미랑.

다시 또 엄마 얼굴을 보지도 못 한채 하루를 시작해야하는 규민이를 생각하면...

그러다 늦는 날엔 딸래미 잠든 후에 퇴근해 집에 돌아오고 그 다음날 새벽에 다시 나가, 결국 만 24시간 동안 엄마 얼굴을 못 볼 규민이를 생각하면....

아아, 그런데 우리 규민이 많이 컸다.

저녁에 퇴근한 나를 방긋 웃으며 맞는다.

하루 내내 엄마 못 본 스트레스를 꽉꽉 채웠다가 냅다 짜증으로 내놓던 아이가, 이제 엄마에게 웃으며 하루동안의 일을 미주알고주알 수다로 늘어놓는다.

나는 어제 어깨에 천 근의 짐을 달고 다리에 만 근의 모래주머니를 달고 퇴근을 했다가, 규민이를 만나고는 그 모든 짐들과 모래주머니들을 갑자기 날개로 바꿔 달고서 날아갈 듯한 기분이 되어 아이를 덥석 업었다.

업고 어린이집에서 우리집까지 걸어오며 우리 모녀는 소살소살 깔깔깔깔 소살소살 깔깔깔깔

규민이가 있어주어서 행복하다. 분에 넘치게 행복하다.

 

(자정에 귀가한 오늘. 저녁짬에도 보지못했던 딸래미 얼굴을 떠올리니 슬퍼서 이런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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