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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티에이 반대 집회에 반대하는 착한 택시기사 아저씨

아저씨는 요즘 매주 토요일이면 에프티에이 때문에 맨날 시위가 열린다고, 그래서 시내는 막히니 돌아가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돌아가는 거라면 열번 돌아가도 괜찮지,라고 생각, 아저씨에게 부담갖지 마시라고, "에프티에이 반대 집회는 열어야죠, 괜찮아요."

그러나 나의 이 말은 아저씨를 발끈하게 했다.

"무슨 집회야, 집회. 그런 걸 왜 해."

나에게 호통.

길이 막히는 것 때문에 화가 나는가. 그럴 수도 있겠다. 이게 밥줄인데, 먹고 살 길 막히면 화가 나겠지.

그런데, 에프티에이하면 먹고 살 길 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끊길텐데...

아저씨는 나에게 계속 따진다.

대충 종합해보니, 각자 부지런히 열심히 살고 그래서 집회가 필요없고 조용한 세상, 이것이 그가 옳다고 바라는 세상이다. 에프티에이도 할 것이니 정부가 하려는 것이고, 사람들은 열심히 살면 된다.

 

 

아저씨는 내가 내리겠다는 큰 길에서 차를 세웠다.

가방 두 개, 우산까지 두 개를 꾸역꾸역 목에 걸고 팔에 끼고 자고 있는 아이를 끙끙 안아보려 애쓰는 나를 보던 아저씨는, 그러고 어떻게 가,하며 집이 어느 쪽이냐 물었다.

이제부터 골목인데, 괜찮아요 아저씨,해놓고, 저쪽이에요...

아저씨는 차를 돌렸다. 마주 오는 자동차를 피해 볓 번이나 구석으로 차를 돌렸다가 다시 원위치해서 운전해야하는 번거로움. 그것도 이미 미터기 세운 뒤에.

 

빌라 바로 앞에서 내렸다.

아저씨는 이제 애까지 안아 올려주겠단다.

아이고, 괜찮아요, 아저씨, 너무 감사합니다. 

천 원 한 장 더 꺼내 내미니, 아저씨는 무슨 소리냐고 했다.

 

그렇게 착한 택시 기사 아저씨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내가 택시를 별로 안 타봐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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