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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기독교 이라크

미국의 한 여자가 식물인간 상태에 있다. 그는 식물인간이 되기 전 인위적으로 자기 생명을 연장시키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남편은 법에 호소해 아내의 뜻대로 음식을 넣어주는 튜브를 제거해 달라고 했다. 법원은 그렇게 하라고 했다. 환자 부모가 재심을 요구했고 기나긴 법정 공방이 계속된다. 최근에 다시 튜브를 제거해도 좋다는 판결이 나고 실제로 튜브가 제거되자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이 들고 일어났고 그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공화당, 민주당 상하원 대다수 의원들이 동조에 나섰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부시도 당연히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어떻게 결말이 날 지는 두고봐야 겠다. 안락사 찬반 여부는 뒤로 하고 저들이 보여주고 있는 이중잣대를 보자. 한 인간의 생명이 그토록 소중하다면 저들이 세금으로 지탱되는 미국의 군인들이 죽여놓은 이라크 10만여 민중들의 생명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그 군인들 중에는 물론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도 있다. 물론 저들 중에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이른바 <소수의> <양심적> <기독교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가 편협한 애국주의와 수구 광풍에 휩쓸린 기독교 유권자 몰표를 등에 업고 작년에 당선된 사실도 있다. 안락사를 요구하는 한 인간의 생명을 지키겠다고 집회도 하고 기도도 하는 이들의 대다수가 과연 지금까지 죽은 그리고 현재진행형으로 죽어가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을 위해 한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한 천주교 수사는 방송에 나와 식물인간인 그 환자 뜻대로 안락사 시키면 그것은 곧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했다. 비유가 너무 과장됐긴 했지만 그렇다 치고 그러면 십자가에 못 박힌 10만여 이라크의 예수를 미국의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예수는 국가와 인종에 따라 다른가? 생명의 가치는 국적과 피부색이 결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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