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꽃마리

 

내가 노동조합 일로 드나드는 사업장의 공장건물과 건물 사이를 따라 난 50여미터 길이의 화단은 수시로 그곳을 오가는 내게는 참 좋은 구경거리다.

 

겨우내 아무 것도 없던 땅에서 봄이 되면 큰개불알풀이 먼저 고개를 내밀고, 뒤이어 민들레, 제비꽃, 토끼풀 등이 수북하게 돋아난다. 물론 쑥을 비롯해서 꽃을 볼 수 없어 주목받지 못하거나 이름을 알 수 없는 풀들도 자기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조금 지나면 낮고 수북한 풀들 사이로 목을 길게 빼고 뽀리뱅이가 자라 올라오고 방가지똥, 씀바귀 등도 꽃을 피운다.

 

 

꽃마리는 그 풀꽃들 중 가장 작은 풀이다. 하지만 무리지어 수북하게 피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면 그 모양새가 단순하면서도 무척 귀엽고 예쁘다. "돌돌 말고 있는 꽃대를 조금씩 풀어내며 한 송이, 두 송이 꽃을 피워낸다"고해서 꽃마리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꽃마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꽃바지라는 풀도 있다. 작년에는 꽃마리와 꽃바지를 구별할 수 없었는데, 어느 블로그에선가 꽃마리는 가운데 동그란 부분이 노란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보니 정말 그렇다. 꽃마리를 구별하고 알아볼 수 있게 되니 볼때마다 더 정겨운 느낌이 든다.

 

꽃아 하도 작아서 제대로 된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없었는데, 벼르고 벼르다 500만 화소짜리 정희 디카를 몰래(?) 가져가서 드디어 꽃마리의 귀여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흐믓..*^^*

 

작년 어느날은 무성하던 풀들이 예초기로 전부 잘려나가 화단엔 풀들의 시체만 싸여있고 싸-한 풀냄새만 남아있었다. 처음엔 너무 끔찍(?)했지만, 화단을 벌초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주어진 일일테니 뭐라 할 수 없는 일. 또 초토화된 화단에 조금있으면 다른 풀들이 또 무성히 솟아올라 올테니 그리 끔찍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 <민중언론참세상>에 연재하는 "강우근의 들꽃이야기-꽃마리" 보기

http://media.jinbo.net/news/view.php?board=news&id=35840&page=1&category2=15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