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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3

다시 올리는 사진들이다. 지난 주말을 빡세게 보내고 바로 또 월요일부터 일을 했으니 이번 주말엔 좀 쉬어야지 했는데 여전히 가고 싶은 곳들이 생긴다. 꾸준히 돌아다님으로써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자 하는 강박관념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햇살 좋은 날 봄기운을 맞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은 다른 것들과 쉽게 바꿀 수 없는 느낌인 것 같다.
앞으로 런던에서 보낼 주말이 한번 더 남았다. 다음 주말엔 뭘 하고 놀까,,,라고 생각을 해볼까 하지만, 이번 주 중에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으므로 일단 패스.. 이번 주 수요일, 마틴 아저씨가 돌아오는 날에 부침개를 부칠까 말까...아직도 고민 중이다. ㅎㅎ 사무실 부엌에 후라이팬도 없고 전을 부치기엔 적절하지가 않아서 그냥 또 카레로 쉽게 갈까 아님 큰 맘 먹고 부침개에 도전을 할까 이게 지금 나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이다. 푸핫





참,,지난 주에는 쥴리안이랑 같이 아스날 경기를 보러 갔다. 헐 시티와의 fa컵 8강이라고 했었나.. 쥴리안이 축구에 관심이 많아서, 하루는 갑자기 나보고 같이 축구보러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하는데 티켓도 비싸고 자본 강독 모임이랑 시간이 겹쳐서 어쩔까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내 인생에 딱 한번 있는 구경이다 생각하고 티켓을 질렀다. 나름 야구장 가면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상상하며 갔는데(-_-)... 경기장에 앉아있으니 전후반 90분이 금방 가긴 하더라. 그 날 입장한 관중 숫자가 전광판에 뜨는데 오만 오천 몇명 이라고 한다. 경기장 들어가는 과정에 가방 수색도 하고 security guard 들도 많아서 비호감이었지만 쥴리안의 들뜬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조용히 있었다.
이날 뜬금없이 들었던 생각. 한국인들이 여기 애들보다 훨씬 더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건(익숙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야구장 가면 각 팀마다 주제가부터 시작해서 개사한 노래들을 신나게 따라부르곤 하는데 이에 비해 짧은 구호들을 몇 번 외치다 마는 여기 응원이 나에겐 아주 재미가 없었다. 사람이 그렇게 많이 들어찼으니 계속 웅성웅성 소리는 들리지만, 마치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처럼 다들 보통은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다. 한편, 상대팀과 상대팀 응원객들을 야유하는 기술은 정말 발달한 듯.ㅎㅎ 
한국에서 응원단장이 있고 거기에 맞춰 응원하는 문화는 언제부터 생긴걸까 하는 생뚱맞은 질문도 문득 스친다. 이런 응원문화가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 문화와 연관이 있는 걸까 하는 억측스런 생각도 든다.
 




암튼 오늘은 좀 일찍 집을 나서서(12시 반쯤?) 워털루 역에 내려 강 따라 런던브리지쪽으로 쭈욱 걸었다. 집에서 일찍 나온 이유는 다름 아니라 모리슨이 문 닫는 시간(4시)에 늦지 않고자 함이었다.-_- 일본 가서 만날 치즈루가 여기서 좋아했던 모리슨 초코쿠키를 사보겠다고.. 암튼 모리슨은 언제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묘한 힘이다.ㅎㅎ 테스코나 세인즈버리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위 사진은.. 캠든타운에 있는 모리슨에 가기 전에 들른 캠든 마켓에서... 





탬즈강변에도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여기 캠든 마켓에도 사람들이 우글우글 하다. 규모도 상당히 넓다. 4차원 취향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여기저기 많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려면 눈요기 하며 오후 한나절을 족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브릭레인 마켓에서처럼 여기에도 이것 저것 먹을 것들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다. 이런 저런 음식 냄새들이 식욕을 돋운다. 누구 같이 온 사람이 있으면 땡기는 걸로 하나 사서 앞에 있는 운하 가에 앉아 햇살을 맞으며 먹는 건데. 맥주도 한잔 하고. 혼자 있으니 그냥 다 귀찮아진다.

한국에 사들고 돌아 가야지 계획했던 것들은 이제 대충 다 산 듯하다. 어제는 freedom press 서점을 가까스로 찾아내서 책을 몇 권 샀다. 오늘도 생각했던 사람들 선물들을 좀 샀다. 휴우..
이럴 때 새삼 내가 계획적 인간이라는 것을 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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