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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점수

작년부터 잊을만하면 날아오는 입영영장을 그때그때 연기하는게 귀찮아서 올해 있는 각종 국가고시들을 좀 찾아본적이 있다. 내 주변에 한 다리만 건너면 안 보는 사람이 없는 행시 사시 외시 접수 날짜도 덕분에 알게 되었다. 임고도 있는데 난 졸업을 못 했으므로 패스. 사시 역시 법 관련 수업을 일정 정도 들어야 한다고 하므로 패스.

 

병무행정을 추측해보건데 조만간 또 영장이 날아올 것 같아서, 아직 실제로 영장이 날아온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5급 행시를 접수하려던 참이었다. 시험분야도 많던데 아무거나 골라서 신청을 하려는데 웬걸 영어점수를 입력하는 란이 있는 것이다. 그냥 옵션이겠거니 하고 작성완료 버튼을 눌렀더니 넘어가질 않았다.

 

그래서 다시 시험시행공고문을 두번쯤 읽어보니, 행시 5급과 외시는 일정 점수 이상임을 증명하는 영어 성적표가 필요하다고 적혀있었다. 2008.1.1. 이후 시행된 시험 점수만이 유효하다고 한다. 근데 난 몇 년 이후 시행된 시험이든 애당초 그런 시험을 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참 허무했다. 영어 점수도 없는 내가, 간만에 철저한 준비성으로 꿈에도 없던 행시 접수를 하려고 했더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따로 없다.

 

아직 영장이 나온 것도 아닌데 나는 괜히 또 잠깐 불안해져서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내 정보를 쳐넣고 영장이 나왔는지 확인을 했다. 참 걱정도 팔자다. 국가가 이런 식으로 나를 통제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짜증이 난다.

 

7,9급 시험 접수는 한 달 뒤 2월에-. 이 지긋지긋한 스트레스를 얼른 하루라도 빨리 헤치워버리고 싶다. 엉엉

 

 

덧,

종종 가보는 박노자 쌤 블로그에서 최근 포스팅 중에 무척 공감이 가는 글을 발견했다. 제목이 "믿지 마라, 겁내지 마라, 구걸하지 마라" 이다. 이계삼 선생님 글에는 '슬픔'에 대한 언급이 유독 많았는데, 이번엔 '외로움'이다.

 

진실로 판명되기 전까지는 권력자들이 하는 말은 아마도 거짓말이라고 전제하면서 살면, 일면으로는 편합니다. 온갖 "월드컵 열풍"이니 "노풍"이니 "신종플루 패닉"이니 집단 광기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일면으로는 이게 좀 외로운 생활태도이기도 합니다. 한데, 내면의 외로움이야말로 진실에 제일 근접하는 마음의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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