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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버러에서

* 나동이 일본여행기 올린 걸 보고 나도 다시 자극을 받아 여행기를 써보려고 한다.ㅎ 한동안 어학원에 잘 나가다가 오늘은 아침에 못 일어나고 대낮까지 침대에서 뒹굴뒹굴,, 보통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늘어지게 잔다는 표 현을 많이 썼었는데, 여기서는 해가 중천에 뜨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시시각각 구름이 꼈다 해가 쨍쨍했다가 너무나 날씨가 자주 바뀐다.  어학원에서는 다음 홈스테이 비용을 내라고 닥달해 오는데 내일 5주치 비용을 내고 나면 어느새 이곳을 떠날 때가 되는 셈이다. 휴

* 한국에서 들어왔던 프린지 페스티벌. 홍대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는 정작 한번도 안 가봤는데, 여기 와서 큰 맘먹고 가보게 되었다. 프린지 페스티벌 뿐만 아니라 7,8월 에딘버러에서는 각종 다양한 축제들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덕분에 숙소는 미리미리 예약 안 하면 나중에 피곤해지게 된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예약이란 개념과는 거리가 멀어져서, 사실 이번 여행을 할 때도 예약을 안 했다가 낭패를 몇 번 봤다. 암튼 에딘버러에서 결국 머물기로 한 호스텔은 16명이 한 방을 함께 쓰는 도미토리였다. 말이 16명이지 직접 그 방을 들어가보면 온갖 체취와 묵은 냄새들이 석여서 오래 있을 곳은 못 되는것 같다. 그래도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해서 그런 공간에서도 축제 기간 동안 한달 넘게 자기 집처럼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 에딘버러에서 떠나는 마지막 날 아침에 잠시 밧데리 충전을 해놓는다고 꼽아놨다가 깜박하고 떠나버렸다. 리버풀에 가기 위해 중간에 버스를 한번 갈아타야 했는데, 그 곳에서야 밧데리를 부랴부랴 찾아보다가 놓고 나온걸 깨달았다. 덕분에 리버풀 부터는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 어떻게 호스텔과 연락을 취해서 다시 받아볼 궁리가 없나 이리 저리 고민해보았지만, 인터넷을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환경도 안 되고, 어디 한 곳에 머물면서 소포를 받을 수도 없고, 결국 이탈리아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날 브리스톨에서 호스텔로 선불 우표를 보내서 헤이스팅스로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동안의 여행을 다니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많이 만났는데, 카메라 충전기를 다시 받기 위해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것도 지금 돌이켜 보면 나름 재밌는 기억으로 남는다.
아, 또 하나, 에딘버러 호스텔에 밧데리 뿐만 아니라 선글라스를 두고 왔다는 걸 역시나 뒤늦게 알아차렸는데, 안타깝게도 선글라스의 행방은 그네들도 알 수 없다고 했다. 흑,, 이탈리아에서 선글라스가 많이 아쉬웠다.

* 에딘버러에 간다 하니 여기 사람들이 다들 military tattoo 얘기를 하길래 무슨 문신 종류인줄 알고 갔는데, 직접 보고 나서야 문신이 아니라 군악연주라는 걸 알게 되었다.ㅎㅎ 무지 인기가 많아서 한달 두달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그 공연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서울에서 했던 국군의 날 행사를 보진 못했지만 컨셉이 많은 부분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행 다니며 돌아다닌 곳에서 경치 하나는 에딘버러가 최고였던 것 같다. 멀리 보이는 성자락과 옆으로 보이는 바다. 좀 어둡게 나와서 아쉽지만,, 도시는 그렇게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고, 걸어서 유유자적하며 돌아보기에 딱 좋은 크기였다.





기차역에 바로 붙어있는 공원의 모습. 책읽고 낮잠자기에 좋아보이는 공원이었다..





타운 외곽에 있는 언덕에 오르면서 찍은 사진. 날씨가 영~





fringe 페스티벌에 한국에서 온 공연팀도 여러 팀이 있었다. 대구 뭐시기 하는, 관에서 문화사업을 지원해주는 그런 팀들이 여러 팀 보였는데,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 하루에도 공연이 적어도 백개씩은 있어서 다들 거리에서 이렇게 자기 공연 홍보를 한다. 그리고 몇몇 한국 팀들에서는 거리에서 공짜표들을 나눠 주곤 했다. 그 중에 하날 얻어서 보러 갔는데 돈 주고 보면 한국돈 4만원정도 되는 가격이었던 것 같다.  한국 공연팀들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여기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는 어떤 이미지로 어필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이 곳 사람들에게 세계 경제 2위라는 이미지와 대비되면서 뭔가 신비해보이는 듯한 일본 문화 그리고 대륙의 기운(?)을 받아 웅장하고 풍부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듯한 중국 문화 사이에 끼어서 한국 문화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만약에 외국 친구가 한국에 놀러오면 어느 곳을 보여주어야 한국적인 맛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어려움처럼..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 공연팀의 대부분은 차력과 같은 힘쓰는 무술의 이미지나 한복을 입고 총총 걸음으로 유혹하는 '가녀린' 이미지의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들의 공연을 홍보하고 있는 그룹.. 표정들이 뭔가 리얼한게,, 특히나 앞에 사람 바지자락( 빤스 자락?ㅋㅋ)을 잡고 인상을 쓰고 있는 저 남자분...아우라가 있어 보인다.ㅎㅎ





중심 거리인 로얄 마일에 위치한 프린지 숍. 안에도 예쁘게 잘 꾸며놨다. 티셔츠 예쁜게 있어서 한참을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막상 맞는 치수가 없어서 좌절을..-_-;;





91년부턴가 시작한 프린지 페스티벌 포스터는 해마다 지역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 중에 선정된 작품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초등학생들의 그림이라 더 상상력 풍부한 그림들이 나왔나 싶다..각 해의 포스터들이 그려진 엽서들을 팔고 있었는데 몽땅 다 사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그 외에도 기념품들을 너무 잘 진열해놓아서 앞으로 한국에서 무슨 행사할때 비슷한 컨셉으로 만들면 되겠다 싶은 것들이 많았다.





시내 중심가에서 약 한시간 정도를 걸어나가니 식물원겸 공원이 있었다. 그 곳에 있는 작은 미술관(?)에 마침 리차드 해밀턴이란 작가의 작품이 전시중이었는데,  박물관 입장료 징수를 문제삼는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따로 포스팅을 해볼까 하는 주제이기도 한데, 영국의 박물관들은 대부분 다 무료이고 도서관 역시 공공성이 무척이나 강해서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부분이었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도서관의 모습. 오리가 얘기해준 산꼭대기에 있는 연신내 도서관과는 전혀 다른.. 고시생? 노노...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계하여 이것 저것 행사들도 많고 기간마다 다른 컨셉의 전시도 많이 하고 결정적으로 인터넷도 누구나 공짜.. 혹시나 평생교육쪽으로 논문을 쓴다면 꼭 이 동네 도서관과 박물관을 주제로 써보리라 생각이 들었다.




에딘버러를 뜨는 날 아침 태양이 나왔다.. 비틀즈를 만나러 리버풀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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