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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3
    휴일근무 위헌(2)
    나르맹
  2. 2009/12/01
    스위스 국민 투표(9)
    나르맹

휴일근무 위헌

휴일을 비롯한 일요일에 일을 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독일에서 나왔다. 1년 중 큰 대목인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기에 올해까지는 일요일에 상점들이 문을 여는 것이 허용되지만, 내년부턴 특별히 지정된 날-예컨대 축제나 기념일이 겹치는 등 "공익"에 부합하다고 시의회가 결정할 때-를 제외하고는 상점 영업을 위해 노동자들이 근무를 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관련 기사)

 

이런 얘기를 들으면 지금까지 독일도 우리처럼 일요일마다 일을 해왔을 것 같지만 막상 또 그것도 아니란다. 그동안 휴일에 근무를 하는 시스템이나 문화가 전혀 없었다가, 베를린의 경우 2006년에서부터야 1년 중 열번의 일요일/공휴일에 한해 일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러자 신성한 주일이 노동활동으로 침범받는 것을 우려한 신/구교 모두가 휴일근무에 관한 헌법소원을 냈고 이번에 위헌판결이 난 것이다.

 

휴일에 근무를 하면 안 된다는 결정에 노동계에서도 (당연히?) 환영을 표했다고 한다. 휴일에도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당장 생계가 절박한 약자들이다. 휴일에도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과 그렇지 않고 휴일근무 자체를 막아놔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곳의 삶의 질은 천지차이일 것이다.

 

독일 상점 근무시간 얘기를 들으니 예전에 독일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던 때가 기억난다. 마인츠에서 출발하여 첫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였던 것 같다. 루데스하임이라는 마을이었나 아마도. 장을 보러 마을로 나가 마트를 찾아갔는데 아직 해도 안 졌건만 마트가 곧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24시간 편의점에 너무 익숙했던 때라 큰 마트가 저녁 7,8시에 문을 닫는다는 사실에 말그대로 문화충격을 경험했다. 더 충격적인 건 그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상점이 아예 문을 안 연다는 것이었다. 한창 급하게 장을 보다가 다음 날 마트가 문을 안 연다는 사실에 더 급하게 그 다음 날 장까지 본다고 허둥댔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론 어느새 또 그네들의 영업시간에 적응이 되어서 여행을 하는동안 으레 토요일 저녁 장은 늘 이틀치를 보곤 했던 것 같다.

 

 

Annual work hours (source: OECD (2004), OECD in Figures, OECD, Paris. [1])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Working_time

 

 

위에 긁어다 놓은 그래프에서도 보이듯이 한국의 노동시간은 2004년 통계로 OECD 가입국중 월등한 1위이다.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하는데 아직 경제 11,12위 밖에 못 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좀 넌센스같다. 그렇게 경제성장을 외치는 한국 자본가들이 좀 더 똑똑했더라면 노동자들 일하는 시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봤을텐데 말이다. 시계만 보며 보스 퇴근하길 기다리는 시간처럼 생산성이 떨어지는 때도 없을 거다. 차라리 그 시간에 퇴근해서 자기 시간 가지며 재충전하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아닌가?

 

단협을 지들 맘대로 파기해 놓고선 그거에 항의표시로 노동자들이 파업하니깐 또 불법이라고 몰아대고, 사람들 전철 기다리는 거 뻔히 알면서 방송으론 "불법파업으로 인해 전철이 지연되어 죄송"하단 말만 떠드는 모습이 너무 짜증난다. 그런 방송할 시간에 노조 요구를 들어줄 노력을 열심히 하면 얼마나 좋나. 전철 늦게 오는 건 참을 수 있지만 역내 방송으로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인해 ~~"를 외쳐대는 걸 듣는 건 정말 참기 힘들다.

 

독일의 이번 위헌 판결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의 코멘트들을 아래 가져와봤다.

 

“A simple economic interest of merchants and the daily shopping interest of potential consumers are not fundamentally enough to justify exceptions for opening stores on these days,” said the court’s president, Judge Hans-Jürgen Papier.

 

Katrin Göring-Eckardt, head of Germany’s main Protestant lay organisation, called it a “gift to society from Christians.”

 

“This is very good news for the more than 100,000 sales people in Berlin,” said Erika Ritter, from the Berlin-Brandenburg chapter of services trade union

 

vs

 

“We didn't force anyone to open and we didn't force anyone to go shopping,” he said. “Shall we recognise the changing reality of life or will we ignore it?”

 

“Occasionally being able to open on Sundays is crucial – especially in regions like Berlin with low consumer demand and lots of tourists,” said director of the HDE retail association Stefan Ge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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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민 투표

어제 스위스에서 국민투표가 있었다고 하는데 사안들이 참 흥미롭다. 하나는 이슬람 사원 건물의 첨탑 건축을 금지하는 것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위스에서 생산하는 무기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것에 관한 내용이었다.

 

난 최근에 WRI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통해 무기수출금지 국민투표 얘기를 처음 알게 된 건데 기사를 좀 찾아보니 한국에선 연합뉴스에서만 이 국민투표 얘기를 간략하게나마 언급한 것 같다. (불어나 독어 검색을 못 하니) 영어기사들을 검색해보니 이번 국민투표 관련 기사들이 적잖이 보인다. '첨탑건축금지'라는 선정적이고도 상징적인 사안때문인 것 같다. 예전에 프랑스 학교 내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했을 때에도 논란이 컸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 '첨탑금지법안'에 스위스 사람들의 57%이상이 찬성했다는 사실에 프랑스 히잡 건보다 더 상징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맘이 많이 아프다.

 

국민투표의 다른 사안이었던 무기수출 금지법안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이 생긴다.

 

자국에서 생산된 무기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국민투표는 사실 이번이 벌써 세번째였다. 1972년과 1997년 이렇게 두 번이 더 있었는데 모두 부결이 된 바 있다. 심지어 72년 국민투표 땐 49.7%가 금지법안을 찬성했다고 하니 그 당시 통과되지 못한 게 무지 아까웠을 것 같다. 97년엔 찬성비율이 22%정도로 떨어졌다는데 이 수치의 차이를 불러온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 국민투표를 앞두고선 분위기가 상당히 괜찮았던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에선 10만명의 서명이 모여야 국민투표로 상정을 할 수가 있는데 이 무기수출 금지법안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GSwA의 예상보다도 훨씬 빠르게 10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제주도지사 소환할 때는 4만 천몇명이 최소충족 요건이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 무기수출반대 법안에 41%가 지지 44%가 반대였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볼만도 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68%가 법안통과에 반대의사를 표함으로써 결국 또 다시 부결이 되어버렸다.

 

법안은 비록 아쉽게 부결됐지만,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뒤에 한국으로 치면 재경부장관쯤 될 듯한 사람이 나와서 앞으로 스위스가 수출하는 모든 무기 거래에 대해서 아주 엄격한 관리를 하겠으며 분쟁지역으로는 절대 무기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고 하니 무기거래에 대한 한국과 스위스 사회 사이의 온도차가 실감된다. 한편 이 동네도 이 무기수출금지법안을 두고서 방산업체들은 일자리 감소를 들먹이며 줄곧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고 하는 걸 보면 역시나 자본가들의 논리는 어디든 비슷비슷한 것 같다.

 

이번 국민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주도적으로 활동한 그룹은 the Group for Switzerland without an Army (GSwA) 라는 그룹이다. 이 그룹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이 그룹은 자국의 군대를 폐지함으로써 스위스 사회를 좀 더 "문명화civilizing"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 1982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좀 더 찾아보니 스위스에서 군대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민투표를 예전에 상정시켰던 바로 그 그룹이기도 하다. 89년에 있었던 군대폐지 투표에선 무려 35.2%의 사람들이 폐지를 지지했단다. 우와.

 

링크에 링크를 타고 좀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글(abolishing the Draft in Switzerland)도 발견했다. 89년 있었던 군대 폐지 국민투표에 관한 짧은 글인데, 여성그룹이 GSwA에 함께 하게 된 배경을 분석한 부분이 흥미롭다. 80년대 중반 스위스에서 여성징병 논의가 불거지면서 많은 여성 그룹들이 군대 폐지 캠페인에 대거 합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워낙 그 동네에 관한 배경 지식이 없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한국에선 일군의 여성그룹들이 오히려 '양성평등'을 위해 여성징병이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견고한 한국의 군사주의.

 

병역거부 자료를 찾을 때에도 스위스가 종종 회자될 때가 있었는데 이 참에 스위스 정치제도나 역사적 맥락 등 좀 더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이번 무기수출금지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었다는 플래시몹 영상이다. 영상 자체는 그닥 새로울 게 없어보이는데 마지막에 보이는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 "make cheese not war"가 참 귀엽다.

 

한국에서도 낼모레 12월 3일, 집속탄 금지 협약 채택을 기념하고 각 국의 서명을 촉구하는 국제공동행동의 날을 맞아 홍대쪽에서 데모가 있을 예정인데 앞으로 계속 무기거래 문제를 공론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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