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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일기..까지는 아니고.
저학년 내려와서 오늘 첫 수업을 했다. 월요일 1교시, 듣기말하기쓰기(예전엔 말하기듣기였는데 개정 교육과정에선 듣기를 강조한다고 듣기말하기가 되었다고 한다) 수업의 '알기 쉽게 차례대로' 단원, 오늘의 학습목표는 '안내하는 말을 할 때 주의할 점 알기'였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알기 쉽게 자세히 차례대로 길을 안내하는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저학년 수업일수록 더더욱 초반 5분 동기유발을 고민해야 한다는데, 오늘 수업 도입 활동으로 뭘할까 막 고민을 하다가 어떤 선생님이 '1박2일'을 얘기하기도 하고, 지도안에도 동기유발용 예시 활동이 있기도 해서 뭘 쓸까 하는데 사실 두개 다 썩 맘에 들진 않았다. 그런데 웬걸, 어젯밤, 연휴 내내 교안을 붙잡고 좀비처럼 메말라 있던 내 머리에서 번쩍 예전 현민의 '영장찢고 갈라쇼' 장소 찾아가는 동영상이 떠오른게다. 홍대 '숲의 큐브릭' 카페였는데, 다행히 아직 '찾아가는길 동영상' 이 남아있었고, 심지어 자막으로 예컨대 "~에서 ~을 끼고 우회전 하세요" 등의 길안내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그야말로 "올레~"를 외친 순간이었다. 40분 수업은 예상만큼 제대로 진행하진 못했지만, 지도 교사한테 이 동영상 사용한 것은 칭찬을 받았다. 이 뿌듯함.ㅋㅋ
근데 중요한 건 교생 마지막 일주일 중 이제 겨우 하루밖에 안 지났다는 거. 내일하고 목요일 약안 수업 한번씩 더 하고 금요일에 대표수업까지 하면 1년 3개월 살고 출소한 사람처럼 홀가분할 것만 같다.
'새끼를 낳는 동물의 한살이'. 과학 수업이다. 강아지가 자라는 과정을 아이들이 이해하고 더 나아가 새끼를 낳는 동물의 한살이를 이해하는 것이 학습목표인데, 아직 '보여줄 만한' 포스있는 학습활동이 잘 떠오르질 않는다. 안 그래도 개 무서워하는 사람이 개를 소재로 수업을 하게 되다니. 정말 오래 살고 볼일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오늘 열심히 지도안 짜서 가져갔는데 지도교사 왈, 토론수업을 넣어보면 어떻겠냐고 하신다. 토론수업이야 재미있기도 하고, 뒤에 있는 교사들한테도 보여주기 괜찮은 장면이긴 하다. 그런데 정작 이 수업내용이랑 관련있는 토론주제를 찾기가 더 힘들다는거. 옆반 교생 쌤이 동물 대량 사육하는 것을 소재로 자연 본래의 한살이 과정을 왜곡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토론을 시켜보면 어떻겠냐고 하시는데, 아마 아이들은 모두 당연히 그런 동물 대량 사육을 반대하지 않을까. 그럼 토론이 되질 않을텐데... 혹시나 좋은 아이디어 떠오르는 사람은..
우리개 이야기 예고편. 강아지가 귀여워서 더 짠하다. 이것도 어떻게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써먹을 수 있을지 궁리중. 교생 끝나면 이 영화부터 봐바야지.
고독과 고립은 다르다.
수도자는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고립은 공동체와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
매 순간 형성되어 간다.
절대 고독이란,
의지할 곳 없어 외로워서 흔들리는
그런 상태가 아니라
당당한 인간 실존의 모습이다.
수행자가 가는 길은
홀로 가는 길이라는 말도 있지만,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는
오묘한 도리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수행자는 자기로부터 시작하라고 했지.
자기에게 그치라고 한 것이 아니다.
자기를 출발점으로 삼되
목표로 삼지는 말라는 뜻이다.
자기를 바로 알되
자기에게 사로잡히지는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산속으로 들어가 수도하는 것은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우리가 사람들을 떠나는 것은
그들과 관계를 끊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그 길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법정 잠언집, 류시화 엮음.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수행자'中. 80-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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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법정스님의 글을 읽게 될 줄이야. 지난 목요일에 같이 교생 나간 간호대 쌤 한 분이 대뜸 이 책을 빌려주셨다. 안 그래도 요즘 책 읽을 여유가 없었는데, 그래도 빌려주신 거라 짬짬히 틈 내서 읽다가 발견한 구절이다. 요즘 하는 고민이 관계에 대한 고민들이다 보니 눈에 확 들어왔나보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이 책 제목이기도 하다. 행복이란 말이 보통은 '부자되세요'처럼 천박하게 들릴 때가 많아서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문구가 담고 있는 의미도 사실 잘 와닿진 않는 것 같다. 법정스님이든 틱낫한 스님의 글이든 이 쪽 글들은 그 글 자체가 담고 있는 깊은 의미에도 불구하고 의미 전달이 직설적이기에 그다지 큰 감동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삶의 의미를 깨우치고 싶을 땐 차라리 괜찮은 소설책 한 권이 낫다는 생각도 한다. 법정 스님이 돌아가시고 mb가 자기도 법정스님 글을 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그 느낌. 베스트셀러나 관중 1000만을 동원했다는 영화는 오히려 더 안 보게 되는 심리처럼 법정스님 글에 대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었다. 그래도 위에 베낀 구절은 묘하게도 한 문장 한 문장이 다 와닿았다.
김훈태 쌤이 수감 중에 틱낫한 스님 글을 번역해서 내보내던 기억이 난다. 나도 언젠간 삘이 꽂혀서 이 쪽 글들을 독파할 때가 오게 되려나. 흠.
라디오를 듣다가 느낌이 팍 와서 바로 검색해봤는데 역시나 Phamie Gow의 음악이었다. Rackwick Bay. 이번 주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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