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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교생일기..까지는 아니고.

 

저학년 내려와서 오늘 첫 수업을 했다. 월요일 1교시, 듣기말하기쓰기(예전엔 말하기듣기였는데 개정 교육과정에선 듣기를 강조한다고 듣기말하기가 되었다고 한다) 수업의 '알기 쉽게 차례대로' 단원, 오늘의 학습목표는 '안내하는 말을 할 때 주의할 점 알기'였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알기 쉽게 자세히 차례대로 길을 안내하는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저학년 수업일수록 더더욱 초반 5분 동기유발을 고민해야 한다는데, 오늘 수업 도입 활동으로 뭘할까 막 고민을 하다가 어떤 선생님이 '1박2일'을 얘기하기도 하고, 지도안에도 동기유발용 예시 활동이 있기도 해서 뭘 쓸까 하는데 사실 두개 다 썩 맘에 들진 않았다. 그런데 웬걸, 어젯밤, 연휴 내내 교안을 붙잡고 좀비처럼 메말라 있던 내 머리에서 번쩍 예전 현민의 '영장찢고 갈라쇼' 장소 찾아가는 동영상이 떠오른게다. 홍대 '숲의 큐브릭' 카페였는데, 다행히 아직 '찾아가는길 동영상' 이 남아있었고, 심지어 자막으로 예컨대 "~에서 ~을 끼고 우회전 하세요" 등의 길안내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그야말로 "올레~"를 외친 순간이었다. 40분 수업은 예상만큼 제대로 진행하진 못했지만, 지도 교사한테 이 동영상 사용한 것은 칭찬을 받았다. 이 뿌듯함.ㅋㅋ

 

근데 중요한 건 교생 마지막 일주일 중 이제 겨우 하루밖에 안 지났다는 거. 내일하고 목요일 약안 수업 한번씩 더 하고 금요일에 대표수업까지 하면 1년 3개월 살고 출소한 사람처럼 홀가분할 것만 같다.

 

'새끼를 낳는 동물의 한살이'. 과학 수업이다. 강아지가 자라는 과정을 아이들이 이해하고 더 나아가 새끼를 낳는 동물의 한살이를 이해하는 것이 학습목표인데, 아직 '보여줄 만한' 포스있는 학습활동이 잘 떠오르질 않는다. 안 그래도 개 무서워하는 사람이 개를 소재로 수업을 하게 되다니. 정말 오래 살고 볼일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오늘 열심히 지도안 짜서 가져갔는데 지도교사 왈, 토론수업을 넣어보면 어떻겠냐고 하신다. 토론수업이야 재미있기도 하고, 뒤에 있는 교사들한테도 보여주기 괜찮은 장면이긴 하다. 그런데 정작 이 수업내용이랑 관련있는 토론주제를 찾기가 더 힘들다는거. 옆반 교생 쌤이 동물 대량 사육하는 것을 소재로 자연 본래의 한살이 과정을 왜곡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토론을 시켜보면 어떻겠냐고 하시는데, 아마 아이들은 모두 당연히 그런 동물 대량 사육을 반대하지 않을까. 그럼 토론이 되질 않을텐데... 혹시나 좋은 아이디어 떠오르는 사람은..

 

 

우리개 이야기 예고편. 강아지가 귀여워서 더 짠하다. 이것도 어떻게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써먹을 수 있을지 궁리중. 교생 끝나면 이 영화부터 봐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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